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애
이광형은 KAIST 총장이다.
1954년 11월15일(음력) 전북 정읍에서 태어났다.
서울대학교 산업공학과를 졸업하고 KAIST에서 석사학위를, 프랑스 리옹 국립응용과학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1985년 KAIST 전산학과 교수로 임용됐다. 미국 스탠포드대학교와 일본 도쿄대학교에서 초빙교수를 지냈다.
KAIST에서 국제협력처장, 교무처장, 국제협력처장, 과학영재교육원장, 교학부총장을 거쳐 총장에 선임됐다.
한국과학기술한림원과 한국공학한림원 정회원이다.
대통령소속 지식재산위원회 분쟁조정위원장,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정책조정전문위원장, 미래창조과학부 미래준비위원장으로 활동했다.
기획재정부 중장기전략위원장, 법무부 정책위원장을 맡고 있다.
1세대 벤처 창업가들을 배출해 KAIST 벤처 창업의 대부로 불린다.
◆ 경영활동의 공과
△영재학교 출신, KAIST 조기진학 가능해져
이광형은 영재학교 학생의 조기진학 트랙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우수한 공학자와 과학자 재목들을 미리 이공계로 끌어들이는 데 관심을 갖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023년 2월28일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미래인재특별위원회에서 과학영재 발굴 육성전략을 의결했다.
이번 전략은 과학영재 발굴과 육성 시스템을 개선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KAIST를 비롯 4개 과학기술원에 영재학교 학생의 조기진학 트랙을 도입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를 통해 영재학교 출신들의 의과대학 쏠림을 막는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앞서 과기부는 2023년 1월17일 영재학교 학생들의 조기진학을 가능하도록 하는 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종전엔 영재학교 학생은 과학영재선발위원회를 통한 조기진학이 불가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법 시행령인 학사규정과 영재교육진흥법 간 사각지대에 이들이 놓여있었던 탓이다.
KAIST는 조기진학이 KAIST에 오는 학생들에게 주어지는 또 하나의 강력한 혜택이라고 바라보고 있다. 법적 미비점을 해소해 영재학교 학생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는 한편 의대 쏠림 현상도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영재학교 학생들의 조기진학 트랙 도입에 기대를 갖고 있다.
영재학교 학생들의 조기진학 트랙은 2025학년도 입시부터 운영될 것으로 전망된다.
△KAIST에 육군미래혁신연구센터 열어
이광형이 첨단 국방기술의 융합을 촉진하는 데 힘을 보태고 있다.
육군미래혁신연구센터가 2023년 5월22일 KAIST에 문을 열었다. 창군 이래 육군 조직이 민간 학교’연구기관에 설립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센터는 KAIST와 육군이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인 국방혁신4.0을 목표로 첨단 과학기술 강군 육성을 위해 상호 협력키로 하면서 KAIST에 자리를 잡았다.
육군미래혁신연구센터는 미국 텍사스대학교 오스틴 캠퍼스에 부대를 창설한 미국 육군미래사령부 모델을 차용해 KAIST로의 이전을 전격 결정했다. 민-관-군-산-학-연 초연결 협력체계 구축의 모델에서 착안했다.
KAIST 육군미래혁신연구센터는 육군과 첨단 연구기관의 기술통로 역할을 맡게 된다.
육군미래혁신연구센터는 KAIST로 이전하며 유’무인복합전차, 고속’장거리 기동헬기, 차세대 워리어플랫폼 등 미래 전장의 게임체인저의 구체적인 구상과 현실화를 선도하는 등 육군이 첨단과학기술군으로 나아가는 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핵심기관으로 자리잡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KAIST와 육군은 협약을 체결하고 첨단과학기술을 국방 분야에 적극 활용하기 위한 기술현장 중심의 연구협력과 교육지원 등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특히 KAIST와 KIST 출신의 군사과학기술병을 센터에 두고 이공계 우수 인재의 경력단절 없는 연구와 육군의 미래 과학기술 역량을 강화해 나가겠다는 복안도 갖고 있다.
육군은 첨단과학기술의 산실인 KAIST의 인프라를 바탕으로 산’학’연 공동기획, 기술연구, 방산분야 협력 등을 통해 국방혁신 4.0에 발맞춰 첨단과학기술을 육군 전 영역에 접목할 수 있는 핵심 허브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있다.
△생명과학에 공학기술 접목하는 ‘공학생물학대학원’ 설립
이광형이 생명과학, 컴퓨터공학, 로봇공학 등을 포괄하는 융합학문을 바탕으로 새로운 생명시스템 구현을 목적으로 하는 미래 학문을 준비하고 있다.
KAIST는 2023년 3월 세계 최초로 공학생물대학원을 설립하고 공학과 생명과학의 융합에 있어 세계적 수준의 연구’교육 혁신의 교두보 마련에 본격 나섰다.
공학생물학은 바이오 R&D와 디지털’AI’로봇자동화 기술의 융합으로 고속’대량’저비용화를 실현하고 기존 바이오 기술의 한계를 극복할 것으로 기대되는 새로운 학문이다. 환경’의약’화학’에너지 등 산업에서 전방위적으로 활용됨에 따라 막대한 규모의 시장 창출이 전망되는 분야다.
생명과학에 공학적 기술 개념을 도입해 인공적으로 생명체의 구성요소’시스템을 설계’제작’합성할 수 있는 학문’기술 분야로 포스트 인공지능 시대를 미리 대비한다는 의미도 갖고 있다.
KAIST의 생명과학기술대학과 공과대학이 한국생명공학연구원(KRIBB)과 협력해 최적의 교수진을 구성하고 기초’응용 분야를 아우르는 세계 최고의 공학생물학 교육과정과 ‘First Mover’ 연구 프로그램을 구축하겠다는 목표도 내놨다.
생명체의 중심이론에 기초해 △공학생물학 기초 △DNA’RNA 공학 △단백질 공학생물학 △세포 공학생물학 △디지털 바이오 등 5가지 중점분야로 교육과정이 구성된다.
KAIST는 2023년 가을학기 첫 석박사과정 신입생을 선발하고 본격적인 운영에 돌입했다.
이광형이 21세기 중개의과학과 디지털 헬스케어산업 선도를 위한 의사과학자 양성에 한층 힘을 쏟고 있다.
이광형은 2026년 개교를 목표로 과학기술의학전문대학원(과기의전원)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KAIST는 2023년 4월28일 과기의전원의 교육 연구 역량 제고를 위해 미국 하버드대학교 메사추세츠 종합병원,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 개발 기업인 모더나와 손을 잡았다.
이광형은 하버드대병원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학생들이 하버드대병원에서 실습과 연구를 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모더나와 맺은 업무협약을 통해선 백신 및 신약개발, 바이러스 연구, mRNA 연구 등에 공동참여하는 등 다각적인 협력에 나서기로 했다.
KAIST 과기의전원은 7~8년 과정의 MDPHD 과정으로 운영된다. 이광형은 일반 대학을 졸업한 학생을 선발해 4년간 MD 과정, 의학 과정, 공학 과정을 가르쳐 의사 자격증을 받게 한 다음 3~4년간 공학 박사 과정을 받게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미 1995년 발빠르게 의과학연구센터를 설치했던 KAIST는 2004년 국내 이공계대학 최초로 의과학대학원을 설립한 바 있다. 의과학대학원과 새로 설립되는 과기의전원은 별개로 운영된다.
미국 등 선진국은 1970년대부터 의사과학자를 체계적으로 양성해 의사 4%가 의사과학자로 활동하고 있지만 한국의 경우 의사과학자는 1%에도 미치지 못한다.
KAIST는 의사들이 첨단과학 연구역량을 습득할 수 있는 교육환경을 구축해 과학과 의학이 융합된 새로운 형태의 의사과학자 양성의 선도대학으로 우뚝 서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우주안보기술’ 관련 KAIST에 특화연구센터 개소
이광형은 방위사업청과 함께 미래 우주안보 기술 확보와 전문 인력 양성에 나섰다.
‘이종 위성군 우주 감시정찰 기술 특화연구센터’가 2023년 2월2일 KAIST에서 개소했다.
센터는 미래 전장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이종 위성군을 통합 운용하는 핵심 기초기술을 개발하고, 국방우주 전문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설립됐다.
