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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 금리 4%초반서 ‘급제동’…정점 지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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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등 금융기관의 정기예금 금리가 정점을 지나 4%대 초반에서 급제동이 걸렸다. 시장금리 하락, 금융당국의 수신 경쟁 자제령, 은행채 발행 한도 폐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데 따른 결과다.

15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국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전날 기준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최고 연 3.95~4.05%로 집계됐다. 이달 초(4.00~4.05%) 대비로 상단은 변동이 없지만, 하단은 0.05%포인트 내려온 수치다.

전체 은행으로 넓혀봐도 전북은행 JB 1 2 3정기예금(4.37%)을 제외하면 SC제일은행 e-그린세이브예금(4.35%), Sh수협은행 헤이 정기예금(4.30%) 등 상위권 금리 예금상품 모두 이달 초와 금리 수준이 같다. 지난해 고금리에 유치했던 수신을 재유치하기 위해 9~10월 진행됐던 수신금리 인상 움직임에 제동이 걸린 것이다.

예금 금리에 급제동이 걸린 이유 중 하나론 당국의 수신 경쟁 자제령이 꼽힌다. 당국은 지난해 ‘레고랜드 사태’의 여파로 채권시장이 경색되면서 발생한 수신 경쟁의 재발을 막기 위해 수신금리 조정을 당부한 한편, 지난달 초 은행채 발행 한도를 폐지해 수신을 통한 자금조달 유인을 줄였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채 순 발행액은 7조5393억원이었지만, 이달 들어서는 1~14일 5조4160억원에 달했다. 채권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이 수월해지면서 은행으로서도 고금리 예금상품을 통한 수신 경쟁의 필요성이 한층 낮아진 셈이다.

시장금리가 안정화되고 있다는 점도 예금 금리에 제동을 건 요소로 지목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긴축 종료에 나설 것이란 기대감이 확산하면서 채권 등 전반적인 시장이 안정화되고 있어서다. 이를 반영하듯 은행채 AAA등급 5년물의 수익률도 지난 13일 기준 4.486%로 지난달 말(4.770%) 대비 소폭 하락세를 보였다.

업계서도 수신금리가 대폭 상승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당국이 수신 경쟁 자제를 공개적으로 요청한 상황인데다, 은행채 발행 한도까지 풀리면서 은행으로서도 수신금리를 더 높이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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