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총, 경제·경영·행정학과 교수 200명 설문조사
전문가 43% “규제개혁 실패 이유는 기득권 반대 때문”
(서울=연합뉴스) 한상용 기자 = 국내 규제혁신 정책전문가 10명 중 6명 이상은 국회 입법 활동이 기업규제 완화에 도움이 안 된다고 평가하고 있다는 설문 결과가 나왔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지난 9월18일∼10월16일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국내 4년제 대학 경제·경영·행정학과 교수 20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응답자 중 64.5%가 최근 국회 입법 활동이 ‘기업 규제 완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답했다고 14일 밝혔다.
경총은 “킬러규제 개선 등 기업 투자와 일자리 창출을 촉진하는 규제혁신 법안들의 국회 통과가 지연되고 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경총에 따르면 제21대 국회에서 통과된 고용노동 관련 법안 255건 중 기업 활동을 지원하는 법안은 23건(9%)에 불과했다.
국회 입법 활동이 ‘도움이 된다’는 응답은 18.0%였으며 ‘잘 모르겠다’는 답변은 17.5%였다.
최근 정부의 규제혁신 정책 추진에 대한 평가를 묻는 문항에서 ‘부정적’이라고 답한 전문가는 54.5%로, ‘긍정적’이라고 한 응답자(45.5%)보다 많았다.
부정적으로 평가한 이유(복수응답)로는 ‘중장기 계획과 세부 내용의 구체성 부족'(56.0%), ‘산발적 추진으로 부처 간 유기적 연계 미흡'(51.4%) 등을 주로 들었다.
긍정적 평가 이유로는 ‘시장경제 활성화라는 규제혁신 목표 설정'(76.9%), ‘규제 혁신에 대한 정부의 강한 의지'(70.3%) 등이 꼽혔다.
또한 응답자의 45.5%가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지 않아 개선이 시급한 규제로 근로시간 등 노동·고용 규제를 지적했다.
그다음은 중대재해 처벌법 등 산업안전 규제(29.0%), 상속세 등 세제 규제(28.5%), 수도권 정비 등 입지 규제(22.0%), 화학물질 등 환경 규제(20.5%) 등의 순이다.
역대 정부가 규제혁신에 실패한 원인으로는 응답자 중 가장 많은 42.5%가 ‘기득권 세력의 규제혁신 반대’를 지목했다.
이어 ‘규제혁신을 기업 특혜로 오인하고 반기업 정서 확산’이라는 응답이 39.5%, ‘공무원의 칸막이식 행정과 책임 전가’라는 응답이 35.0%를 각각 차지했다.
‘규제혁신 체감도를 높이기 위한 과제’를 묻는 설문에서는 응답자 58.0%가 ‘의원입법안에 대한 규제영향분석제 도입’을 꼽았다.
적극 행정에 대한 공무원 면책제도, 규제일몰제 확대 적용, 공무원의 규제개선 성과 평가 및 보상 강화를 꼽은 응답도 각각 40% 안팎으로 집계됐다.
이밖에 전체 응답자의 절반가량은 우리나라 기업규제 수준이 경쟁국인 미국과 중국, 일본보다 높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재현 경총 규제개혁팀장은 “우리나라 기업규제 수준은 주요 경쟁국에 비해 높아 투자 메리트를 낮추고 있다”며 “각종 규제를 과감하게 혁신해 기업이 손쉽고 빠르게 투자하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gogo21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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