센터는 방위사업청의 지원을 받는다. 국방핵심기술개발 사업의 일환으로 국방기술진흥연구소가 관리를 맡는다. 2028년까지 정부 출연금 221억원이 투입된다.
KAIST가 연구 주관기관으로 역할을 수행하고 14개 대학과 4개 기업체가 참여하는 산’학’연 컨소시엄으로 4개 전문연구실을 운영하게 되며 여기서 총 14개 세부과제를 수행하게 된다.
△아시아 대학평가서 국내 유일한 10위권 대학
이광형이 KAIST를 ‘세계 톱10’ 대학에 한걸음 더 가까이 다가서는 데 기여했다.
2022년 11월 KAIST가 2023 QS아시아대학평가(QS Asia University Rankings)에서 톱 8에 올랐다. 국내에선 가장 높은 순위로 전년 대비 6계단 뛰어올랐다.
영국의 글로벌 대학평가기관 QS(Quacquarelli Symonds)가 실시한 2023년 아시아대학평가에서 KAIST는 8위에 랭크된 것이다.
KAIST의 과거 10년간의 순위를 보면 2013년 6위, 2014년 2위, 2015년 3위, 2016년 6위, 2018년 4위, 2019년 8위, 2020년 9위, 2021년 12위, 2022년 14위를 기록했다. 2014년과 2015년 아시아대학 중 세 손가락 안에 드는 대학으로 이름을 날렸지만 2019년부터 하락세가 계속됐다. 2022년엔 14위까지 떨어졌다. 2023년 평가에선 8위를 기록하며 상승세로의 돌아섰다.
지표별 점수를 보면 학계 평판도 99.1점, 졸업생 평판도 97.2점. 교원당 학생비율 80.8점, 교수 수 대비 논문 수 89.2점, 논문 인용도 88.7점, 외국인 교원비율 59.3점, 외국인 학생비율 42.5점, 박사학위 교원 100점, 국제연구협력 88.7점, 해외에서 온 교환학생 수 87점, 해외로 나간 교환학생 수 52.2점 등을 기록해 11개 지표에서 종합 93.4점을 받았다.
학계 평판도, 졸업생 평판도, 국제연구협력, 외국인 학생비율, 해외로 나간 교환학생 수 등에서 전년비 점수가 상승했던 것이 주효했다. 특히 국제연구협력 부문에서 큰 폭으로 점수가 올랐다.
KAIST는 2022년 현재 전세계 65개국 290개 기관 및 대학과 학생교류와 연구협력을 진행하고 있으며 미국 MIT, UC버클리, 스위스 로잔공과대학교(EPFL) 등 해외 최고 수준의 대학들과의 국제연구협력 확대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한편 QS 아시아대학평가 1위는 중국 베이징대학교가 차지했고 싱가포르국립대학교, 중국 칭화대학교, 홍콩대학교, 중국 난양공과대학교가 톱5에 들었다.
국내 순위는 KAIST에 이어 연세대학교(12위), 고려대학교(15위), 서울대학교(17위), 성균관대학교(18위)가 상위 5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KAIST홀딩스, 기술수익 창출 ‘ 사업화 지원
이광형은 대학이 단순히 인재양성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교육연구과정에서 개발된 기술들을 빠르게 사업화로 연결해 사회의 산업역량을 높이는 데 기여하는 미래대학의 생존모델을 제시했다.
이광형은 2022년 KAIST 자회사 KAIST홀딩스를 설립해 KAIST의 보유 기술로 수익 창출과 사업화를 지원하고 있다. KAIST홀딩스는 KAIST와 KAIST발전재단이 출자했다.
이광형이 ‘2071년 KAIST 100주년’을 향한 새로운 비전으로 내놓은 신문화전략에서도 기술사업화와 창업은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KAIST홀딩스는 우수 기술을 발굴하고 구조화해 기술 가치를 높이는 비즈니스를 기획 운영한다. 딥테크 기술을 발굴하고 기술개발 로드맵을 수립해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투자프레임 워크를 구축한다. KAIST 브랜드의 창조’확산’가치 제고를 위한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고자 한다.
이광형은 ‘1연구실 1창업’이라는 실천전략을 갖고 기술기반 창업 활성화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창업을 희망하는 교수, 학생, 연구원 등 기술기반 창업 사업화를 위해 자본금, 투자조합 구성 등을 지원한다.
연간 25개 기업에 평균 1억 원씩 지원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창업 초기 전문가들을 통해 법률’회계 자문과 투자 네트워킹을 지원해 성공 가능성을 높여주는 데 초점을 맞춘다.
이광형은 기술사업화 가능성이 높은 대상을 지원하지만 창업 후 실패를 용인하며 실패경험을 바탕으로 계속 도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 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바라봤다.
그래서 KAIST엔 실패연구소가 있다. 실패의 경험과 도전을 토대로 세계 최초’세계 유일한 연구개발 등에 도전이 가능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KAIST 교육연구 위한 발전기금 유치
이광형이 우수인재 양성을 위한 KAIST의 교육연구 역량 강화에 밑거름이 될 발전기금 유치에 성과를 내고 있다.
이광형은 취임 당시 ‘1일 1억 원 기부금 유치’를 약속했는데 취임 1년 만인 2022년 2월 896억 원의 기부금을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이를테면 중흥그룹이 2021년 7월 KAIST의 반도체 연구센터에 300억 원의 발전기금 기부를 약정했다.
당시 중흥그룹은 평택 브레인시티 반도체 연구센터 발전기금 기부 약정식에서 국가 미래 경쟁력을 좌우할 반도체 인재 양성을 위해 300억 원을 기부하기로 약속했다. 브레인시티 내 조성될 200억 원 상당의 교육연구동을 건설하고 인재 양성 프로그램 지원에 100억 원의 현금을 기부한다.
정창선 중흥그룹 회장은 “미래를 위한 가장 확실한 투자다. 산’학과 지자체가 성공적인 협력 모델을 구축해 K-반도체의 도약을 추진해가는 길에 보탬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이보다 한달 먼저 2021년 6월 베틀그라운드로 유명한 게임기업 크래프톤과 임직원 11명이 KAIST에 110억 원을 쾌척했다.
임직원들은 KAIST 출신으로 모교 소프트웨어 개발자 육성을 위해 11억 원을 모았고, 소속회사인 크래프톤이 같은 액수의 출연금을 보태는 일대일 매칭그랜트 방식으로 기금을 조성해 KAIST에 110억 원의 발전기금을 약정했다.
크래프톤은 이번 기부를 시작으로 매칭그랜트 프로그램을 활용한 사회 참여 문화를 확산시키고자 한다고 밝혔다.
2021년 3월엔 경기 용인에 사는 90대 노부부가 KAIST에 200억 원 상당의 재산을 기부했다.
장성환 삼성브러쉬 회장과 부인 안하옥씨는 서울 논현동 소재 200억 원 상당의 건물을 과학기술인재 양성을 위해 사용해 달라며 KAIST를 찾았다.
중소기업 대표인 장 회장은 18세에 월남 후 화장품 용기제조회사를 설립해 평생 일궈낸 재산을 내놓았다.
이들 부부가 KAIST에 거액을 기부하게 된 것은 같은 아파트 단지 이웃인 김병호 전 서전농원 대표와 부인 김삼열씨가 2009년과 2011년 KAIST에 350억 원 상당의 부동산을 기부한 후 KAIST가 이를 바탕으로 김병호’김상열 IT융합빌딩을 건립해 교육연구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는 사실을 알게 됐기 때문이다.
KAIST를 찾은 장 회장 부부는 이광형으로부터 직접 KAIST의 비전과 미래를 위한 전략에 대한 설명을 듣고 이번 기부가 국가 미래를 위한 투자임에 확신을 갖게 됐다고 했다.
한편 2022년 2월 KAIST에 기부하고자 한다며 연락을 취해온 50대 익명의 독지가가 300억 원을 기부해 발전기금 유치를 위해 뛰고 있는 이광형에게 힘을 보탰다.
△총장 취임
이광형은 2021년 3월8일 취임식을 갖고 본격적인 총장 집무에 들어갔다.
이광형은 취임사에서 “KAIST의 미래 50년은 인류가 당면한 문제를 찾아 정의하고 해결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국가와 인류의 번영과 지속 가능성을 위한 글로벌 가치 창출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2021년 2월18일 KAIST 이사회는 제271회 임시 이사회를 열고 신임 총장으로 이광형 바이오및뇌공학과’문술미래전략대학원 미래산업 초빙 석좌교수를 선임했다. 15명의 이사 가운데 참석 이사의 과반수 찬성표를 받으며 최종 선임됐다.
