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단풍’ 두 계절 어우러진 한라산…설악산·태백산에도 ‘북적’
전국 내륙 중심으로 영하권…파주·철원 등 올가을 최저
(전국종합=연합뉴스) 12일 전국에 영하권의 맹추위가 찾아오자 가을 끝자락의 아쉬움을 달래려는 등산객들로 전국 유명 산들이 붐볐다.
백록담 등 제주 한라산 고지대에는 이날 새벽 찬 공기가 남하하면서 기온이 큰 폭으로 떨어져 첫눈(눈 날림)이 관측됐다.
한라산 저지대에는 붉고 노란 단풍으로 가을 풍경이 물든 가운데 고지대에는 하얀 눈 세상이 펼쳐져 두 계절이 동시에 있는 이색적인 모습을 연출했다.
강원도 지역에는 영하권으로 기온이 크게 떨어져 올가을 들어 가장 추운 날씨를 보였다.
설악산에는 이날 오후 1시까지 5천여명가량의 등산객이 찾았다.
오대산, 치악산, 태백산 등 강원지역 국립공원에는 1만여명이 찾아 낙엽이 진 탐방로를 올랐다.
임꺽정의 전설이 서린 경기 북부 파주 감악산에는 추운 날씨에도 늦가을 정취를 만끽하려는 등산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두툼한 옷을 챙겨입은 등산객들은 등산로를 따라 오르며 울긋불긋 물든 단풍나무와 수려한 산세를 감상하며 가을 끝자락의 아쉬움을 달랬다.
지리산에는 장대목 대피소 기준 기온이 영하 7도까지 내려갔지만, 많은 등산객이 찾아 산행했다.
속리산 국립공원에는 이날 9천700여명의 등산객이 입장해 천년고찰 법주사의 고즈넉한 분위기를 만끽했다.
또 많은 이들은 법주사∼세심정을 잇는 세조길을 산책하거나 문장대 등을 오르며 건강을 다졌다.
월악산 국립공원에도 방한복 등을 챙겨입은 등산객 2천600여명이 방문, 천혜의 절경을 감상했다.
대구 팔공산 경주 남산, 영주 소백산 등 유명산에도 두툼한 옷을 입은 등산객들로 붐볐다.
이날 내륙을 중심으로 영하권의 기온을 보이면서 도심지 공원 등 야외 관광지는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수원 화성행궁과 광교산, 양평 용문산 등 평소 주말이면 가족 단위 나들이객의 발길이 이어지던 곳도 한산한 모습이었다.
반면 쇼핑몰과 대형마트, 극장 등 실내 공간은 시민들로 북적였다.
용인의 한 쇼핑몰을 찾은 이모(41)씨는 “주말이어서 집에 있기는 싫은데 밖이 추워서 이곳으로 왔다”며 “갑자기 겨울이 온 것처럼 기온이 뚝 떨어져 따뜻한 곳을 찾아다니게 된다”고 말했다.
겨울 제철을 맞은 꼬막을 즐기러 꼬막 주산지인 전남 보성군 등지로 모여든 ‘맛집’ 탐방객들은 뜨거운 음식으로 몸을 녹이며 추위를 이겨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까지 일 최저기온은 설악산 -10.8도, 향로봉 -10.1도, 구룡령 -8.5도, 대관령 -7.7도, 삼척 사장 -7.1도, 정선 임계 -5.9도를 기록했다.
내륙 역시 철원 임남 -10.2도, 화천 상서 -8도, 홍천 서석 -7.7도 등으로 산간 못지않은 추위가 찾아왔다.
상대적으로 따뜻한 동해안 온도계도 삼척 궁촌 -0.6도, 강릉 주문진 -0.3도, 속초 0.1도, 고성 간성∼ 0.2도 등을 나타냈다.
기상청은 오는 15일부터는 평년 기온(0.5∼9도)을 회복할 것으로 내다봤다.
(황대일 박영서 김동민 김형우 박철홍 김선호 임채두 최은지 김소연 고성식 최종호 기자)
ko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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