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연구가 홍신애가 둘째 아들을 통해 목도한 ‘역사적 순간’에 대해 떠올렸다.
홍신애는 13일 방송된 채널A ‘절친 토큐멘터리 4인용식탁’에 출연했다. ‘좋은 식재료를 추구하는 이유가 뭐냐’는 질문에 그는 “아픈 애를 키웠다. 울지 않고 움직임도 없고, 온몸이 새빨간데 낳은 지 일주일 됐을 때 ‘1년도 못 살고 죽을 수도 있다’고 하더라”며 희귀 질환을 갖고 태어난 둘째 아들을 언급했다.
이어 “희귀 질환이라서 빨리 다른 병원을 가야 한다고 하더라”며 “애가 발달이 안 되고 사람 상태가 아니어서 검사가 안 됐다. 피를 뽑아야 되는데 피가 안 뽑혔다. 그런데 애가 울지도 않아서 가슴이 아팠다. 분명히 울어야 하는데”고 말해 안타까움을 샀다.
또 다른 문제는 분유에서 이유식으로 넘어가는 단계에서 불거졌다. “이유식을 시작하라고 해서 했는데, 다 토하고 아무 것도 못 먹더라.” 아픈 아들을 살리기 위해 홍신애는 “이것저것 시도하다가 할머니가 백미 말고 껍질 있는 현미를 갈아 먹이라고 해서 먹이려고 (건강 조리법 및 식재료)공부를 시작했다”고 전했다.
그렇게 병원에서 ‘1년도 못 살고 죽을 수도 있다’던 둘째 아들은 2살이 넘었다. 하지만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홍신애는 “가슴이 답답한 건 둘째 치고 ‘큰일 났다. 잘못되는 거 아닌가’라며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아들) 방에 들어갔는데 앉아있더라. ‘자다 깨서 울지도 않고 앉아 있네’ 생각해서 ‘잘 잤냐’고 했더니 말을 하더라. ‘엄마 나 배고파요’ 그냥 한 문장(이었다).”
홍신애는 “너무 깜짝 놀랐다. ‘엄마’도 놀라운데 ‘나 배고파요’를 한번에. 밥을 미친 듯이 해서 줬다. 밥통에 있는 걸 퍼서 미역국에 말아서 줬다”며 “그 전에 밥을 잘 먹는 애가 아니었는데 ‘맛있어요’까지 말을 너무 잘했다”고 했다.
잠시 숨을 고른 뒤 홍신애는 붉어진 눈가를 훔치며 흔들림 없이 말했다. “그 순간은 역사예요.”
유해강 에디터 / haekang.yoo@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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