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분기까지 전국에서 아파트를 매입한 30대의 거래 비중이 전체 연령대 중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30대가 40대를 넘어선 것은 2019년 관련 통계 공표 이래 처음이다.
12일 한국부동산원의 매입자 연령대별 전국 아파트 거래 신고 현황 분석에 따르면, 지난 1∼9월 발생한 총 31만6603건의 매매 가운데 30대가 사들인 건수는 8만5701건으로 파악됐다. 이는 전체의 27.1%로 연령대별 거래량 중 가장 많은 것으로, 40대의 25.9%(8만2077건)를 웃도는 수치다.
지난해의 경우 1∼9월의 전국 아파트 거래 비중은 30대가 22.4%, 40대가 24%이었다. 연간 거래량으로도 2019년 이후 매년 40대의 거래 비중이 컸다. 같은 기간 전국 아파트 거래에서 30대 매입 비중이 40대를 추월한 것은 정부가 연령대별 거래 현황을 공개한 2019년 1월 이후 처음이다.
아파트 시장에서 30대의 영향력은 서울에서 시작돼 전국으로 확대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시장에서 30대 영향력이 계속해서 커질 것으로 전망한다. 매매 시장을 움직이는 이른바 ‘큰 손’의 무게중심이 30대에서 40대로 넘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생애 최초 주택구입자에 대한 대출 혜택과 전세사기 여파도 청년층의 아파트 선호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경기도의 경우 2020년까지는 40대 비중이 가장 높았으나 2021년부터 역전, 30대와 40대의 격차가 지난해 3.4%포인트(30대 27.3%, 40대 23.9%)로 벌어졌다. 올해는 1∼9월까지의 격차가 4.3%포인트(30대 30.3%, 40대 26.0%)로 더 커졌다. 부산과 대구 등은 올해 들어 30대 매입 비중이 지난해보다 커졌고, 대전은 지난해까지는 40대 비중이 컸으나 올해 30대가 근소한 차이로 앞섰다.
제주도 역시 지난해까지는 40대 매입 비중이 가장 컸지만 올해 들어 처음으로 30대(28.7%)가 40대(26.8%)를 추월했다. 경북·경남·충남·충북·강원 등은 올해까지는 아직 40대 비중이 30대보다 컸으나 지난해보다 격차가 줄어든 모습을 보였다.
30대 주택 구매력은 아파트에 머무르지 않고 단독·연립 등을 포함한 주택 전체 시장에서 두드러지고 있다. 올해 1∼9월 전국 주택의 30대 매입 비중은 23.3%로 50대(22.6%)보다 컸다. 40대(23.8%)와의 격차도 0.5%포인트로 지난해(2.9%포인트)보다 줄었다. 서울 주택은 2020년부터 이미 30대 매입 비중이 40대를 넘어섰다.
주택산업연구원 관계자는 “소득이 높은 서울 등 수도권은 물론 지방도 점차 30대 주택 매수가 늘고 있다”며 “이는 주택 거래량과 가격 변화에 영향을 미칠 것이기에 정부와 주택 사업자들도 여기에 맞는 정책과 사업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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