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장원 코웨이 대표이사
[한국금융신문 손원태 기자] 말레이시아는 낙후된 상수도로 수돗물에 석회 등이 섞여 나오면서 식수가 크게 부족한 국가다. 국민 대부분은 정수기에 의존한다.
그러나 말레이시아 정수기 업체들은 제품을 판매한 후에 사후 관리를 제대로 해주지 않는다. 소비자가 직접 정수기 필터를 교체하거나 관리하는 구조였다. 코웨이(대표 서장원)가 말레이시아에 정수기 렌털 사업을 시작한 이유다.
코웨이는 2007년 말레이시아 땅에 첫발을 내디뎠다. 당시 말레이시아에서 렌털 서비스는 개념 자체가 생소했지만, 코웨이는 시장 성장 가능성에 주목했다.
코웨이는 말레이시아 최초로 렌털 시스템과 코디 서비스를 도입했다. 소비자가 정수기를 구매한 후에 전문 코디가 필터를 교체해주거나 제품 관리를 지원해준 것이다.
코웨이는 2010년 말레이시아에서 ‘할랄(HALAL)’ 인증도 획득했다. 전체 인구의 70%를 차지하는 무슬림 고객을 고려한 것이다. 이 같은 코웨이 현지 맞춤형 전략은 말레이시아 정수기 시장 판도를 뒤집었다.
코웨이는 지난해 말레이시아에서만 1조916억원 매출을 올렸다. 코웨이 해외법인 중 첫 1조 달성 사례다. 글로벌 시장정보 기업 GfK(Growth from Knowledge)가 말레이시아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코웨이 정수기 인지도는 94%에 육박했다. 이들 응답자 81%는 정수기 구매 시 코웨이를 고려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코웨이 정수기 ‘옴박(CHP-7310R)’은 말레이시아 현지인들이 온수를 즐겨 마시는 것에 착안했다. 일반 냉·정수 출수구 외에 온수 전용 출수구를 별도로 탑재했다. 온수 용량도 늘려 제품 효율성을 높였다. 6단 맞춤 온수(40~90℃) 시스템으로 상황이나 용도에 따라 자유롭게 온도 선택도 가능하도록 했다.
코웨이는 말레이시아에서 정수기 사업이 안착하자 공기청정기와 비데 등 가전제품으로 카테고리를 다양화했다. 최근에는 매트리스, 안마의자, 에어컨 등 신규 품목으로 범위를 넓혔다.
▲ 코웨이 말레이시아 법인
코웨이는 말레이시아 성공을 발판 삼아 글로벌 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 다음 타깃은 북미 지역이었다. 미국 가정환경과 현지 사정에 맞춰 프리미엄 가전 브랜드 ‘메가 시리즈’를 론칭했다.
현재 미국 시장에서 코웨이는 이 브랜드로 정수기, 공기청정기, 비데 등 제품을 판매 중이다.
여기에 글로벌 최대 이커머스 아마존과 기술 협력을 맺어 소모품 자동배송 서비스 ‘DRS(Dash Replenishment Service)’를 탑재한 공기청정기도 선보였다.
이 서비스는 사용자별 각기 다른 필터 사용량을 실시간 분석하고, 맞춤형 필터 소진 시기를 예측해준다. 타인이 집안에 들어오는 것을 꺼리는 문화적 특성을 고려한 정기배송 서비스다. 최근에는 간단한 음성 명령으로 공기청정기 필터 수명을 확인하고 주문까지 해주기 시작했다.
코웨이는 미국에서도 신뢰받는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미국 소비자 매체 ‘컨슈머리포트’는 미국에서 판매 중인 공기청정기 186종 중에서 코웨이 ‘에어메가 프로엑스’에 최고점인 93점을 주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운영하는 소비자리포트 ‘와이어커터’도 ‘최고의 공기청정기’ 부문에서 코웨이 ‘에어메가 마이티’에 9년 연속 1위를 안겼다.
코웨이는 말레이시아, 미국, 중국, 태국, 인도네시아 등 8개 해외법인을 두고 있다. 여기에 50여개 국가에 자사 제품을 수출하는 등 탄탄대로를 걷고 있다. 코웨이 해외 매출도 2020년 8961억원에서 2021년 1조2151억원, 2022년 1조4019억원으로 오르는 등 코로나 기간 견조세를 보였다.
서장원 코웨이 대표는 그룹 신년사에서 “대내외 경제가 위기 상황이지만, 올해는 ‘위기에 강한 코웨이, 도전하는 코웨이’로 방향을 정하고, 비즈니스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미래 신성장동력도 확보해 글로벌 코웨이로 지속성장을 이루겠다”라고 했다.
손원태 기자 tellm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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