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등 미국 주요 기업 대표들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기 위해 이번 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리는 샌프란시스코에 모였다고 1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번 APEC 정상회의 기간 CEO 서밋에 참석 예정인 주요 미국 기업 대표들로는 머스크 CEO 외에도 시티그룹의 제인 프레이저, 엑손의 대런 우즈, 마이크로소프트(MS)의 사티아 나델라 등이 확인됐다. 이들은 CEO 서밋에서 시 주석과 접촉해 그간 미·중 관계 악화로 위축됐던 중국 사업 확대 의지 등을 내비칠 것으로 예상된다.
소식통은 많은 CEO가 시 주석과의 만찬에 초청받았고, 상대적으로 비공식적인 자리에서 중국 사업에 대한 우려와 기대감 등을 전달할 수 있다고 전했다. APEC CEO 서밋은 14∼16일 진행되며 15일에는 갈라 리셉션이 예정돼있다. 블룸버그통신은 “민감한 기술과 관련해 (수출)장벽을 세우고자 하는 워싱턴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여전히 중국을 매우 중요한 시장으로 보고 있다고 시 주석에게 말하고 싶어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특히 이번 APEC 정상회의에서는 조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 간 대면 정상회담이 예정돼있어, 양국 관계 해빙 기대감도 그 어느 때보다 큰 상태다. 플로리다 인터내셔널대학의 경영학 조교수인 댄 프루드옴므는 “시 주석이 이번 정상회담에서 이들 기업 관계자를 만난다면, 그들은 미·중 관계가 해빙되고 있다는 신호를 찾으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6년여만에 방미 길에 오르는 시 주석이 어떤 선물 보따리를 풀지도 눈길을 끈다. 앞서 중국 매체들은 시 주석이 2018년 이후 금지해온 보잉의 737맥스 여객기 구매를 재개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최근 중국은 300만t 이상의 미국산 대두를 사들이기도 했다. 미국이 지속해서 요청해온 양국 군사 대화 채널을 재개하는 것은 물론, 펜타닐(마약) 단속에 대한 협조를 받아들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시 주석이 이번 회담에서 보잉 여객기 구매를 공식적으로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지는 않는다면서도 보잉에게는 중요한 돌파구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중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중국과 디커플링(decoupling·공급망 등 분리)을 시도하고 있지 않다”며 “우리가 시도하고 있는 것은 관계를 더 좋게 바꾸려는 것”이라고 관계 개선 의지를 밝혔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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