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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희 역사를 썼다’…‘무명에서 다승왕 등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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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희는 지난해까지 무명에 가까웠다. 2018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 데뷔했지만 성적이 신통치 않았다. 해마다 상금랭킹 60위 밖으로 밀려 세 번이나 시드전을 다시 치러야 했다. 그는 2021년 6월 BC카드·한국경제 레이디스컵에서 첫 우승을 따냈지만, 알아보는 사람은 없었다.

임진희는 이를 악물었다. 라운드를 마친 뒤에도 해가 져 어두워질 때까지 훈련을 했다. 특히 퍼팅 훈련에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임진희는 “언제나 라운드를 마치면 퍼팅 복습을 한다. 한 번도 거르지 않는 루틴”이라고 했다.

투어에서 연습을 가장 많이 하기로 유명한 임진희가 뒤늦게 활짝 꽃을 피웠다. 그는 12일 강원도 춘천시 라비에벨 컨트리클럽 올드코스(파72·6805야드)에서 막을 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2023시즌 마지막 대회인 SK쉴더스·SK텔레콤 오픈(총상금 10억원) 최종 3라운드에서 5언더파를 몰아쳐 5타 차 대승(16언더파 200타)을 완성했다. 지난달 22일 상상인·한국경제TV 오픈 이후 시즌 4승째이자 통산 6승째, 우승 상금은 2억원이다.

임진희는 이예원, 박지영 등 시즌 3승 선수 2명을 따돌리고 다승 1위를 확정했다. 상금랭킹(11억4583만5048원)과 대상 포인트(628점) 2위, 평균타수 3위(70.9895타) 등 데뷔 이후 최고의 시즌을 만끽했다. 그는 “시즌 목표가 상금 10억원 돌파와 두 번 이상 우승이었다. 올해 제 점수는 100점”이라면서 “신인 때 상상도 못한 일을 올해 제가 해냈다. 불가능은 없다”고 환호했다.

세계랭킹 52위 임진희는 더 큰 꿈을 위해 모험을 선택했다. 12월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퀄리파잉(Q) 시리즈에 나선다. 그는 “더 늦기 전에 미국 무대에 도전하겠다”며 “우승도 하고, 세계랭킹 1위도 오르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임진희는 투자에 적극적이다. 스윙 자세를 봐주는 코치와 쇼트게임과 코스 매니지먼트 전문 코치, 그리고 마음가짐과 스윙 리듬 및 템포를 지도하는 코치 등 3명을 두고 있다. 임진희는 “그동안 퍼팅에 집중하느라 비거리가 좀 줄었는데 이번 겨울에는 비거리를 되찾으려고 한다”면서 “미국에 가게 되면 체력적으로 아주 힘들다고 해서 체력 훈련도 좀 더 많이 하겠다”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노우래 기자 golfm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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