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수입물가가 국제유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서 전월 대비 0.5% 상승했다. 수출물가 역시 환율 상승과 반도체 가격 일부 회복 영향으로 0.5% 상승했다.
1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0월 수출입물가지수’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물가지수(원화 기준)는 전월 대비 0.5% 올라 넉 달째 상승세를 나타냈다. 국제유가가 하락하면서 광산품이 내렸으나,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면서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 화학제품 등이 오른 영향이다. 지난달 원·달러 평균환율은 1350.69원으로 전월(1329.47원) 대비 1.6% 상승했다.
한은 경제통계국 유성욱 물가통계팀장은 “환율 상승의 영향으로 수입물가가 올랐다”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인 하마스 간 전쟁에도 현재 국제유가가 전월 평균보다 내리면서, 전쟁의 영향이 크게 작용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전년 동월 대비로는 10.2% 떨어져 하락 폭을 키웠다. 천연가스와 화학제품 등의 가격이 하락해 원재료와 중간재 수입물가가 하락했기 때문이다.
원재료는 국제유가가 안정세를 보이며 광산품을 중심으로 전월보다 0.4% 하락했다. 월평균 두바이유는 지난 9월 배럴당 93.25달러에서 지난달 89.75달러로 3.8% 하락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1.5% 내렸다.
반면 중간재는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3.0%), 화학제품(1.1%) 등이 오르며 전월보다 0.9% 상승했다. 자본재와 소비재는 전월 대비 각각 0.8%, 1.0% 상승했다.
환율효과를 제한한 계약통화 기준 수입물가는 전월보다 0.9%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물가, 환율 상승·반도체 가격 회복에 0.5%↑
수출물가지수(원화 기준)는 전월 대비 0.5% 상승하며 넉 달 연속 올랐다. 수출물가지수는 지난 5월과 6월에 내림세를 보였지만 7월 석 달 만에 상승한 뒤 이달에도 오름세를 나타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9.5% 떨어져 하락세를 지속했다.
품목별로 농림수산품은 전월 대비 0.7% 하락했다. 공산품은 석탄·석유제품(-4.9%), 제1차금속제품(-0.8%)이 내렸으나, 반도체를 중심으로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3.6%)가 오르고, 운송장비(1.7%) 등이 상승세를 유지하면서 전월보다 0.5% 상승했다.
환율 효과를 제한한 계약통화 기준 수출 물가는 전월보다 1.0%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 팀장은 “10월 수출물가는 원화 기준으로는 0.5% 상승했지만 계약통화 기준으로는 1.0% 하락했다”며 “수입물가도 원화 기준 0.5% 상승했으나 계약통화 기준 0.9% 하락한 상황인데 환율의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11월 전망에 대해서는 “환율이 조금 내렸으나 아직 11월이 남아있어 상황을 더 봐야 한다”면서 “수출입 물가는 국제유가, 환율 외 반도체 가격 등 품목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이 부분을 고려해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유 팀장은 “반도체 수출가격은 D램 가격이 상승하고, 고성능·고사양 수요 증가, 공급 업체의 감산에 따른 재고 조정으로 조금씩 올라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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