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콘서트 / 사진=KBS2 |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개그콘서트’가 공개 코미디의 명맥을 잇기 위해 3년 만에 돌아왔다. 환골탈태보단 익숙한 웃음을 택한 ‘개그콘서트’는 과연 또 한 번 전성기를 맞이할 수 있을까.
지난 12일 KBS2 ‘개그콘서트’가 3년 만에 1051회로 방송을 재개했다. 이날 방송분은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 기준 4.7%(이하 전국 가구 기준)을 기록했다.
이날 약 80분간 진행된 ‘개그콘서트’에선 ‘2023 봉숭아학당’을 시작으로 남매 듀오 악뮤를 패러디한 ‘급동 뮤지션’, 인터넷 방송을 배운 90세 김덕배 할아버지, 플러팅 ‘성공률 100%’의 백 프로 등의 개그를 선보였다.
이어 저출생 시대 귀한 ‘금쪽이’들이 다니는 ‘금쪽 유치원’에서는 기쁨이와 사랑이의 캐릭터 쇼를, 유튜브 채널 ‘폭씨네’의 인기 캐릭터 니퉁을 ‘개콘’에 소환한 ‘니퉁의 인간극장’에서는 김지영이 필리핀 며느리 니퉁을 연기했다.
신인들을 앞서운 ‘진상 조련사’ 코너에선 개그맨 김시우가 진상 손님 조련사 조진상 역을 맡았고, 나현영은 정태호, 송병철과 함께 출연한 ‘볼게요’에서 주먹을 입 안에 넣고, ‘스우파’ 잼 리퍼블릭의 오드리의 춤을 따라 하는 등의 개그를 선보였다.
이밖에도 마치 숏폼 영상을 보는 듯 짧은 호흡으로 전개되는 ‘숏폼 플레이’, 방주호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하이픽션’의 ‘똥군기’ 시리즈를 차용한 ‘조선 스케치 내시 똥군기’ 등의 코너를 선보였다.
특히 3년 만에 돌아온 ‘개그콘서트’에선 익숙한 개그와 더불어 신인들을 내세우며 분골쇄신의 정신을 보여줬다.
개그콘서트 / 사진=KBS2 |
다만 완전한 새로움은 아니었다. 오히려 기존과 비슷한 결의 개그를 답습하는 일부 장면들은 아쉬움을 안겨줬다. 특히 지난 2020년 잠시 멈췄던 ‘개그콘서트’를 향해 가장 많은 지적이 쏟아졌던 부분인 인종차별, 외모비하, 희화화 등에 대한 개선은 눈에 띄지 않았다.
‘니퉁의 인간극장’에서는 필리핀 며느리 니퉁, 그와 알콩달콩 살아가는 남편, 니퉁을 구박하는 시어머니의 티키타카를 그려냈다. 다만 시어머니가 니퉁을 향해 “하여간 재수 없다” 등의 발언을 이어가며 불편함을 자아냈다. 이는 한국어가 서툰 니퉁이 “재수 없다”는 말을 배우며 시어머니에게 이를 역이용한다는 개그였으나, 약자인 외국인 며느리를 향한 대사라는 점에서 시대착오적이라는 지적이 인다. 또한 명품백을 밝히는 여성 캐릭터의 모습도 마찬가지다.
또 다른 코너 ‘진상조련사’에서는 송영길이 진상 손님을 연기하며 ‘힙지로’라는 지명을 이용해 엉덩이를 노출하는 등 일차원적인 개그 코드를 보여줬다.
더불어 유튜브 채널과 관련된 코너들을 선보이며 공개코미디만의 매력이 다소 부족하다는 의견도 쏟아졌다. 긴 휴식기간에도 불구하고, 기존과 비슷한 수준의 개그코드라는 지적도 더해졌다.
앞서 ‘개그콘서트’는 1999년 9월 첫 방송돼 다수의 인기 코너와 국민 유행어들을 탄생시켰다. 특히 최고 시청률이 30%에 육박하며 큰 사랑을 받았으나 전성기를 지나 지난 2020년 6월을 마지막으로 잠시 막을 내렸다.
몇 년 만에 돌아온 ‘개그콘서트’는 추억을 향한 기대 반, 아쉬운 성적표에 대한 우려 반으로 출발했다. 이어 1회가 아닌 1051회로 다시 시작점에 선 ‘개그콘서트’는 4%대 성적표를 받게 됐다. 다만 기존과 같은 명성을 되찾기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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