이사회는 이광형 교수를 총장으로 제청해 교육부 장관 동의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의 승인을 거쳐 최종 임명했다.
이사회가 열리기 전에 과기부 쪽에서 이 총장의 선임설이 먼저 흘러나와 잠시 논란이 일기도 했다.
△공학자로서 연구성과 ‘생활 편의와 효율’ 높이는 데 기여
이광형은 총장이기 전에 공학자다. 국내 석학 중 한명으로 인정받고 있다.
한국과학기술한림원, 한국공학한림원 정회원으로 선정됐다.
1990년대 괄목할 만한 연구성과를 내놓았다. 우리 생활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는 이동수단 제어시스템 개발 분야에서 특히 역량을 발휘했다. 생활의 편의성과 경제적 효율성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
1997년 이광형은 포지기술을 이용한 최적제어체계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유동량에 따라 지하철 운행 간격을 자동으로 조절하는 지하철 최적운행 제어시스템으로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프랑스에 이어 세계 2번째로 이룬 성과였다.
앞서 1995년엔 퍼지 교통 신호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는 교차로의 교통상황을 고려해 최적의 교통신호 시간을 결정하는 시스템이다. 이를 통해 차량 정체 시간이 8.9% 감소하는 등 사회경제적 효율성을 끌어올렸다.
일방통행식 승강기도 이광형의 작품이다. 모든 엘리베이터를 한쪽으로만 진행시켜 건물 내 공간이용율을 최대로 높이는 것이 특징이었다. 국내 특허를 출원했다.
퍼지관리시스템을 개발하기도 했다. 1개의 버튼으로 최대 8대까지 엘리베이터를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엘리베이터군 관리 시스템에 퍼지 이론을 도입한 첫 사례였다.
미국에서 교재도 출판했다.
1996년 컴퓨터 입문 서적을 해외에서 출간했다. 1988년부터 1993년까지 강의노트로 구성한 ‘시스템 프로그래밍’ 교재가 기존의 미국 교재와 차별성을 인정받아 출판으로 이어졌다. 세계 각국 체인망을 통해 판매됐다.
이광형이 기후 위기와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리스크에 대응하고 탄소중립혁신을 선도하고자 한다.
2021년 12월 KAIST가 국내 처음으로 경영과 정책, 기술교육을 통합한 KAIST ESG 최고경영자과정(KAIST ESG Executive Program, KEEP)을 개설했다.
이광형은 가시화되는 기후위기와 ESG경영 환경의 급격한 변화에 대응하고 탄소중립 전환 시대에 산업혁신을 이끌기 위해 경영’기술’정책의 통합적 의사결정 역량을 갖춘 대한민국의 리더가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라고 바라봤다.
KAIST ESG 최고경영자과정(KEEP)은 △기후위기 대응 정책과 경영 및 금융환경의 변화 이해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효과적인 과학기술 전략과 선도기술 및 투자 기회에 대한 통합적 안목 △현장 적용 프로젝트와 현장학습의 기회를 통한 기업 및 산업혁신에 대한 통찰의 안목 등을 제공한다.
이광형은 KAIST ESG 최고경영자과정을 통해 대한민국 ESG경영을 선도할 리더스 클럽을 확장해 나가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교육과정은 국내외 상황과 글로벌 ESG 공시 동향 등 기후금융과 글로벌 협력방안, 전력시장 및 제조업의 혁신, 원자력 기술, 바이오에너지, 탄소 포집 기술, 등 탄소중립을 위한 핵심기술의 동향과 사업모델 등으로 구성돼 있다.
△한눈으로 보는 대학현황
KAIST는 2022년 기준 학부 2만867명, 석사 3만8360명, 박사 1만5772명 등 총 7만4999명이 KAIST를 거쳐갔다.
재학생 규모는 1만1059명으로 학부생 3665명을 비롯해 석사과정 3229명, 석박사통합과정 1396명, 박사과정 2769명 등이 교육과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교수는 666명, 직원은 908명이다.
예산규모는 1조 원대로 국내 대학 중 가장 큰 살림살이를 살고 있다.
학생 1인당 교육비는 9433만7천 원이며 학생 1인당 연간 장학금은 716만8천 원이다.
대학평균은 각각 1935만6천원, 360만3천원이다. 학생 1인당 교육비는 4.5배, 학생 1인당 연간 장학금은 2배에 해당한다.
연평균 등록금은 686만6천 원으로 대학평균 678만3천원과 유사한 수준이다.
사실 공과대학인 점을 감암하면 크게 낮은 편이다. 대부분의 대학에선 상대적으로 어문, 사회계열의 낮은 등록금이 절대적으로 높은 공대 등의 등록금을 상쇄시키면서 평균 등록금 수준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전임교원 1인당 학생 수는 학생정원 기준 20.07명이며 전임교원 강의 담당비율은 72.7%다.
대학평균은 각각 23.39명, 65%다.
2023년 예산규모는 1조1818억 원이며 이 가운데 직간접적으로 들어오는 국고수입이 2318억 원, 기타사업수입이 8323억 원에 이른다.
KAIST 법인 이사장은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회장을 역임한 김명자 전 환경부 장관이며 김선희 매일유업 대표이사 사장, 김이환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 총장, 박현민 한국표준과학연구원장, 나경환 전 한국생산기술연구원장 등이 이사로 있다.
한편 2023년 1월30일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열린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서 KAIST가 기타공공기관에서 지정 해제됨에 따라 인건비, 정원의 구애를 받지 않고 국내외 우수 연구자 영입, 우수 학생 유치, 우수 인재 양성에서 보다 자유로워질 수 있게 됐다.
△대학이 걸어온 길
1970년 한국과학원법이 제정되면서 이듬해인 1971년 서울 홍릉캠퍼스(홍릉연구단지)에 과학기술처 산하 국내 최초 연구중심 이공계특수대학원인 한국과학원(KAIS)이 설립됐다.
1980년 한국과학기술원법이 제정됐고, 이듬해인 1981년 한국과학기술연구소(KIST)와 통합해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탄생했다.
1984년 대전 대덕단지에 한국과학기술대학(KIT)이 설립됐다.
1989년 한국과학기술연구원소(KIST)가 분리 독립했다. 한국과학기술대학(KIT)과 통합해 대전 대덕캠퍼스로 이전했다.
1993년 서울 홍릉캠퍼스에 테크노경영대학원을 개원했다. 고등과학원(KIAS)을 설치했다.
1995년 국내 최초 전일제 MBA과정을 개설했다. 국내 최초 의공학연구센터를 설립했다. 1997년 뇌과학연구센터를 개소했다.
2000년 정보보호센터를 열었다. 사이버카이스트를 설립했다. 마이크로로봇 설계 교육센터를 열었다.
2001년 KAIST 베이징기술교류사무소를 열었다. 반도체설계자산연구센터를 개소했다.
2002년 나노과학기술연구소가 문을 열었다. KAIST IT 아카데미를 개소했다.
2004년 국방과학기술 특화연구센터, 지능로봇연구센터를 개소했다. 의과학대학원을 설치했다. 인간-로봇 상호작용 연구센터, 기업가정신연구센터를 열었다. 카벤디시-KAIST 공동연구협력센터를 개소했다. 나노종합팹센터가 설립됐다.
2005년 소시움(SoCium) 연구센터를 개소했다. 로버트 러플린 총장이 KAIST혁신안을 발표했다. 한중나노공동연구센터가 개소했다. 휴머노이드로봇연구센터, 디스플레이연구센터가 설치됐다.
2007년 독일 베를린공대, 미국 카네기멜론대학과 복수학위제를 시행했다. 국방무인화기술 특화연구센터를 개소했다. 융합형보안기술연구센터를 설치했다.
2008년 공식명칭을 한국과학기술원에서 KAIST(카이스트)로 변경했다. 미국 실리콘밸리에 KAIST아메리카를 개소했다.
2009년 ICU(한국정보통신대학교)와 통합했다. 한국과학영재학교가 KAIST 부설 한국과학영재학교로 전환됐다.
2019년 신경과학-인공지능융합연구센터를 개소했다. 국내 최초 AI대학원을 설치했다.
