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사는 여성이 현관문을 열고 환기를 시키는 사이 이웃 남성이 몰래 침입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남성은 여성의 체취가 묻은 옷들을 뒤지다 들켜 도주했는데, 정작 피해 여성이 이사할 처지에 놓였다.
지난달 31일 경기도 광명시의 한 복도식 아파트에서 혼자 사는 여성 A씨의 집에 남성 B씨가 무단침입했다고 14일 JTBC가 보도했다. A씨는 퇴근 후 환기를 하려고 잠시 현관문을 열어둔 채 집을 정리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A씨 집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 영상을 보면 검은색 티셔츠, 반바지 차림을 한 B씨가 열린 현관문 사이로 얼굴을 불쑥 들이밀고 눈치를 본다. 이윽고 안으로 들어오더니, 세탁실 앞에 웅크리고 앉는다. 남성은 A씨가 세탁하려고 놔뒀던 옷을 껴안은 채 냄새를 맡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방에서 나와 이 모습을 발견한 A씨가 “누구세요? 엄마! 악! 도둑이야!”라고 비명을 지르자 B씨는 곧바로 달아났다. A씨는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고, B씨는 2시간 만에 붙잡혔다.
남성 구속 기각…불안 떨던 피해자 이사 계획
알고 보니 B씨의 정체는 같은 층에 사는 이웃이었다. 사건 이후 경찰이 제공한 숙소에서 지내던 A씨는 반려동물에게 밥을 주러 잠시 집에 들렀을 때 B씨와 다시 마주쳤다고 한다. A씨는 “(얼굴을) 보니까 맞더라. (복도) 끝 집으로 들어갔다”며 “이웃인 줄 상상도 못 했다”고 JTBC에 말했다.
경찰이 B씨에 대해 신청한 구속영장은 법원에서 기각된 것으로 전해졌다. 불안에 떨던 A씨는 남성을 피해 곧 이사할 계획이다. A씨는 “가해자는 우리 집을 아는데 피해자는 왜 가해자 집을 알 수 없는지 너무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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