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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대생 자취방 몰래 들락거린 20대, 다른 집도 침입 시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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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면식 없는 여성의 집을 여러 차례 침입한 혐의로 입건된 20대 남성이 다른 집에도 침입하려고 했다가 미수에 그친 사실이 밝혀졌다.

13일 대전경찰청에 따르면 20대 남성 A씨는 지난달 대전 동구의 한 주택에 침입을 시도했으나 거주자가 소리를 질러 미수에 그쳤다.

앞서 A씨는 지난달 7일부터 약 한 달간 세 차례에 걸쳐 대전 동구에서 자취 중인 여대생 B씨의 집에 침입해 물건을 훔친 혐의(주거침입·절도)로 경찰조사를 받아왔다.

A씨의 범행은 외출한 B씨의 휴대전화로 누군가가 PC 카카오톡에 접속했다는 알림이 뜨면서 드러났다. B씨는 귀가 이후 화장실 변기 커버가 올라가 있고 세탁기 전원이 중간에 꺼진 것을 이상하게 생각해 집 근처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인했다. 이를 통해 A씨의 범죄사실을 알게 된 B씨는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CCTV 영상분석과 압수영장 발부 등을 통해 용의자 이동 동선과 신원을 파악해 지난 8일 A씨를 입건했다. 그는 B씨의 자취방 앞 에어컨 실외기를 발판 삼아 창문에 올라간 다음, 방범창 사이 30cm 공간에 몸을 밀어 넣어 들어가는 방식으로 침입했다. A씨는 B씨의 방에서 립밤과 음료수 등을 훔쳐 나왔다. 그는 범행 후에는 창문이 아닌 현관문을 통해 밖으로 빠져나왔다. 심지어 A씨는 B씨 집 창문 앞에서 소변을 보기도 했다. 다만 A씨가 B씨를 지속해 훔쳐보거나 스토킹한 혐의는 발견되지 않았다.

B씨는 이번 일로 거주지를 옮겼지만, 극도의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B씨는 연합뉴스에 “침입 시각을 확인해 보니 제가 집에서 나가고 불과 1~2분 뒤였다”며 “누군가가 저를 계속 관찰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너무 힘들다. 집에 사람이 없는데도 두리번거리게 되고 무섭다”고 말했다.

회사원인 A씨는 경찰 조사과정에서 모든 범행을 시인하면서도 “성적인 목적은 아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외 별다른 범행 동기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고 있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다른 집을 추가로 더 침입한 정황 등이 있는지를 조사 중이다.

경찰은 조사 과정에서 드러난 주거침입미수 1건과 3건의 주거침입 혐의를 종합해 A씨에 대해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검찰은 이를 청구하지 않기로 했다. 대전지검 관계자는 “A씨가 초범이고 경찰조사에서 범행을 모두 자백했다”며 “증거인멸과 도주 우려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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