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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고금리 상황이 글로벌 경제에 상당 기간 이어질 것이라는 국책연구기관의 진단이 나왔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14일 ‘2024년 세계경제 전망’에서 “내년도 세계경제는 2.8% 성장하는 가운데 회복세가 둔화될 전망”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은 지난 5월 제시한 전망치인 2.6%에 비해 약 0.4%포인트 상향 조정한 3.0%로 전망했는데, 이 같은 배경으로 최근 미국경제가 견조한 고용시장을 바탕으로 세계경제의 회복을 이끌고 있는 점을 꼽았다. 다만 이에 대해 이시욱 KIEP 원장은 “팬데믹 이전 5년 성장률 평균인 3.4%에 비하면 여전히 낮은 성장세”라며 “상반기 금융불안 우려가 상당히 큰 파장 없이 진화됐지만 중국 리오프닝 효과는 여전히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내년 성장률을 2.8%로 지난 5월 전망 대비 0.2%포인트 하향한 데 대해선 “주요국에서의 부채와 금리 부담이 투자와 성장을 저해하는 모습을 반영했다”고 밝혔다.
KIEP은 내년도 세계경제 세 가지 주요 하방 리스크로 △중국 경제의 중장기 저성장 경로의 진입 △고부채와 고금리의 이중 작용에 따른 성장 저하 △지정학적 충돌과 이에 따른 추가적인 공급 충격을 제시했다.
먼저 중국의 부동산 및 연관 산업이 GDP의 30%에 이르는 가운데 가계자산 및 지방정부 수입에서 부동산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높아 지방정부자금조달기구의 부채 규모가 지방정부 공식 부채보다 많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점을 꼽았다. 또 세계경제가 팬데믹 이후 풀린 유동성이 회수되지 못한 상황에서 전 세계 긴축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질서 있는 디레버리징이 이뤄지기 어렵다는 점도 주요 근거로 제시됐다.
이외에도 중동지역에서 일어난 이스라엘-하마스 사태가 주변국으로의 확산해 유가 충격을 가져올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점도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이라고 KIEP은 전했다. 다만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非)OPEC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플러스(OPEC+)의 감산 그리고 미국 전략비축유 재고 감소 등의 공급불안요인 요소가 존재하는 가운데 석유 메이저기업의 생산성 확대, 미국의 베네수엘라 석유산업에 대한 제재 해제 등은 유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한편 글로벌 경기침체의 영향이 신흥국에 더 컸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안성배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일부 신흥국 중심으로 기준금리의 인하가 포착된다”며 “이는 현재 경제 상황이 선진국보다는 신흥국에 조금 더 빨리 어려운 상황이 오고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고 말했다.
다만 인도는 견고한 경제 펀더멘털과 안정적인 금융·정치 환경, 국제사회 분절화에 따른 수혜로 중기 평균에 근접한 6.2%의 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이며, 여기에는 내년 총선 전후의 적극적 재정 역할도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러시아는 내수 위주의 성장을 이어가되 대러 제재가 지속되면서 내년도에 1.0%의 낮은 성장세를 기록할 전망이며, 브라질은 내년도에 올해보다 낮은 1.4%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봤다. 브라질의 경우 여전히 높은 고금리와 농산물 작황의 불확실성 등이 성장세 하향의 원인으로 판단됐다.
당분간 국채금리는 높은 수준을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선진국의 금리 상황은, 인플레이션 상황으로 녹록지 않은 상황”이라며 “미국이 국채금리 상승을 주도하는 가운데 주요국 또한 통화긴축 기조를 지속하고 있어 주요국의 장기금리 상승세가 나타나고 있다”고 부연했다.
최근 강달러를 보이는 환율과 관련해선 “미국 경기의 호조세와 대비되는 다른 주요국의 경기회복세 둔화가 달러 강세화 압력을 더하고 있으나 고금리에 따른 미국 수요 및 경기둔화 효과가 나타나는 시점이 올텐데 이때부터는 달러화 강세가 반전될 가능성도 있다”며 “원·달러 환율은 강달러 기조로 고환율이 예상되고 있지만 미 연준의 통화정책 변화 기대감이 고조될 경우 하락의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고환율이지만 한국의 대규모 순대외금융자산 보유와 내년도 경상수지 흑자 확대 예상 등은 원·달러 환율의 안정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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