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열린 전기차 전용공장 기공식은 ‘오래된 미래’를 주제로 했다. 50여년 전 녹록지 않은 여건에서 생겨나 지금의 위상으로 커지기까지, 그 안에서 일한 직원의 시점에서 살아온 일련의 삶과 회사 구성원들이 가졌던 꿈이 현실화하는 과정을 담았다. 과거와 현재를 되돌아보면서 앞으로 펼쳐질 미래를 꿈꿀 수 있는 자리로 꾸몄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행사 시작 나온 영상에서 정주영 현대그룹 선대회장은 “훌륭하고 우수한 이들의 능력과 헌신에 힘입어 머지않아 한국의 자동차, 우리 자동차가 세계 시장을 휩쓰는 날이 온다고 나는 확신한다”고 말했다. 과거 정주영 회장이 자서전과 회고록 등에서 언급했던 내용을 인공지능(AI) 기술을 덧대 목소리를 입혀 구술했다.
현대차가 이날 기공식을 열면서 강조한 건 회사 초창기 자동차를 만들 당시의 마음가짐이다. 자동차를 어떻게 만들었는지, 만드는 과정에서 어떤 역경을 이겨냈는지도 중요하지만 그에 앞서 왜 자동차를 만들기 시작했는지 배경을 알리는 데 집중했다. 그로면서 강조한 게 인본주의다.
이는 정의선 회장이 취임 전후로 강조한 ‘인류를 위한 진보’와도 맞닿아 있다. 보다 많은 이가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기 위해 자동차 회사가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을 고민하고 이를 풀어내기 위해 고민했다는 얘기다. 과거 정주영 회장이 고속도로를 닦고 자동차를 만들면서 우리가 이동하는 데 불편을 줄였듯, 앞으로 나올 이동수단이 우리 사회 구성원의 이동권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러한 미래 모빌리티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현대차 울산공장이 중요한 역할을 맡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행사 말미에는 ‘또 하나의 꿈을 향한 문’을 주제로 울산공장의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문을 열어 미래 전기차 시대를 이끌어 나가겠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기공식에는 정의선 회장을 비롯한 현 경영진을 비롯해 윤여철·김억조 전 부회장, 윤갑한 전 사장 등 과거 울산공장장을 지냈던 이가 참여했다. 아울러 현대차 첫 독자모델 포니와 포니 쿠페를 비롯해 포니 엑셀·프레스토·스텔라 등을 디자인한 조르제토 주지아로 이탈디자인 대표도 왔다. 김두겸 울산광역시장, 장영진 산업통상자원부 제1차관, 이채익 국회의원, 이상헌 국회의원, 박성민 국회의원을 비롯한 주요 정관계 인사도 함께했다.
현대차는 이번 기공식을 기념해 울산공장에서 처음 생산했던 코티나 복원차량을 비롯해 정주영 선대회장의 업적 등 울산공장의 과거 50년을 살필 수 있는 사료들을 전시하기로 했다. 과거 직원들의 월급봉투와 사원증, 품질을 고민한 노트 등 공장 주역인 임직원 흔적을 엿볼 수 있는 기록도 있다. 이번 전시는 내년 1월부터 울산공장 문화회관 헤리티지홀에서 일반 시민도 무료로 접할 수 있다. 회사 관계자는 “울산공장의 역사를 조망하고 원대한 꿈이 울산 전기차 공장에서도 계속된다는 포부를 전달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울산=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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