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이현호 기자] 손흥민(31·토트넘)을 거칠게 막아 세운 크레이그 도슨(33·울버햄튼)이 경고 한 장만 받고 끝났다.
토트넘과 울버햄튼은 11일 오후 9시 30분(한국시간) 영국 울버햄튼의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2023-24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2라운드를 치렀다. 원정팀 토트넘이 1-0으로 앞서가다가 후반 추가시간에 내리 2골을 실점해 울버햄튼에 1-2로 졌다.
손흥민은 토트넘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해 90분 풀타임을 소화했다. 이전까지 11경기에서 8골을 넣을 정도로 매서운 득점력을 보여줬지만 이날은 아니었다. 울버햄튼 수비수들의 집중 견제를 받아 고립됐다.
울버햄튼은 수비 라인에 쓰리백을 세웠다. 토티 고메스, 도슨, 막스 킬먼이 라인을 내려서 토트넘의 빠른 역습을 대비했다. 그중에서도 도슨이 손흥민을 집중 마크했다. 이 때문에 손흥민은 제대로 된 슛 한 번 때리지 못했다. 후반에 나온 유일한 슛도 수비수 몸에 맞고 나갔다.
후반 추가시간에 사건이 벌어졌다. 손흥민은 왼쪽 측면을 돌파하던 중 도슨과 경합했다. 이때 도슨의 왼팔에 턱을 맞고 쓰러졌다. 그다음이 더 문제였다. 둘의 다리가 잠시 엉켰는데, 도슨은 다리를 빼는 듯하더니 손흥민의 급소를 발로 눌렀다. 손흥민은 큰 고통을 호소하며 쓰러졌다.
팀 로빈슨 주심은 도슨을 불러 카드를 줬다. 하지만 레드카드가 아닌 옐로카드가 나왔다. 이 장면에 앞서 도슨이 팔을 휘둘러 손흥민 안면을 강타하는 모습도 있었다. 이때는 도슨이 카드를 받지 않았다. 두 장면에서 옐로카드 2장, 혹은 다이렉트 레드카드가 나왔어야 하지만 로빈슨 주심은 옐로카드 1장만 꺼냈다.
도슨은 상대 에이스 공격수를 거칠게 막는 데 특화된 선수다.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12경기에 모두 출전해 옐로카드 5장을 받았다. 레드카드는 단 한 번도 받지 않았다. 경고와 퇴장 사이 경계선을 잘 아는 노련한 선수라고 볼 수 있다.
프리미어리그 통산 기록을 보면 더 놀랍다. 도슨은 275경기 출전해 경고 52장을 받았다. 5~6경기마다 경고 1장씩 받은 셈이다. 그에 비해 퇴장은 비정상적으로 적다. 경고 누적 퇴장이 1회, 다이렉트 퇴장도 1회뿐이다. 퇴장당하지 않는 비법을 철저히 분석했다.
도슨은 잉글랜드 하부리그에서 시작해 뒤늦게 프리미어리그로 올라온 대기만성형 선수다. 2010년부터 웨스트브로미치 알비온에서 뛰다가 잠시 볼턴에서 임대 선수로 뛰었다. 2019년에는 왓포드로 이적했고, 2020년에 웨스트햄으로 팀을 옮겼다. 올해 여름에는 울버햄튼으로 이적했다.
잉글랜드 대표팀 경력은 U-21 대표팀 발탁밖에 없다. 하지만 2012 런던 올림픽에서 영국 연합팀 엔트리에 뽑혀 3경기 출전한 바 있다. 8강 한국전에도 출전해 승부차기 키커까지 맡았다. 영국 연합팀이 이 경기에서 한국에 패하면서 도슨의 국제대회 출전 이력도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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