2023년 공공기관(기타공공기관)에서 해제됐다.
△KAIST의 과학기술 혁신 성과
1982년 세계 두 번째, 아시아 최초로 인터넷 네크워킹에 성공했다.
1992년 대한민국 최초의 인공위성 우리별1호 발사에 성공했다. 이듬해인 1993년 우리별 2호 발사에 성공했다.
1995년 국내 최초 386 마이크로프로세서칩을 개발했다. 초고속 통신망을 국내 첫 개통했다.
2001년 국내 처음으로 인공지능 휴머노이드 로봇 아미를 개발했다.
2004년 이족보행 로봇 휴보를 개발했다.
2003년 국내 최초 우주망원경을 개발했다. 국내 첫 천문우주과학용 위성 과학기술위성 1호 발사에 성공했다.
2008년 한국인 최초 우주탐사에 성공했다.
2009년 무선충전전기자동차를 개발했다.
2013년 나로과학위성을 발사했다.
2015년 DARPA 세계재난로봇경진대회 우승, Netexplo award(유네스코가 선정하는 세상을 바꿀 획기적인 10대 기술) 2015 그랑프리를 차지했다.
2017년 세계 최초 AI월드컵을 개최했다.
2020년 국내 대학 최초로 연간기술료수입 100억 원을 달성했다.
◆ 비전과 과제
이광형은 글로벌 가치창출 대학이라는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신문화전략 QAIST’에 역점을 두고 있다.
QAIST는 교육 혁신을 통해 질문(Question)하는 글로벌 창의인재를 양성하고, 연구(Advanced research) 혁신을 통해 답을 찾는 How 연구에서 무엇을 연구할 지를 찾는 What 연구로 전환하며, 국제화(Internationalization) 혁신을 통해 ‘World Bridge KAIST’를 추구하고, 기술사업화(Start-up) 혁신으로 연구 혁신 성과를 사회적 가치 창출로 연결하며, 대국민 신뢰(Trust)의 가치를 더욱 공고히 확립해 나가겠다는 뜻을 담고 있다.
이광형은 임기 중반을 넘어서며 특히 의사과학자 양성을 위해 KAIST 과학기술의학전문대학원(과기의전원) 설립에 온힘을 쏟고 있다. 2026년 설립을 목표로 2023년 3월 설립추진위원회를 구성해 법 개정, 정원 배정, 대학설립 인가, 예비인증 등의 관련 절차를 추진하고 있다.
KAIST 과기의전원은 기존 의전원과 달리 MD(의무석사 4년), Ph.D(공학박사 4년) 과정을 통해 의사과학자(M.D-Ph.D) 자격을 부여한다. 의학과 공학 과정을 모두 배우면서 의사과학자로서 자질과 역량을 쌓게 된다.
수련의 과정이 없고 졸업 후 10년 간 임상의 진출을 제한하는 규정을 둬 기존 의전원과 차별화된 교육방식으로 우수한 의사과학자 배출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2023년 윤석열 정부가 의대증원계획을 들고 나오면서 이광형도 과기의전원 추진에 한층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글로벌화를 기치로 내놓은 KAIST 뉴욕 캠퍼스 설립계획은 당초 단독 캠퍼스에서 공동캠퍼스로 선회하면서 일각에선 좌초했다는 지적이 일었다. 하지만 이광형은 ‘2028년 단독 캠퍼스 설립’ 방안을 고수하며 계속 공을 들이고 있다. 해외 캠퍼스 첫 시도라는 점에서 대학가의 관심이 크다.
차세대 반도체 인력 양성을 위한 평택 캠퍼스 설립안도 차근차근 진행 중이다. 2023년 9월22일 정부가 용인-평택-안성을 잇는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를 경기도와 함께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내놓고 범부처 지원협의체를 출범시키면서 협의체에선 KAIST 평택캠퍼스 조기 조성 지원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는 등 2026년 개교를 목표로 사업에 한층 속도를 내고 있다.
바이오와 의학 융합인재를 길러내는 오송 바이오메디컬 캠퍼스도 이광형이 역점을 두고 있는 사업 가운데 하나이다.
충남도는 세계적인 감염병 백신’치료’진단분야 첨단 바이오 클러스터로 오송을 육성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2026년 오송 제3생명과학 국가산업단지 착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충남도가 KAIST 바이오메디컬 캠퍼스를 중심으로 기업, 주거 등이 복합 조성되는 K-바이오 스퀘어로 키우겠다는 의지가 강한 만큼 KAIST 바이오메디컬 캠퍼스 사업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안으론 교육환경 변화에 진력하고 있다. 특히 강의와 전공 공부는 10% 줄이고 그 시간을 인성과 리더십을 기르는 데 할애하고자 했다. 스트레스와 긴장감을 누그러뜨리고 함께 공부하고 연구하며 공동 성장하는 협력의 시너지를 교육, 연구는 물론 일상의 삶에도 불어넣고자 했다.
이광형은 세계 1위 대학이 되려면 대학을 구성하는 학생, 교수, 직원이 일류가 되어야 한다고 봤다. 학생들의 생활 환경이 열악하면 일류 정신이 나올 수 없다면서 학생들의 처우와 생활 환경을 개선해 일류 대학에 맞는 대접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박사후연구원 제도도 활성화하겠다고 했다. 박사후연구원에 대한 지원을 늘려 좋은 연구 성과를 내면 연구비가 늘어나 박사후연구원에 대한 지원을 늘릴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KAIST는 노벨상 수상자 출신 총장, KAIST모델이 된 MIT 석학 출신 총장 등을 거치며 짧은 역사 속에서 적지 않은 시행착오를 경험했다. 이들 모두는 중도사퇴의 불명예를 안고 KAIST를 떠났다.
세계적 수준의 과학기술대학으로 성장하기 위해선 획기적인 변화가 반드시 필요하며 변화가 획기적일수록 더 많은 소통이 필요하다는 교훈을 얻었다.
괴짜 과학자에서 국내 최고의 과학기술대학 경영자에 도전한 이광형의 리더십이 성공하기 위해선 혁신과 소통을 모두 일궈내야 한다. 임기 후반기로 접어든 이광형의 시계가 빠르게 흐르고 있다.
◆ 평가
세계를 향한 KAIST의 비전에 걸맞은 열정과 리더십을 가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으며 KAIST 총장이 됐다. 남다른 창발적인 사고로 늘 새로운 길을 찾고자 노력한 점도 평가를 받았다.
실제 2001년 바이오와 ICT융합을 주장하며 바이오및뇌공학과를 설립했다. 2009년 지식재산대학원과 과학저널리즘대학원 설립, 2013년 국내 최초 미래학연구기관 문술미래전략대학원 설립도 주도했다. 세계 최초로 뇌공학과를 만든 주인공이기도 하다.
1999년부터 2000년까지 2년 가까이 방영됐던 SBS 드라마 카이스트 등장인물이었던 전산학과 괴짜 박기훈 교수(안정훈 분)의 실제 모델이다.
드라마에서도 나왔지만 실제로 ‘내 PC를 해킹하라’는 과제를 내기도 했다.
그는 대학조직도를 벽에 거꾸로 달아놓는다. 조직표 가장 위에는 학생들이 있다고 했다.
창의적이고 자유로운 교육과 연구를 강조하는 만큼 수평적 리더십을 추구한다.
학내에선 개혁의 아이콘이다. 개혁하지 않으면 KAIST의 존재 이유가 사라진다고 생각한다. 질문하는 학생을 길러야 하고 남과 달리 생각하는 학생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한다.
세계 일류 대학이 되는 첫 단계는 세계 일류가 되겠다는 생각에서 출발한다고 바라본다. 주변 사람과 같은 길을 걸으면 세계 일류가 될 수 없다, 친구와 경쟁하거나 남이 하는 걸 따라 하지 말고 남들과 다른 길을 가야한다고 늘 말한다. 다른 길을 가니까 실패할 수도 있다고 하면서 실패를 ‘교훈을 주는 성공’으로 해석하고 재도전의 용기를 주기 위해 실패연구소를 만들었다.
김정주(넥슨), 김영달(아이디스), 신승우(네오위즈), 김준환(올라웍스) 등 유명 벤처기업가들이 1990년대 전산학과 교수 시절 그에게서 배웠다. 이 제자들이 설립한 기업들의 연 매출 총합은 약 2.5조 원에 달한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카이스트신문의 설문조사 결과 임기 절반을 보낸 이광형의 리더십을 두고 학생들은 업무 수행 지지도, 호감도, 총장 적합도 모두 70% 이상의 긍정적 평가를 했다.
