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찰이 용주골 단속에 나서면 그냥 구속만 되는 게 아니라 숨겨둔 현금에 다른 사업장까지 모두 털린다는 인식을 심어주면 생각 보다 쉽게 성매매집결지 폐쇄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지방청급인 경기북부경찰청의 강한 의지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지난 2021년 5월 수원역 성매매집결지 폐쇄를 주도했던 김원준 전 경기남부경찰청장은 최근 파주시 팀장급 이상 공직자를 대상으로 한 교육자리에서 경찰의 끈질기고 강력한 단속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수원역 성매매집결지 폐쇄는 성매매 업주들로부터 ‘자진 폐쇄’를 이끌어 낸 전국 최초의 사례로, 당시 김 전 청장의 지휘 아래 집중적이고 지속적인 업수 단속과 업주들의 비리에 대한 강력한 수사가 이런 성과의 기반이 됐다는 평가다.
그는 “이전 경찰서에서 성인오락실 단속을 해보니 어설프게 손 대면 더 음성적으로, 더 깊숙히 파고 들어 성과도 없이 고생만 한다는 경험을 했다”며 “처음 수원역 성매매업소를 파악해 보니 총 103곳이 운영되고 있었고, 한번의 단속으로 효과를 낼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해 고심을 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김 전 청장은 이를 위해 가장 규모가 크고 악질적으로 운영하는 업소를 선별하기 시작했고, 단속의지를 따져 보기 위해 필수 인력도 직접 면접까지 봐가며 찾아냈다. 김 전 청장은 “오랜 시간이 걸려 엄마에 이어 아들까지 대물림하며 여러 업소를 운영해 온 곳을 찾아 내 바로 수사에 착수했다”며 “압수수색을 시작으로 업주들을 구속시킨 데 이어 그동안의 범죄 수익금 수십억 원을 몰수했다”며 “여기서 그치지 않고 세무서에 탈세 의혹을 신고해 4억 3000만 원 가량의 세금까지 부과하도록 조치했다”고 말했다.
그는 “업주들 사이에서 구속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돈이 털리고 거지가 된 이후에 세금까지 부과되는구나 하는 인식이 쌓이면서 생각 보다 쉽게 연말까지 자진철거하겠다는 제안이 왔다”며 “하지만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결국 5월 말에 모두 자진철거에 나섰다”고 강조했다. 60여 년이나 존속해 온 수원역 성매매집결지가 본격적인 수사에 나선 4월 이후 한 달만에 이뤄진 성과다.
김 전 청장은 “내가 태어나기 전에 생긴 용주골도 폐쇄가 힘들 거라는 생각이 팽배하지만 파주시가 나서 시작은 했고, 협업을 통해 한발한발 가면서 철거에 이르게 되면 파주시를 한 단계 발전시킨 보람과 자긍심으로 박수를 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독려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