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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차전 KT 유리? 그럴 일 없습니다”…KS ‘최초’ 기록 쓴 단호한 ‘캡틴’, 무조건 5차전서 끝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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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 오지환./수원 =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LG 트윈스 오지환./수원 =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마이데일리 = 수원 박승환 기자] “그럴 일 없습니다”

LG 트윈스 오지환은 11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KS) 4차전 KT 위즈와 맞대결에 유격수, 5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3타수 2안타(1홈런) 4타점 3득점 2볼넷으로 펄펄 날아올랐다.

타선에 배치된 모든 선수들이 고루 좋은 활약을 펼쳤고,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김윤식이 5⅓이닝을 단 1실점(1자책)으로 막아내는 등 일방적인 경기를 펼쳤지만, 그중 오지환의 활약을 빼놓을 수가 없었다. 지난 2차전부터 홈런포를 쏘아올리기 시작한 타격감이 그야말로 절정에 달한 모양새였다.

오지환은 1회 경기 시작부터 볼넷을 얻어내며 출루하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견제사를 당하면서 아쉬움을 남기더니 4회 두 번째 타석에서도 2루수 땅볼로 물러나며 경기 초반 이렇다 할 활약을 선보이지 못했다. 오지환의 존재감이 폭발하기 시작한 것은 경기 중반부터였다. 오지환은 6회 세 번째 타석에서 한 차례 파울홈런을 기록한 뒤 볼넷을 얻어내며 팀에 찬스를 안겼고, 문보경의 투런포에 홈을 밟으면서 득점을 만들어냈다. 이는 시작에 불과했다.

LG 트윈스 오지환./수원 =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LG 트윈스 오지환./수원 =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오지환의 홈런에 기뻐하는 LG 트윈스 선수단./수원 =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오지환이 대폭발한 것은 네 번째 타석. 오지환은 6-1로 크게 앞선 7회초 1사 1, 3루 찬스에서 KT의 바뀐 투수 주권의 초구 125km 몸쪽 낮은 코스로 떨어지는 체인지업에 거침없이 방망이를 내밀었다. 실투가 아니었던 공이었지만, 오지환 방망이의 ‘스윗스팟’에 맞은 타구는 우측 담장을 향해 뻗어나갔고, 사실상 승기에 쐐기를 박는 스리런홈런으로 이어졌다. 이 홈런으로 오지환은 KBO리그 역사에 이름을 남기게 됐다.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3경기 연속 홈런을 친 것은 2007년 6차전~2008년 2차전의 ‘캐넌’ 김재현(당시 SK 와이번스)가 유일했는데, 오지환이 나란히 이름을 올리게 됐다. 특히 김재현의 경우 2시즌에 걸쳐 기록을 작성했다면, 오지환은 단일 시즌으로는 ‘최초’의 기록을 만들어내는데 성공했다.

게다가 오지환은 주전 선수들이 대부분 교체된 상황에서도 그라운드를 지켰고, 8회초 공격에서 또다시 적시타를 만들어내면서 4타점으로 펄펄 날았고, LG의 4차전 15-4 승리에 큰 힘을 보탰다. 이날 승리로 LG는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3승 고지를 밟고 우승을 차지한 팀들이 만들어낸 93%(14회 중 13회)를 확보, 1994년 이후 29년 만의 우승에 단 1승만 남겨두게 됐다.

LG 트윈스 오지환./수원 =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경기가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난 오지환은 “찬스를 어떻게든 살려야 해서 많이 집중을 했던 것 같다. (황)재균이 형의 적시타가 나오면서 추가점이 필용한 상황에서 (홍)창기가 안타를 쳐냈고, 확실하게 승기를 잡는 점수를 만들기 위해 체인지업을 노렸는데, 잘 맞아떨어 진 것 같다”고 홈런을 친 상황을 돌아보며 미소를 지었다.

왜 주권의 직구를 노리지 않았을까. 오지환은 “6-1에서는 점수를 주면 경기가 끝나는 것이다. 양 팀 모두 나약하지 않기 때문에 자신이 갖고 있는 장점을 살리기 위해서 주권은 체인지업을 던지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리고 초구가 가장 선택하기 편했던 상황이다. 파울을 치더라도 다시 한번 기회가 있기 때문에 체인지업을 노렸다”고 설명했다. 즉 오지환의 노림수가 제대로 적중했고, 승기에 쐐기를 박는 홈런이 터진 셈.

오지환은 지난해 142경기에 출전하면서 25개의 아치를 그리며 커리어하이를 기록하며 기대감을 키웠으나, 올해는 정작 홈런이 8개밖에 터지지 않았다. 그러나 한국시리즈에서만 3경기 연속 홈런을 쏘아 올리며 팀 승리의 선봉장에 서고 있다. 프로 커리어 첫 한국시리즈 4경기에서 6안타 3홈런 8타점 타율 0.400 OPS 1.067로 폭주하고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그는 “적극성인 것 같다. KT 투수들은 키(Key)가 대부분 직구더라. 그래서 ‘직구만큼은 늦지 말자’는 생각이었는데, 모두 정타로 맞아 나갔다”며 “홈런은 아드레날린이 생겨서 그런 것 같다. 시즌 초반에는 옆구리 부상의 영향도 있었다. 특히 시즌은 장기레이스이기 때문에 빠지지 말자는 생각이 있었다”고 말했다.

LG 트윈스 오지환./수원 =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LG는 이제 ‘왕좌’에 오르기까지 단 1승만을 남겨두면서 선수단 분위기가 다소 ‘업(UP)’ 될 수도 있지만, ‘캡틴’ 오지환은 걱정하지 않았다. 그는 “메시지를 전달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모두가 ‘조바심을 내지 말자’는 것을 알고 있다. 우리팀의 경우 베테랑이 많기 때문에 이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팀원들에게도 ‘많이 즐기자’라는 이야기를 했다”고 웃었다.

일각에서는 5차전에서 KT가 승리하게 된 후 6~7차전을 치르면 외국인 투수들이 등판하는 KT가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를 들은 오지환은 “그럴 일은 없습니다”라고 잘라 말하며 “기세, 분위기로 보나, 타격감을 보더라도 우리가 모든 면에서 우위에 있다. 아마 5차전에서 끝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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