[스포티비뉴스=수원, 박정현 기자] kt 위즈의 ‘가을야구 히든카드’ 엄상백. 생애 첫 한국시리즈 등판에서 홈런포 하나에 고개를 숙였다.
엄상백은 11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한국시리즈(7전 4승제)’ 4차전 LG 트윈스와 맞대결에서 선발 등판했다. 최종 성적은 4이닝 4피안타(1피홈런) 2볼넷 2탈삼진 3실점이다.
올해 엄상백은 팀의 4선발로서 제 몫을 해냈다. 올해 20경기(19선발) 7승 6패 111⅔이닝 평균자책점 3.63 89탈삼진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1.16을 기록해 선발진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다만, 좋은 흐름을 시즌 끝까지 이어가지 못했다. 지난 8월 갈비뼈 미세골절로 이탈한 뒤 그대로 시즌 아웃됐다.
시즌을 일찍 마감한 엄상백은 몸 상태 회복에 주력했고,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포스트시즌을 앞둔 라이브피칭에서는 팀 동료인 앤서니 알포드와 박병호, 강백호, 조용호를 상대했다. 당시 엄상백의 공을 본 박병호는 “엄상백이 엄상백했다. 공도 좋고, 가을 야구에 큰 히든카드가 될 것 같다”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엄상백은 많은 기대 속에 포스트시즌 엔트리에 합류했다. NC 다이노스와 플레이오프에는 2경기에 나서 1⅓이닝 1실점을 기록했다.
4차전 엄상백은 선발 등판했지만, 현재 시즌 때처럼 선발 투수 임무를 수행할 수 없다. 경기 감각과 실전 공백 등이 있어 긴 이닝을 던질 수 없기 때문이다. kt는 엄상백을 필두로 4차전을 불펜데이로 운영할 계획이다.
경기 전 이강철 kt 감독은 취재진을 만나 “엄상백은 지금 공이(컨디션이) 올라오고 있는 상태다. 중간이 많이 지쳐서 바로 붙일 선수가 마땅치 않다. 상황을 봐야 할 것 같다”고 얘기했다. 엄상백처럼 선발과 구원 모두 활용이 가능한 배제성의 활용은 이닝과 경기 상황에 따라 달라질 예정이다.
이날 엄상백은 홍창기(우익수)-박해민(중견수)-김현수(지명타자)-오스틴 딘(1루수)-오지환(유격수)-문보경(3루수)-박동원(포수)-문성주(좌익수)-신민재(2루수)로 구성된 LG 타선을 상대했다.
시작은 좋지 않았다. 1회초부터 선취점을 빼앗겼다. 엄상백은 선두타자 홍창기를 스윙 삼진으로 처리했다. 그러나 후속타자 박해민에게 우전 안타를 맞았고, 김현수에게 던진 체인지업을 공략당해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비거리 110m 2점 홈런을 허용했다. 실점한 엄상백은 오스틴을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이후 오지환에게는 볼넷을 내줬지만, 투수 견제로 아웃카운트를 올려 이닝을 끝냈다. 점수는 0-2.
2회초도 힘겨웠지만, 실점하지 않고 잘 막아냈다. 선두타자 문보경에게 우전 안타, 박동원에게 좌전 안타를 맞았다. 무사 1,2루 위기에서 문성주의 희생 번트 시도를 저지했고, 신민재를 2루수 땅볼, 홍창기를 우익수 뜬공으로 막아 추가 실점하지 않았다.
첫 삼자범퇴는 3회초였다. 까다로운 선두타자 박해민을 1루수 땅볼로 처리했다. 이후 1회초 홈런을 헌납했던 김현수를 유격수 뜬공으로 막아냈다. 오스틴에게는 포심 패스트볼을 던져 유격수 땅볼을 유도했다.
3회까지 투구수 52개를 기록한 엄상백. 4회초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감각을 되찾은 듯 완벽하게 상대 타선을 막아냈다. 오지환을 2루수 땅볼, 문보경을 3루수 땅볼, 박동원을 스윙 삼진으로 처리해 2이닝 연속 삼자범퇴를 완성했다.
5회초 엄상백은 마운드에 올랐지만, 이닝을 끝까지 책임지지 못했다. 선두타자 문성주와 풀카운트 승부를 펼쳤지만, 볼넷을 내줬다. 엄상백의 임무는 여기까지였다. kt는 엄상백을 대신해 마무리 투수 김재윤을 올리는 초강수를 띄웠다.
실점을 막아보려 했지만, 김재윤 승부수는 실패로 돌아갔다. 신민재에게 희생번트를 내준 1사 2루에서 홍창기에게 1타점 적시타를 허용해 점수가 0-3으로 벌어졌다. 누상에 주자를 내보낸 엄상백의 실점도 늘어났다.
다행히 더는 불이 번지는 건 막아냈다. 김재윤은 후속타자 박해민을 좌익수 뜬공, 김현수를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해 이닝을 끝냈다.
kt는 5회초가 끝난 현재 0-3으로 끌려가는 중이다. 현재 시리즈 전적은 1승 2패로 kt가 몰려 있는 상황. 4차전마저 패한다면, 팀은 벼랑 끝에 놓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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