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 세대를 중심으로 위스키로 만든 ‘하이볼’이 유행하고 있는 가운데, 일본산 위스키의 몸값도 올라가고 있다.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수요가 꾸준히 늘면서 일부 고급 일본 위스키 가격은 5년 새 40% 가까이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국의 슈퍼 등의 판매 데이터를 모은 닛케이 포스(POS·판매시점정보관리 시스템) 정보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보도에 따르면, 위스키·브랜디 등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매장 평균 가격은 지난 10월 1624엔으로 5년 전인 2018년 10월보다 20%가량 올랐다. 1인당 구매 금액을 종목별로 분석하면 일본 위스키 양대 산맥인 산토리와 아사히(닛카 위스키)의 고급 위스키 가격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높은 품질로 재패니즈 위스키 브랜드 확립한 日
무엇보다 위스키의 가격 상승을 이끄는 것은 수요 대비 공급 부족 현상이다. 위스키의 경우, 숙성 기간이 필요해 공급량을 한 번에 늘리기 어렵다. 이러한 지속적인 공급 부족이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
여기에 일본 위스키가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에서도 인기를 끌면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일본 위스키는 2000년대부터 2010년대에 걸쳐 해외에서 인정받아 품질 높은 재패니즈 브랜드를 확립을 위해 노력해 왔다.
이 노력에 따라 2020년대 들어 해외를 중심으로 일본 위스키 붐이 크게 일었고, 이는 곧 공급 부족 현상으로 나타났다. 지난 5년간 산토리 히비키는 가격이 40%가량, 야마자키는 25% 정도 올랐다. 아사히그룹 계열 닛카 위스키 요이기와 미야기쿄 등도 올랐다.
아울러 ‘하이볼’로 주로 사용되는 가쿠빈의 생산하는 산토리는 생산시설 확충에 따른 비용 증가를 이유로 지난해 4월 출하분부터 야마자키의 희망 소매 가격을 7% 올렸지만, 시장 평균 가격은 이미 이를 넘어섰다.
10년 전보다 22배로 늘어난 일본 위스키 수출액
위스키의 인기는 2000년대 초반 고점을 찍은 뒤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였으나, 코로나19 이후 집에서 마시는 홈술과 혼자 마시는 혼술 문화가 자리 잡으며 다시 급증하는 분위기다.
특히 과거와 달리 ‘힙’한 술이란 인식이 생기며 젊은 세대 사이 인기가 상당하다. 위스키에 탄산수나 토닉워터 등을 섞어 마시는 ‘하이볼’의 유행도 위스키 열풍에 한몫했다.
하이볼 붐이 일면서 주목받은 가쿠빈 위스키의 가격도 단기간에 올랐다. 산토리는 지난 7월 출하분부터 가쿠빈 가격을 인상했다. 가격은 2018년 10월 대비 20% 남짓 높은 수준이다.
한편, 일본 재무부 무역통계에서 위스키 수출액은 지난해 560억엔으로 10년 전보다 22배로 늘었다. 수량 기준으로도 7배 증가했다. 공급 부족은 일본에서도 마찬가지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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