학생들은 특히 소통에서 후한 점수를 줬다. 공부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었다고도 평가했다. 2023년 봄학기부터 학부 신입생을 대상으로 도입된 P/NR(Pass or No Record) 제도와 새로운 전공 신설 등에 대해서도 우호적으로 평가했다.
◆ 사건사고
△성비위에 ‘솜방망이’ 처벌, 자회사엔 소송
KAIST가 학내 성비위에 대해 솜방망이 처벌을 내리고 자회사에 대한 특허 소송을 제기하면서 국회 국정감사에서 질타를 받았다.
김영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22년 10월18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KAIST, UNIST, GIST, DGIST 등 4대 과학기술원의 2018~2022년 성 비위로 인한 징계처분 29건 중 KAIST가 14건으로 거의 절반을 차지했다고 지적했다.
김영주 의원에 따르면 유사 강간 등의 혐의로 무기정학 처분을 받은 학생을 아무런 제재 없이 재입학시켰다가 학내 여성들을 대상으로 특정 신체부위를 불법촬영하다 적발돼 제적됐다.
교수 중엔 소셜앱에서 만난 미성년자와 성관계를 맺어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을 위반했고 지도학생과의 부적절한 성관계를 한 사건, 수면제를 음료수에 넣어 상해한 사건 등 사안의 심각함에도 파면 등의 징계는 단 한 건도 없었다며 KAIST의 시대착오적인 징계 양정기준에 대해 질책했다.
성비위 문제가 4대 과학기술원 중 가장 많은데도 2021년 4대 폭력 예방교육 이수 부진기관에 지정됐다. 의무교육인 4대 폭력 예방교육을 구성원들이 제대로 이수하지 않았다.
KAIST가 특허관리 자회사인 KIP를 상대로 미국에서 소송을 제기해 수억 원의 소송비용을 허비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KAIST가 지난 2022년 3월 지식재산권 관리 자회사인 KIP를 상대로 KAIST에 지급되어야 할 기술료가 KIP 미국 계좌에 입금되었다며 제소한 사건을 문제삼았다. KAIST는 당시 미국 일리노이주의 주 법원에 이 소송을 제기했는데 결국 기각을 당했다.
장 의원은 이번 제소를 두고 “소송비용 15만 달러의 혈세를 낭비한 것이며 자회사를 압박한 갑질”이라고 비판했다.
KAIST와 KIP 간에는 2012년과 2019년 두 차례에 걸친 업무 협약으로 분쟁이 발생할 경우 대한상사중재원의 중재 규칙에 따라 최종 해결한다고 협의한 상태에서 이와 같은 소송전으로 갈 필요가 없었다고 장 의원은 지적했다.
세금으로 키운 고급 과학기술인력들이 정부나 공기관이 아닌 대기업으로 대부분 진출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하영제 국민의힘 의원은 연 5천억 원이 넘는 국고가 지원되는 KAIST를 비롯 4대 과학기술원에서 수업료, 기숙사비, 학자금 등 학생경비를 지원해 배출된 인력들의 20%만이 국가 공공기관에 재직하고 있다는 점을 짚었다.
△부설기관 임직원 허위평가표로 보상금 챙겨
KAIST 부설 나노종합기술원 임직원들이 기술이전 기여자 평가표를 허위작성해 보상금을 부당 취득했다는 사실이 국감에서 드러나 비난을 받았다.
정필모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22년 10월14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나노종합기술원이 기여자 보상 평가점수표를 허위작성하는 방식으로 기술실시계약 체결에 아무런 기여가 없는 임직원 7명에게 기술이전 기여자 보상금 563만 원을 부정 지급했다고 질책했다.
2020년 KAIST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나노종합기술원 모 본부장은 기술이전 기여와 무관함에도 2018~2019년 총 9차례에 걸쳐 이같은 방식으로 기여자 보상금 320만 원을 챙겼다. 이 기간 기술이전 기여자 보상금 총액(1480만 원)의 20%를 부당취득한 셈이다.
실제 정필모 의원이 해당 임원의 기술이전 기여자보상 점수표를 확인한 결과 계약검토 외 기술이전 과정에서 구체적으로 역할을 한 내용이 기재돼 있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나노종합기술원은 감사 지적에도 관련자 징계나 보상금 환수 조처를 취하지 않은 것이 확인되며 비판의 목소리는 더 커졌다.
정필모 의원은 국민세금과 연구원들의 노력으로 얻은 기술 이전 성과를 내부 임직원들이 관행적으로 포장해 가로챘다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직접 감사해 관련자를 징계하고 부당 지급된 보상금 전액을 환수하라고 과기부에 요구했다.
△KAIST 뉴욕캠퍼스 단독 설립 좌초 논란
이광형이 임기내 반드시 일궈내겠다고 밝힌 뉴욕캠퍼스 설립 계획이 당초 단독캠퍼스에서 선회해 공동캠퍼스로 변경되면서 일각에선 ‘단독캠퍼스 설립 좌초’라는 지적이 나왔다.
해외에 대학캠퍼스 설립을 추진한 첫 사례였던 만큼 철저한 사전준비가 필요했지만 그렇지 못한 때문이란 것이다. 반면 최초 시도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시행착오는 불가피한 만큼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한 일이라는 변론도 나왔다.
2022년 7월26일 KAIST이사회는 임시이사회를 열고 이같은 뉴욕캠퍼스 설립변경안을 논의했다.
앞서 2021년 12월 재미교포 독지가로부터 부지를 기부받기로 하면서 캠퍼스 건립안을 동력을 얻는 듯 했다.
이광형은 배희남 미국 글로벌 리더십 파운데이션(GLF) 회장과 KAIST 뉴욕 캠퍼스 설립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배희남 회장은 3만3057제곱미터의 부지와 건물 매입을 약속했다. 배 회장은 1981년 도미해 부동산 사업으로 성공한 자산가로 알려졌다.
당시 KAIST는 실제 캠퍼스 개소 시점을 확정하진 않았지만 2~3년 안에 토지와 건물 매입을 마치고 미국 현지에서 교육기관 설립 허가를 받아 캠퍼스를 오픈하겠다는 계획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하지만 계획은 갑작스럽게 틀어졌다. 미국 뉴욕대와 공동캠퍼스를 조성하는 방식으로 당초 계획을 대신하기로 하면서 사실상 단독 캠퍼스 설립이 좌초됐다는 해석이 나왔다.
이는 미국 현지 제도상 원래 해외 대학을 설립하는 게 만만치 않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학 설립 과정에 있어야 할 주정부 협의, 인허가, 법적 문제 등을 충분히 검토하지 않고 지르기식으로 설익은 계획을 발표하면서 이와 같은 결과는 자초했다는 언론의 질타가 이어졌다.
일각에선 해외에 대학을 설립하려면 겪을 수밖에 없는 시행착오란 이야기도 나왔다.
KAIST는 언론 설명자료를 통해 “뉴욕대의 시설과 인력을 활용해 설립 초기 재정적, 절차적 안정성을 확보하고자 하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KAIST는 또한 “기존 단독 설립안은 개인 기부자에 대한 의존도가 과해 캠퍼스 설립과 운영에서 안정성을 도모하는 것이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2025년까지 공동캠퍼스를 조성해 운영하다가 2028년 당초 대로 단독 캠퍼스를 설립할 것이기에 초기 계획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덧붙였다.
△”부패행위 내부고발자 보호해야” 법원 판결
KAIST 전문연구요원 불량 복무 실태를 고발한 재학생을 부패행위 신고자로 인정하지 않은 국가권익위원회 결정이 부당하다는 법원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은 2021년 11월 KAIST 박사과정 학생이 권익위를 상대로 낸 신분보장조치요구 등 거부처분 취소 청구 소송에서 신분보장조치 요구 및 신분공개경위 확인 요구에 대한 각하 결정을 각각 최소한다고 판결했다.
언론에 따르면 해당 박사과정 학생은 2018년부터 대전충남지방병무청에 KAIST 전문연구요원의 대리출석과 허위출장 등의 문제를 수차례 신고했다.
