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해 진보세력과의 ‘선거연합정당’을 만들기로 했다. 지난 1년간 혁신 재창당을 추진해오던 이정미 지도부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 든 뒤 사퇴론에 직면했고, 결국 지난 6일 총사퇴했다.
그러나 선거연합정당 추진에 대한 당내 반발도 높아 내홍은 계속되고 있다. 선거연합정당은 녹색당·진보당·노동당 등 후보들이 일단 정의당에 들어와 총선을 치르고, 총선 이후 본래 정당으로 돌아가되 의정활동에 대한 협의는 지속한다는 개념이다.
정의당 비대위 구성 때까지 대표 직무대행을 맡는 배진교 원내대표는 지난 7일 MBC라디오에서 선거연합정당 추진에 대해 “정의당만이 아니라 여러 정당이 함께하는 선거연합정당이고, 목표는 원내에서 자신들의 역할을 다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선거연합정당 후에는 각 당으로 돌아가고 원내에서의 활동은 단일화 교섭단체를 목표로 한다”고 설명했다.
배 원내대표는 앞으로의 정의당의 방향성에 대해선 “우선적으로는 세 가지 방향으로 큰 틀에서 결정했다. 생태사회국가, 평등사회국가, 돌봄사회국가를 지향하는 비전을 가지고 10대 주요 과제들을 선정하는 토론을 마쳤다”며 “선거연합정당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사회 비전과 관련된 폭넓은 토론과 세부적인 안들을 만들어 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당내 비주류인 세 번째 권력과 대안신당 당원모임은 당의 방향성 등 비전 제시 없이 의석수만을 얻기 위한 ‘총선용 위성정당’과 다를 바 없다고 비판하고 있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은 MBC ‘뉴스외전 포커스’에 출연해 선거연합정당은 “명분도 실익도 감동도 없는 전략”이라고 했다.
그는 “녹색당의 원내 진출 전략일 수는 있다고 평가는 한다. 그러나 정의당과 녹색당 등이 연합했을 때 거기서 많은 시너지가 날 거라고 보는 사람은 사실 없다”며 “가치가 먼저 도드라지기보다는 어떤 선거 전략, 혹은 정치 공학으로서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시너지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대안신당 당원모임도 입장문을 내고 “명분도 실리도 없는 선거연합정당 추진은 전국위 결정은 예정된 실패의 반복일 뿐”이라며 “찬반을 떠나 아무리 따져봐도 함량 미달의 단기적인 총선 때는 방안”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작년 대선과 지방선거의 뼈아픈 참패를 극복하고자 6·24 전국위원회에서 의결했던 혁신 재창당 방침에 대한 최종결론이 선거연합정당 추진이라니 기가 막힐 뿐”이라며 “‘뭐라도 해야 한다’라는 조급함과 불안에 쫓겨 졸속으로 결정한 명분도 실리도 없는 선거연합 정당 추진은 결국 자승자박이 될 것”이라고 했다.
강주희 기자 kjh81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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