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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잃어버린 30년’처럼…”피크 찍은 한국은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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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경제계 일각에서 ‘한국 피크(peak)론’이 대두해 관심이 쏠린다. 한국 피크론이란 한국의 경제 성장이 사실상 정점을 맞이했으며, 앞으로는 긴 정체 또는 쇠락에 접어들 수 있다는 예상이다.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는 고령화로 인한 잠재 성장률의 감소다.

13일(현지시간) 일본 경제 매체 ‘머니1’은 ‘한국은 끝났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매체는 “한국 언론에서 중국 경제를 두고 ‘피크 차이나’라는 용어를 쓰지만, 한국은 다른 나라를 걱정할 때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매체는 ‘한국 피크론’을 내세우며 그 근거로 해마다 감소하는 한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자료를 내놨다. 한국의 GDP 성장률은 1980년대 평균 8.88%를 기록했지만, 10년마다 순차적으로 떨어졌다. 1990년대에는 7.30%, 2000년대에는 4.92%, 2010년대는 3.33%를 기록했다.

2020년대는 2020년부터 2023년까지 4년 차 자료밖에 나오지 않았다. 그런데도 성장률은 1.90%로 급감했다. 앞으로 한국의 경제 성장률이 계속 내리막길로 접어들면 1%대 초반까지 하강할 우려도 있다.

한국 피크론이 대두되는 배경에는 고령화로 인한 노동력 감소가 야기한 잠재성장률 급감이 있다. 잠재성장률은 한 국가의 경제가 인플레이션을 유발하지 않고 이룰 수 있는 최대치의 성장률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내년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1.7%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

또 골드만삭스 글로벌 투자연구소의 최근 보고서를 보면, 한국은 지난해 기준 명목 GDP 세계 12위를 기록했으나 앞으로 점차 하락해 2050년에는 순위권 외(15위 이하)로 밀려나고, 2075년에는 아예 순위권 내에 들지 못할 전망이다.

급락하는 잠재성장률 문제는 이미 국내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앞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달 19일 기준금리 결정 직후 간담회에서 한국의 성장률에 대한 우려를 전한 바 있다.

이 총재는 이날 “미국 경제가 견고해 중립금리가 올라가더라도 한국은 10~20년 인구 고령화 때문에 잠재성장률이 떨어질 수 있다”라며 “균형금리가 하락 국면으로 갈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이 오르고 우리가 내려간다면 어떤 변화가 있을지 답이 잘 보이지 않는다”라고 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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