그러자 지도교수가 다른 학생들의 개인정보를 해당 신고자가 무단 열람했다며 신고자의 컴퓨터와 외장하드를 압수하고 실험실 출입을 막았다고 했다. 학회 참여도 취소하고 지도교수 추천서 작성을 거부하는 등 내부고발자에 대한 불이익 조치라고밖에 할 수 없는 일들이 이어졌다고 했다.
이에 해당 학생은 2019년 권익위에 신분보장조치와 신분공개경위 확인을 요구하고 공익신고자로 보호를 요청했다. 하지만 권익위가 이를 거부했다. 이에 행정법원에 소송을 냈고 법원은 신분보장조치 요구를 거부한 권익위 결정은 부패방지권익위법 위반이라고 판단하고 승소판결을 내렸다.
법원은 신고자의 자료만으로 부패행위가 충분히 증명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신고인의 신분보장조치 요구를 각하할 수는 없다고 봤다. 신고했을 당시 내용이 부패행위로 판명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신분보장조치를 각하하는 것은 부패행위 신고를 장려하고 신고자를 보호하고자 하는 부패방지권익위법 취지에 어긋난다고 판결사유를 설명했다.
△군복무 대신 전문연구요원 채용비리 등 부실관리 적발
KAIST가 병역특례대상 전문연구요원 운영과정에서 비공개 채용과 응시원서 허위기재 등을 확인하지 않는 등 채용비리가 확인됐다. 또 군복무 대신인 전문연구요원들의 무단결근, 지각, 조퇴, 이탈 등을 대학이 방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2021년 6월10일 감사원이 발표한 KAIST의 전문요원 채용실태 감사 결과 위법부당 행위 7건이 확인됐다.
앞서 2020년 8월 4개 과학기술원 운용실태 감사 결과 KAIST에서 전문연구요원으로 편입되는 별정직 연구원을 채용하는 과정이 비공개로 이뤄지는 등 비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 같은 해 11월 별도로 KAIST 전문연구요원 채용실태 감사에 나섰다.
KAIST 한 교수는 전문연구요원 채용이 필요하지 않은 상태임에도 다른 대학의 모 교수가 특정 학생을 KAIST 전문연구요원으로 채용하고 대신 자신의 연구에 참여케 해달라고 부탁하자 해당 학생을 2019년 1월 위촉연구원으로 비공개 채용했다. 이렇게 채용된 학생을 3월 전문연구요원으로 편입시킨 것이 감사원에 의해 적발됐다.
감사원은 해당 교수에 대해 징계를 요구했다.
KAIST 교수에게 전문연구요원 채용을 청탁한 다른 대학 교수에 대해서도 직무상 의무와 청렴의무 위반으로 소속 대학총장에게 징계처분 등 조치토록 했다.
전문연구요원은 공개채용이 원칙임에도 KAIST는 수년간 전문연구요원을 이처럼 비공개로 채용한 사실이 확인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KAIST에 2016년 7월 공개채용 전환을 요구했으나, 1년이 넘은 2018년 8월이 되고서야 관련 규정을 개정했다. 규정 개정 전까지 1년반 이상 전문연구요원 90%를 비공개로 채용했다. 개정된 규정도 무시했다. 개정된 뒤로도 1년이 넘게 63%를 비공개 채용한 사실도 나중에 적발됐다.
전문연구요원 채용에서 KAIST는 응시원서 내용에 대한 진위 확인도 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특정연구에 참여한 이력이 없는데도 참여한 것처럼 꾸며 응시원서를 조작한 지원자를 합격시키기도 했다. KAIST 총장에게 이와 관련 채용업무를 철저히 할 것과 거짓 서류로 합격한 지원자에 대해선 인사규정에 따른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했다.
한편 KAIST 일부 전문연구요원이 근무시간에 무단 결근, 지각, 조퇴를 일삼고 실제 근무하지 않고도 정상근무로 등록돼 있는 등 복무가 현저히 불량했던 사실도 확인됐다.
전문연구요원 중엔 실제론 284일 근무일 중 83일간 무단외출한 사실도 적발됐다. 친구를 만나 집에서 휴식을 취한다든가 물품구매 등 개인용무를 보기 위해 근무지를 무단 이탈하는 등 심각성이 매우 컸다.
KAIST가 이같은 불량한 복무 실태에 대해 묵인했다는 비난이 일었다. KAIST 대학원생이 병무청에 내부고발하면서 비로소 비위사실이 드러났다.
△신성철 총장 표적감사 퇴출 시도 논란
KAIST 총장이 정부연구비 횡령 혐의로 검찰에 고발됐다가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이전 정부 임명인사에 대한 표적 감사와 무리한 퇴출 시도라는 논란이 일었다.
검찰은 2020년 7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신성철 KAIST 총장 고발 건과 관련해 증거불충분에 의한 혐의없음으로 최종 판단을 내렸다.
앞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2018년 신성철 당시 KAIST 총장가 디지스트(DGIST, 대구경북과기원) 총장 재직 기간인 2011~2017년 해외 연구기관과 벌인 공동연구 과정에서 정부연구비를 횡령했다고 보고 이를 검찰에 고발했다.
과기부는 당시 감사에서 로렌스버클리국립연구소(LBNL)에 굳이 지급할 필요가 없었던 연구비 22억 원을 보냈고 제자의 겸임교수 채용에 부당하게 개입했다는 등의 의혹을 제기했다. 과기부는 검찰에 신 총장을 고발하고 KAIST이사회에 총장 직무를 정지할 것을 요구했다.
곧바로 신성철 총장에 대한 감사와 그에 이어진 고발이 이전 정부 임명 인사에 대한 표적 감사라는 논란이 불거졌다. 신 총장은 직전 대통령인 박근혜씨의 초등학교 동창이었고 박씨가 이사장을 지낸 영남대에서 법인이사를 맡은 바 있다. 그는 박근혜 정부에서 KAIST 총장에 올랐다.
학내외에서 반발의 목소리가 컸다.
‘신성철 총장 직무정지 반대 서명운동’을 벌인 KAIST 교수들과 KAIST 동문회는 물론 과학계에 정치적 편가르기를 해선 안된다며 과학기술단체도 반대의사를 표명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야당 의원들은 특히 ‘전 정권 인사 찍어내기’라며 비난의 수위를 높였다. 국제학술지 ‘네이처’도 정치적 차원에서 내려진 과학자에 대한 숙청이라며 이례적으로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검찰고발 1년8개월 만에 신성철 총장에게 무혐의 처분이 내려졌고 문재인 정부는 KAIST 운영에 상당한 지장을 초래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서남표 방식 혁신의 엇갈린 성적표
미국 MIT 석좌교수였던 서남표 총장이 2006년부터 6년7개월간 이끌던 KAIST를 떠났다.
2013년 2월23일 학위수여식을 끝으로 KAIST총장으로서 공식일정을 마무리했다.
서남표 총장은 취임 초기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며 혁신을 통해 KAIST를 세계적 수준의 과학기술대학으로 성장시키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전임 로버트 러플린 총장과 함께 임기 도중 하차한 총장으로 KAIST 역사에 남게 됐다.
취임 초 서남표 총장은 MIT 모델을 도입해 교수 대 학생비율을 6대 1로 끌어올리기 위해 300여 명의 교수진을 추가 임용하고 학부 정원도 700명에서 1천명으로 늘리는 등 규모를 키웠다.
서남표 총장은 교수사회에 혁신을 일으켰다. 정년을 보장하는 교수정년(테뉴어)제도를 뜯어 고쳐 대학교수가 더 이상 철밥통이 아니란 점을 인식시켰다. 한 해 정년보장을 신청한 교수 40%가 탈락하기도 했다. 전임교수 588명 중 300여명이 교체되거나 새로 임용됐다. 계속적인 교육’연구성과 없이는 정년보장을 받을 수 없도록 한 제도는 국내 교수사회를 발칵 뒤집어 놨다. 이 제도는 전체 대학들로 퍼져나갔다.
모든 강의는 영어로 진행하도록 하는 등 교육방식도 바꿨다.
등록금제도에도 칼을 댔다. 2007학년도 신입생부터 평점 3.0에 미달인 학생은 수업료를 일부 혹은 전부 부담하도록 하는 제도를 도입했다. 이른바 징벌적 등록금제였다. 세금으로 수업료를 지원받는 만큼 더 열심히 공부하도록 하겠다는 게 당초 취지였으나 2011년 학생 4명이 잇따라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벌어지자 폐지 수순을 밟았다.
