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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내’ 택시 개편 못 박았지만…갈 길 먼 카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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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모빌리티가 연내 택시 사업 개편안을 마련하겠다고 못 박았다. 일단 가맹택시(카카오T 블루)의 실질 수수료율을 3% 이하로 낮추고 배차 시스템을 단순화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겸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이 ‘모든 사업의 원점 재검토’를 내건 만큼 전향적 의지를 보였다. 다만 수수료 인하와 다른 안건들이 복잡하게 맞물려 있고 택시 사업자들 간의 이견이 있어 갈 길이 먼 상황이다.

가맹수수료 3% 이하로…배차 시스템도 개편

13일 카카오모빌리티는 오후 2시부터 8시까지 택시 4단체(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 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및 가맹택시협의회(한국개인택시티블루협의회)와 릴레이 간담회를 열고 택시사업 개편안을 논의했다.

우선 카카오모빌리티는 가맹택시 수수료율을 현행 최대 5%에서 3% 이하로 낮추기로 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자회사 케이엠솔루션을 통해 가맹택시 운행 매출의 20%를 수수료로 떼어가고 제휴 명목으로 15~17%를 택시기사에게 돌려준다. 가맹택시가 내는 실질 수수료율은 최대 5%인데 이를 3% 이하로 낮추는 것이다. 아울러 가맹택시에 대한 콜 몰아주기를 개선하기 위해 배차 시스템을 단순화하기로 했다.

이 외에 카카오모빌리티와 택시 4단체는 ▲가맹 운영 구조 변경 ▲근무환경 개선 등에 대해 논의하기로 했다. 택시발전 상생협의회를 구성해 세부 내용을 조율하고 이달 안에 추가 간담회를 열기로 했다. 이를 통해 연내 택시사업 개편안을 마련해 내년부터 본격 적용할 방침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사업 개편에 필요하다면 재정이나 연구·개발(R&D) 자원을 투입하는 등 전향적 태도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는 간담회에 참석하기 전부터 “카카오 택시를 원점에서 재검토한다는 마음으로 얘기를 들을 것”이라며 “여러 의견을 조율해 빨리 방안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같은 날 오전 김 센터장이 “모든 사업과 서비스를 원점에서 검토하겠다”고 밝힌 만큼 카카오모빌리티의 사업 개편이 그룹의 첫 번째 쇄신 과제가 된 것이다.

택시사업 자체가 고차방정식…벌써부터 사업자 이견

카카오모빌리티가 적극적인 의지를 나타냈지만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일단 모든 가맹택시가 수수료 인하를 적용받는 것은 아니다. 현재 카카오 가맹택시를 운행 중인 기사는 5만명이 넘는다. 이를 일괄 변경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수수료를 내리려면 페이백 방식의 가맹운영 구조부터 바꿔야 하는데 이는 또 다른 문제다. 이에 카카오모빌리티는 수수료 3% 이하의 새 가맹 상품을 연말까지 내놓기로 했다. 일단 신규 가맹 기사에게 새 상품을 적용하고 기존 가맹 기사가 갈아탈 수 있는 선택권도 보장할 방침이다.

배차 시스템 단순화도 쉬운 문제가 아니다. 가맹택시와 일반택시는 목적지 표시 여부부터 다르다. 서비스 성격이 다른 두 택시의 배차 차별을 없애려면 배차 알고리즘을 구성하는 수많은 요인을 들여다보고 묘수를 찾아야 한다.

여기에 택시단체들 사이의 갈등까지 해결해야 한다. 택시 4단체는 사업 개편안 논의에 협의체를 끼워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카카오모빌리티가 간담회를 택시 4단체와 협의체로 나눠 진행한 이유다. 반면 협의체는 개편안에 자신들의 목소리를 담아달라고 요구한다. 가맹택시 서비스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선 수수료보다 다른 비용 부담을 낮춰야 한다고 주장한다. 장강철 한국개인택시티블루협의회 회장은 “가맹택시 사업자의 요구 사항이 받아들여지지 않거나 다른 택시 단체의 입장이 우선될 경우 단체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결국 수수료를 일괄적으로 낮추려면 가맹 구조부터 손대야 하고 이를 위해선 사업주체인 협의체와 논의가 필요하다. 가맹사업 당사자를 빼놓고 운영 구조를 바꿀 수 없기 때문이다. 카카오모빌리티 입장에선 모든 사안이 복잡하게 얽힌 고차방정식을 풀어야 하는 셈이다.

최유리 기자 yrchoi@asiae.co.kr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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