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서울 서초구의 서이초등학교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20대 교사의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범죄 혐의점을 찾지 못하고 수사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14일 서울 서초경찰서는 기자간담회를 통해 “지금까지 확보한 자료에서 범죄 혐의점으로 볼 수 있는 내용은 발견하지 못했다”며 본 사건을 입건 전 조사 종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4개월 동안 숨진 교사 A씨의 통화내역, 업무용 포털, PC, 일기장 등을 분석하고 고인의 가족, 동료 교사, 학부모 등의 증언을 들으며 조사를 이어왔다. 경찰 조사 내용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심리 부검 결과를 종합한 결과, 고인은 “학생 지도 문제, 학부모 중재, 나이스 등 학교 업무 관련 스트레스와 개인 신상 문제로 심리적 취약성이 극대화돼 극단적 선택에 이른 것으로 사료된다”는 것이 경찰 측의 설명.
경찰은 A씨가 “교사 생활을 시작한 지난해 자료부터 부족함 없이 수사를 진행했다”며 공정한 수사가 진행됐음을 시사했다. 당초 A씨의 사망 동기로 제기됐던 학부모 괴롭힘의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으며, 이른바 ‘연필 사건’의 가해학생 부모로부터도 “폭언, 폭행 등을 받은 정황은 없었다”는 것이 경찰의 입장이다. 다만 A씨의 휴대전화인 아이폰의 비밀번호를 풀지 못한 만큼, 실제 괴롭힘이 있었는지 단정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본 소식을 접한 서울교사노동조합은 14일 경찰에 “깊은 유감을 표하며 재수사를 촉구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냈다. 노조 측은 “경찰은 수사 초기 고인의 죽음을 개인적 사유로 몰아 보도에 혼선을 끼치고 유족의 알 권리를 차단하는 행보를 보였다”며 “우리 노조나 언론에서 제기하는 문제만 피동적으로 수사하는 등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A씨가 “학교 업무 스트레스로 심리적 취약성이 극대화돼 극단적 선택에 이른 것으로 사료된다”는 국과수의 심리 부검 결과 또한 고인이 생전 교권침해로 심적인 어려움을 겪었다는 정황을 뒷받침한다고 봤다. 이어 “경찰이 제대로 수사를 했는지 의문”이라는 입장을 보인 노조 측은 교육 당국에 “수사 결과와는 별개로” “유족의 요청대로” A씨의 죽음을 순직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문혜준 에디터 / hyejoon.moon@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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