학생자살 사건을 계기로 교수들의 반발은 가시화됐다. 과열경쟁을 부추기고 독단적 경영을 한다며 교수협의회는 총장 퇴진을 요구했고 학내 갈등은 격화되기 시작했다.
결국 서남표는 두 번째 임기 4년을 채우지 못하고 2년7개월 만에 KAIST 총장 자리에서 내려왔다.
서남표는 KAIST를 떠나며 언론 인터뷰를 통해 “특히 연이은 자살 사건에 대해 마음이 아프다”며 “굉장히 복잡한 문제를 너무 단순하게 보도했다. 학생, 가족, 친구들에게 2차피해가 갈까봐 이야기를 하지 않았는데 그것이 잘못이었다”고 항변하기도 했다.
서남표의 개혁은 임기 내 KAIST를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급진적 혁신방안이 학내 구성원들의 이해와 동의없이 밀어부쳐지면서 결국엔 실패할 수 밖에 없었다는 지적을 받았다.
하지만 교수정년(테뉴어)제도 변화, 교수 대 학생비율 등 교육환경의 개선, 교수 연구성과 제고 등을 통해 실제로 QS세계대학평가에서 2006년 198위였던 KAIST가 2012년 63위로 뛰어오르는 등 세계적 수준으로 가는 발판을 마련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노벨상 받은 첫 외국인 총장 중도하차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이자 국내 최초의 외국인 총장 로버트 러플린 KAIST 총장의 연임이 불발됐다. KAIST 이사회가 러플린 총장과의 재계약을 하지 않기로 최종 결정했다.
2006년 3월28일 언론은 러플린 총장 연임의 걸림돌이 된 건 교수들과의 갈등이었다고 지목했다.
‘과학기술계의 히딩크’로 기대를 모았던 러플린 총장은 강한 혁신 드라이브를 걸었다. 러플린 총장은 취임 당일 언론 인터뷰에서 KAIST를 자신이 교수로 있던 미국 스탠포드대학교를 비롯 세계의 모든 대학이 본받고 싶은 연구중심대학으로 만들겠다고 했다.
2004년 7월 취임한 러플린은 하지만 6개월 만에 교수과 갈등을 빚으며 학교는 혼란에 빠졌다.
러플린 총장이 학부중심의 사립대학으로 가겠다는 안을 내놓자 교수들은 반발했다. 교수 연구비 차등지급정책도 문제로 지적됐다. 교수들은 이 같은 개혁안이 충분한 논의없이 일방적으로 추진됐다고 비판했다. 기본적 행정능력도 검증받은 바 없고 한해 3분의 1 가까이를 해외에 체류하면서도 정작 해외대학과 교류증진의 기회도 만들지 못했다며 비판을 이어갔다. 2006년 3월 초 교수협의회 설문조사에서 89%가 계약연장을 반대했다.
결국 총장-교수간 갈등은 학부장, 학과장들의 집단 사퇴로 이어지며 내홍은 심화됐다. 러플린 총장을 두고 해외에선 한국과 KAIST를 폄훼하고 국내 언론에선 ‘이공계중심대학은 정치구호일 뿐’이라고 일축하면서 KAIST를 스스로 깎아내렸다는 공격이 이어졌다. 러플린 총장이 학부모들에게 ‘이공계는 비전이 없고 금융과 의료 등이 돈을 벌 수 있다’는 등의 부적절한 발언들을 쏟아냈다는 말까지 돌았다.
하지만 학생들은 러플린 총장의 연임에 긍정적이었다.
러플린 총장의 계약만료를 앞두고 학생 408명을 대상으로 카이스트신문이 실시한 설문에서 연임 찬성이 반대를 앞섰다.
2006년 3월28일 카이스트신문에 따르면 러플린 총장 임기연장과 관련 학부생 44.3%, 대학원생 37.1%가 찬성했고 반대의견은 학부생 22.2%, 대학원생 32.3%로 나타났다.
러플린 총장 부임 후 KAIST 평판도에 대한 평가는 학부생 44.8%, 대학원생 40.3%가 상승했다는 반응을 보였고 국제화 추진정책에 대해선 학부생 62.0%, 석박사과정 60%가 긍정적으로 답해 적극적인 호응을 얻었다.
반면 KAIST 사립화’종합대학화에 대해선 학부생 50.2%, 대학원생 71.5%가 부정적인 반응을 나타내 학생들에게도 환영받지 못했다.
러플린 총장이 임기중이었던 2005년 4월 발표한 KAIST 혁신 방안을 보면 △미국 MIT를 벤치마킹해 학부과정에 경제’의학’법학’예술’문화 분야 교과과정 신설 △외국인 교수 비중 15%까지 확대 △언어교육 강화 △신임교원에게 10억 원 이상의 정착금 제공 등 파격적인 내용이 포함됐다.
당시 러플린 총장은 KAIST에 의대와 법대 신설안도 내놓기도 했다.
실패로 끝난 러플린식 혁신은 무분별한 외국인 총장 영입과 무리한 실험으로 학내 갈등을 증폭시켰다는 지적을 받았다. 외국인 학자나 연구자를 영입하려던 적극적인 움직임에도 제동이 걸렸다.
◆ 경력
1985년 KAIST에 전산학과’바이오및뇌공학과 교수로 부임했다.
2000년부터 2001년까지 정보통신부 지정 ITRC해킹바이러스연구센터장을 맡았다.
2001년부터 2004년까지 KAIST 국제협력처장으로 일했다.
2003년부터 2006년까지 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장을 지냈다.
2006년부터 2009년까지 삼성미래기술연구회 간사장을 맡았다.
2006년부터 2010년까지 KAIST 교무처장으로 활동했다.
2006년부터 2012년까지 KAIST 과학영재교육연구원장으로 일했다.
2011년부터 2012년까지 교육과학기술부(교육부) 융합인재교육자문위원장,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운영위원 및 정책조정전문위원회 회장직을 수행했다.
2012년부터 2013년까지 대통령 소속 국가지식재산위원회 분쟁해결선진화특별위원장을 맡았다.
2013년부터 2017년까지 KAIST 문술미래전략대학원장을 지냈다.
2013년부터 국회 대한민국 특허(IP) 허브 국가추진위원회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2014년부터 2016년까지 미래창조과학부 창조경제문화운동민간위원장을 역임했다.
2014년부터 2017년까지 미래창조과학부 미래준비위원장으로 활동했다.
2015년부터 2017년까지 대통령 소속 국가지식재산위원회 위원으로 일했다.
2015년부터 특허법원 사법행정자문위원으로 있다.
2016년부터 2017년까지 미래부 기초연구추진위원장을 맡았다.
2017년부터 과학기술부 과학기술기본계획미래위원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2018년부터 2020년까지 국회 미래연구원 이사로 있었다.
2019년부터 2021년까지 KAIST 교학부총장을 역임했다.
2019년부터 국방부 국방개혁자문위원으로 있다.
2020년부터 2021년까지 대통령 소속 국가교육회의 위원으로 활동했다.
2021년부터 교육부 국가교육과정정책 자문위원회 위원, 기획재정부 제5기 중장기전략위원회 위원장, 특허청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 기본계획수립추진단장을 맡고 있다.
2022년부터 경찰 미래비전위원회 위원장, 법무부 정책위원회 위원장으로 있다.
◆ 학력
1978년 서울대학교 산업공학과를 졸업했다.
1980년 KAIST에서 산업공학과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1982년 프랑스 INSALyon(리옹 국립응용과학원) 전산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1985년 프랑스 INSALyon(리옹 국립응용과학원) 전산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 상훈
1999년 정보문화진흥상 국무총리상을 수상했다.
2003년 프랑스 정부훈장(Chevalier)을 수훈했다.
2012년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위원장상을 받았다.
2016년 대한민국 국민훈장 동백장을 수훈했다.
2020년 국회의장 공로상을 수상했으며 대한민국 녹조 근정훈장을 수훈했다.
◆ 기타
1994년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정회원, 2007년 한국공학한림원 정회원으로 선정됐다.
세계적 수준의 저널 편집도 담당해 ‘Journal of Uncertainty Analysis and Applications’, ‘Journal of Advanced Computational Intelligence’, ‘World Futures Review’에서 부편집장을 역임했다. IEEE Computational Intelligence Society의 한국지부장을 맡기도 했다.
