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갈등과 코로나19 여파로 미국에 있던 중국인 유학생이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빈자리를 인도 유학생이 빠르게 채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도의 경제 성장 영향으로 미국 유학을 선택하는 인도인이 늘어난 것으로 해석된다.
미 비영리 기구인 국제교육원(IIE)은 13일(현지시간) 2022~2023학년도 연례보고서인 ‘오픈도어스’를 통해 이 기간에 미국 내 외국인 유학생은 총 105만7188명으로 전년 대비 12%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코로나19 사태 직전인 2019~2020학년(107만5000명)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1970년대 후반 이후 1년 만에 총 규모가 이렇게 늘어난 적은 없었다”고 전했다.
미국 내 외국인 유학생 수는 코로나19 직후인 2020~2021학년 91만명대까지 떨어졌으나 이후 서서히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미국 학교에 신규 입학 등록한 외국인 유학생 수는 약 30만명으로 전년 대비 12% 증가했다.
미국 내 외국인 유학생 증가세는 인도인 유학생이 이끌었다. 2022~2023학년 미국 내 인도인 유학생 수는 26만8923명으로 전년대비 35% 증가했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20만명도 채 되지 않았으나 1년 만에 7만명 가까이 훌쩍 늘어난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인 유학생 중 60% 이상이 석사 학위 이상의 고등 교육을 받고 있다.
미국에서 공부 중인 인도인 유학생 수는 중국인 유학생 수에 근접했다. 미국 내 중국인 유학생 수는 2022~2023학년 28만9526명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직전인 2019~2020학년 미국 내 중국인 유학생은 37만2532명까지 있었으나 이후 3년 연속 감소세를 보이며 22% 줄었다. 코로나19 사태와 미·중 관계 악화 여파로 보인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러한 현상이 인도의 경제 성장과 미국과 인도의 관계 개선 등으로 인해 이뤄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세계은행(WB)이 인도의 2023~2024회계연도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6.3%로 높게 예상하는 상황에서 인도 부유층이 자녀들을 미국으로 유학 보내려는 움직임이 확대되고 있다고 봤다. 또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 당시 비자 문제 등이 있었으나 조 바이든 정부 들어 미국과 인도의 관계가 개선되면서 이러한 상황이 해결돼 유학생이 늘었다고 덧붙였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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