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대기오염으로 2060년까지 세계 각국서 연간 900만명 사망 예상
코로나 기간 OECD 기대수명 0.7년 감소…한국 83.6세로 ‘3위’
한국, 비만 인구 제일 적고 과채 섭취율 1위…자살 사망자 최다
(서울=연합뉴스) 오진송 기자 = 한국에서 대기오염으로 인해 10만 명당 43명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오염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지난 20년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부분 국가에서 줄었지만, 한국을 비롯해 7개 국가에서는 늘어났다.
◇ “대기오염으로 2060년까지 연간 900만명 사망 예상…폭염 피해도 증가”
12일 OECD가 최근 공개한 ‘한눈에 보는 보건의료 2023′(Health at a Glance 2023)에 따르면 2019년 기준 대기오염으로 인한 한국의 인구 10만 명당 사망자는 42.7명이다.
OECD 평균인 28.9명보다 1.5배 많고, 사망자가 적은 뉴질랜드(6.3명), 스웨덴(6.5명), 핀란드(7.0명)보다는 6배 넘게 많다.
대기오염은 환경을 위협하는 주요 요인일 뿐만 아니라 호흡기 등을 통해 인체에 나쁜 영향을 준다. OECD는 대기오염으로 인해 2060년까지 전 세계에서 연간 600만∼900만명이 사망할 것으로 예상했다.
2000∼2019년 OECD 대부분 국가에서 대기오염으로 숨진 이들은 평균 32% 감소했다. 특히 노르웨이와 스웨덴 등 북유럽 국가에서는 각각 72%, 70%가 줄었다.
반면 같은 기간 한국에서는 사망자가 20% 증가했다. 일본 30%, 코스타리카 24%, 칠레 17%, 멕시코 13%, 콜롬비아 8%, 튀르키예 8% 등 OECD 국가 중 7개국에서 사망자가 늘었다.
OECD 회원국은 아니지만 인도 97%, 중국 58%, 인도네시아 43%에서도 대기오염으로 인한 사망자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
극한 기후로 인한 피해도 계속 커지고 있다.
OECD 38개국에서 폭염 피해를 본 인구는 2000∼2004년 21.6%에서 2017∼2021년 29.2%로 늘었다.
같은 기간 한국의 폭염 피해자는 18.3%에서 60.1%로 대폭 늘었다.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도 늘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폭염 일이 역대 4번째로 많았던 올해 온열질환 추정 사망자는 32명으로 작년(9명)보다 4배 가까이 늘어났다.
폭염으로 인한 전 세계 65세 이상 사망자는 2000∼2004년에 비해 2017∼2021년에 68%가량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고 OECD는 밝혔다.
◇ 코로나 기간 OECD 기대수명 0.7년 감소…한국은 0.3년 늘어
보건·의료 환경 개선으로 OECD 회원국의 기대수명은 지난 반세기 동안 늘어났다.
코로나19 유행이 전 세계를 덮치기 전인 2010∼2019년 OECD 회원국의 기대수명은 평균 1.7년 늘었다. 다만, 팬데믹을 겪으면서 2019∼2021년에는 0.7년 줄어 감소세로 돌아섰다.
한국의 기대수명은 2010∼2019년 3.1년 늘었고, 코로나19 기간인 2019∼2021년에도 0.3년 늘었다.
2021년 기준 한국의 기대수명은 83.6세로, OECD 국가 중 일본(84.5세), 스위스(83.9세)에 이어 3번째로 높다. OECD 평균은 80.3세다.
하지만 한국인들은 자신의 건강에 대해 다소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2021년 기준 자신의 건강이 나쁘다고 생각하는 15세 이상 인구는 OECD 평균 7.9%였다.
한국은 13.8%(2020년)로 일본 13.6%(2019년), 포르투갈(13.3%), 슬로바키아(13.2%) 등과 함께 OECD 평균보다 더 많은 사람이 자신의 건강 상태에 만족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OECD는 조사 결과가 각국의 노인 인구 비율, 설문조사 설계방식 등에 영향을 받았을 수 있다고 부연했다.
◇ 한국 흡연·음주율 OECD 평균 수준…비만·과채 섭취는 ‘양호’
흡연은 사망률을 높이는 대표적인 요인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흡연으로 매년 전 세계에서 800만 명이 사망한다고 추정했다.
2021년 기준 OECD 15세 이상 인구 중 매일 흡연하는 사람의 평균 비율은 15.9%였다.
한국은 15.4%로 OECD 평균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다만 성별로 보면 남성 26%, 여성 5%로 남성 흡연자 비율이 훨씬 높았다.
일본의 매일 흡연자는 전체의 16.7%(2019년)로 우리와 비슷했고, 아이슬란드 7.2%, 노르웨이 8.0%, 멕시코 8.6%, 캐나다 8.7%로 적은 편이었다.
음주는 전 세계적으로 주로 경제활동인구의 사망과 장애를 유발하는 주요 원인이다.
15세 이상의 1인당 연간 순수 알코올 소비량은 2021년 기준 OECD 평균 8.6ℓ로 2011년(8.9ℓ)보다 개선됐다.
한국의 알코올 소비량은 같은 기간 8.9ℓ에서 7.7ℓ로 비교적 많이 줄었다.
비만은 당뇨병과 심혈관 질환, 암 등 수많은 만성질환을 유발하는데 2021년 기준 체질량 지수(BMI) 30 이상의 비만 인구는 OECD 평균 19.5%였다.
비만 인구는 멕시코 36.0%, 뉴질랜드 34.3%, 미국 33.5%에서 많았다고, 한국은 4.3%로 비만 인구가 가장 적었다.
2021년 기준 매일 과일과 채소를 섭취하는 15세 이상 인구는 OECD 31개국 평균 57%였다.
과채 섭취율은 한국 99%, 뉴질랜드 96%, 미국 92% 순으로 높았다.
◇ 감염병 유행 끝났어도 정신건강 ‘빨간불’…한국 자살률 OECD 1위
정신건강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 코로나19가 막을 내리면서 악화한 정신건강도 일부 국가를 중심으로 조금씩 회복되고 있다.
한국의 2020년 우울증 유병률은 19.6%였는데 코로나19가 종식된 2022년엔 17.7%로 소폭 감소했다.
같은 기간 벨기에도 17.8%에서 15.3%로, 영국 19.2%에서 16.0%, 멕시코 23.3%에서 16.7%, 미국 26.3%에서 22.9%로 각각 줄었다.
그러나 여전히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는 돌아가지 못해 정신건강도 일상 회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코로나19 유행 직전인 2019년 한국의 우울증 유병률은 3.2%로 작년(17.7%)보다 14.5%포인트 낮았다. 벨기에 9.5%, 영국 9.7%, 멕시코 13.6%, 미국 6.5%였다.
한국은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의 오명을 벗지 못했다.
2020년 기준 인구 10만명당 한국의 자살로 인한 사망자는 24.1명으로 OECD 38개국 평균(11.3명)의 배가 넘었다.
dind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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