주요 저서 중 일반대중서로는 ‘2030년, 미래전략을 말한다'(이학사, 2011), ‘3차원 창의력 개발법'(비즈니스맵, 2012), ‘누가 내 머릿속에 창의력을 심어놨지? 카이스트 이광형 교수의 3차원 창의력 개발법'(문학동네, 2015), ‘국회로 간 카이스트(카이스트 교수들이 말하는 국가미래전략)'(심북스, 2015), ‘미래 경영'(생능, 2015), ’10년 후 대한민국 뉴노멀 시대의 성장전략(미래전략 보고서)'(시간여행, 2016), ‘세상의 미래(인류가 겪을 변화를 통찰하는 미래학의 향연)'(MID, 2018), ‘미래의 인재, 대학의 미래(학생이 대학을 선택하는 시대)'(포르체, 2022), ‘우리는 모두 각자의 별에서 빛난다'(인플루엔셜, 2022) 등이 있다.
◆ 어록
“AI와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영역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AI에 설명가능성을 부여하는 XAI연구센터를 운영중이고, 네이버와 초창의적 AI 연구센터를 설립해 대규모 멀티모달 생성AI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김재철 AI대학원도 있다. 미래형 AI 과학영재학교도 예타 조사 면제를 받아 설립이 순항 중이다. 학내에 AI를 연구하는 교수진이 50여명이고 관련 응용분야도 200명이 넘는데, 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다. AI만 연구하는 교수가 기존의 2배, 100명은 돼야 한다. 모든 과학기술이 그렇지만 원천 분야를 연구해야 성과가 배가된다. 순수 AI 연구진 확충으로 이를 이루고자 한다. 기업 연계도 확대하고자 한다. 현재 반도체, 배터리, 디스플레이 영역에서 계약학과를 운영하고 있다. 기업에서 원하는 인력을 양성하는 이런 사례를 보다 늘리고자 한다.” (2023/09/19, 전자신문 인터뷰에서 디지털 영역에서 KAIST의 역할을 묻는 질문에)
“수능은 정해진 시간 내에 많은 문제를 정확히 푸는 능력을 보는 ‘스피드 게임’이다. 시간을 아끼고 분배하기 위한 문제 풀이 기술이 유독 발달한다. 수학도 논리를 이해하기보다는 패턴을 분류하고 암기해 푸는 학생이 너무 많다. ‘킬러 문항’의 변별은 최상위 0.1% 이야기다. 수능 응시자 45만명 중 중간 그룹인 10만~20만은 수능 성적으로 변별이 하나도 안 되는데 누구도 문제 삼지 않는다. 만점자가 1000명 나오면 어떤가. 각 대학의 선발 자율권을 확대하면 만점자가 많아도 변별할 수 있다.” (2023/07/26, 조선일보 인터뷰 가운데 수능과 ‘킬러 문항’ 논란에 대해 답하며)
“평상시 따스한 인간관계를 형성해 놓지 않으면 가슴속에 문득 떠오르는 실존적 허무와 공허함을 어떻게 감당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다. 이미 대도시에서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사람들의 비율이 늘어가고 있는 현상이 이를 예고하고 있다. 건강한 인간 사회를 위해 감성지능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현재 우리 학생들이 성인으로 성장하여 활동하게 될 약 20년 후인 2043년에는 특이점(Singularity) 시대에 진입해 있을 것이다. 인공지능이 인간 지능을 뛰어넘는 세상이다. 그때에는 개인은 물론 국가도 특이점에 맞는 경쟁력을 요구받게 될 것이다. 분야’지역’재능의 인적자원 활용에서 3차원 균형 전략을 준비해야 하겠다.” (2023/05/16, 중앙일보 ‘국가 인적자원의 3차원 균형 전략’에 대한 칼럼에서)
“2022년 공개된 그림 인공지능인 DALL’E는 인간 고유 영역이라 여겨지던 창의성마저 침범했으며, 같은 해 공개한 인공지능 챗봇 ChatGPT는 판을 거듭할수록 인간이 쓴 것과 구별하기 어려운 글을 써서 충격을 안겨줬다. 과학기술의 급속한 발전에 따른 일련의 변화는 교육계에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학생들이 과제물을 챗봇으로 작성했는지 아닌지를 어떻게 구분하느냐와 같은 질문이 아니다. 그보다는 챗봇과 같은 신기술을 어떻게 창의적으로 활용해서 새로운 지식을 창출해낼지 그리고 그런 인재를 키워내는 교육은 무엇인지 고민해야 한다.” (2023/03/06, 헤럴드경제 게재 리더스칼럼 ‘과학인재가 국가경쟁력’ 중에서)
“KAIST가 현재 전 세계에서 40위 정도 하는데, 10위권으로 올라가기 위해선 ‘따라하기’에서 벗어나 누구도 가지 않은 새로운 길을 가야 한다. KAIST는 남들이 하지 않는 최초의 연구, 세상에 없는 문제를 찾아 연구하는 자세, 이를 통해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인재를 배출하는 등 세계 초일류로 가는 길을 지향해야 한다. KAIST가 새로운 도약과 새로운 길을 가려면 새로운 에너지가 필요하다. 그 새로운 에너지는 KAIST 구성원이 초일류가 될 수 있다는 의식혁명에서부터 출발한다. 초일류 의식을 갖게 되면, 지금보다 한 단계 올라서면 그 다음엔 그보다 한 단계 더 올라서겠다는 목표를 갖게 해 주는 원천이다.” (2022/04/18, 디지털타임스 인터뷰 중에서 KAIST의 새로운 길에 대해 설명하며)
“늘 이렇게 본다. 전혀 이상하지 않다. 모든 것을 거꾸로 보고, 거꾸로 생각하는 습관을 키우지 않으면 새로운 것은 나올 수가 없다. 모든 것은 생각하기 나름이다. 15년 전부터 TV를 거꾸로 보기 시작했다. 나 스스로를 자극하기 위한 것, 나 스스로를 변화시키기 위한 것, 나 스스로를 안주하지 않게 하기 위한 것이다. 고정관념을 깨기 위해 뭐든 거꾸로 본다.” (2021/08/10 경향신문 인터뷰에서 공관에 거꾸로 설치된 TV에 대해 묻자)
“코로나19(COVID-19) 백신도 못 만들고 처량한 신세 아닌가. 신약 개발은 혼자하는 게 아니라 팀이 하는 거다. 화학자, 생물학자, 의사 등 여러 분야에 사람들이 종합적으로 팀을 이뤄야 연구결과물이 나온다. 축구로 말하면 포드, 윙, 골키퍼, 센터 등 각 포지션을 맡은 선수들이 있는 거다. 그런데 우리나라 바이오 신약 개발팀에 하나의 포지션이 비워져 있다. 바로 의사다. 축구로 치면 센터다. 전체 코디네이터를 하는 역할이 빠진 것이다. 의사가 있어야 의료데이터를 다루고 병원과 연계해 실험도 한다. 바이오 생명과학과 이를 통한 창업이 대세가 돼가는 지금 의전원을 추진해 효과적으로 대응해 나가야 한다.” (2021/08/02, 머니투데이 인터뷰에서 ‘과학기술의과학 전문대학원’ 설립에 대해 설명하며)
“만약 대학교에 떨어지지 않고 그냥 갑자기 합격했더라면 세상 무서운지 모르고 나대고, 까딱까딱하고 다녔을 거다. 한 번 부족한 걸 알았기 때문에 다른 사람 만나면 저분은 나보다 우수한 사람, 내가 배워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 것 같다. 실패가 굉장히 귀중한 자산이다. 좋은 실패 사례를 성공을 위한 디딤돌로 해석해, 사람들을 격려해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줄어들 수 있다. 그러면 우리 사회가 좀 바뀌지 않을까 싶다. (중략) 대학 후기 시험날 (전기시험에)함께 떨어진 친구들과 강화도에 놀러갔다. 나중에 알았는데 아버지는 이 이야기를 전해듣고 굉장히 좋아하셨다. 후기시험 보는 대신 놀러간 아들이 다행스럽다고 느낀 아버지로부터 자존감을 얻었다. 아버지가 기대한다는 믿음은 몇마디 말보다 더 큰 격려였다.” (2021/04/14, 뉴스1 인터뷰 중에서 대입실패담에 대해 언급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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