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을 하루 앞두고 “중국과 디커플링(decoupling·공급망 등 분리)을 시도하고 있지 않다”며 “우리가 시도하고 있는 것은 관계를 더 좋게 바꾸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후변화 대응 관련 투자계획을 발표한 뒤 미·중 정상회담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다음날인 15일 샌프란시스코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시 주석과 대면 회담에 나설 예정이다. 이는 취임 후 두 번째 미·중 정상회담이자 1년 만의 대면 회담이 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성공적인 정상회담의 기준에 대한 질문에 “정상적인 소통의 경로로 복귀해 위기가 닥쳤을 때 전화를 걸어 서로 대화하고, 군 당국 간에 서로 연락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간 미국은 단절된 미·중 간 군사대화 채널 재개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중국 측에 요청해왔었다.
또한 그는 “내 관점에서 지금 경제적으로 어려움에 처해 있는 중국인들, 평균적인 주택 소유자, 즉 중국의 보통 시민이 괜찮은 급여를 받는 직업을 가진다면 그들에게도 이롭고 우리 모두에 이익”이라고 설명했다.
대면 회담을 하루 앞두고 바이든 대통령이 직접 양국 경제 교류의 호혜적인 측면과 관계 개선 의지를 거론한 것은 그만큼 시 주석과의 만남에서 건설적 합의를 구축하겠다는 의지가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앞서 재닛 옐런 재무부 장관도 허리펑 중국 국무원 부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중국과의 디커플링을 추구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강조했었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가 중국에 투자하고 싶으면 모든 영업 비밀을 넘겨야 하는 상황을 계속 지지하진 않을 것”이라며 중국과의 기존 무역 및 투자 관행을 바꿔야 한다는 입장도 강조했다. 이날 그는 시 주석과 과거 만났을 당시 미국을 어떻게 정의하겠느냐는 질문을 받고 “가능성”이라고 답했다는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한편 바이든 행정부는 이날 5번째 ‘국가 기후 평가’ 보고서를 공개하고, 기후변화에 대한 회복성을 강화하는 데 60억달러 이상을 투자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 금액은 전력망 인프라 강화, 홍수 위험 완화, 자연환경 보전 노력, 환경 관련 정의(justice) 증진 등에 사용된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