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명(非明)계인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재명 대표에게 내년 총선 때 고향인 경북 안동에 출마할 것을 제안하며 자신도 “이 대표와 이 대표 측근들이 먼저 선택해 준다면 언제든지 당이 가라는 데 가겠다”고 한 데 대해 친명(親明)계가 일제히 ‘말이 안 된다’며 반박하고 나섰다.
친명 좌장인 정성호 민주당 의원은 15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서 “재산 1만 원 갖고 있는 사람이 재산 1억 갖고 있는 사람하고 우리 재산 다 걸고서 단판 승부 한번 해보자, 내기 한번 해보자, 이거 같은 얘기 아니겠나”며 “비교 자체가 안 되는 얘기”라고 했다.
이 의원은 전날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서 “(이 대표는) 우리나라 정치에서 지금 가장 대표적인 기득권자 중 한 명”이라며 안동 출마를 권유했다. 그러면서 3선인 자신도 기득권에 속한다면서 “이 대표와 이 대표 측근들이 먼저 선택해 준다면 언제든지 당이 가라는 데 가겠다”고 했다.
이에 정 의원은 “이 의원 그래도 3선 중진 아닙니까? 좀 격 있게 했으면 좋겠다”며 “말이 되는 얘기냐”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지금 안동에다가 당대표가 안동 지역구에 가게 되면 거기서 전력을 다해야 될 거 아닌가, 당대표를 그냥 안동에 가둬두는 것”이라며 ‘기득권 포기’는 “다른 방식으로 해야 될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친명계인 안민석 의원도 SBS ‘김태현의 정치쇼’서 “이 대표의 안동 출마가 총선에 무슨 도움이 될지 모르겠다. 당대표 험지 출마 요구는 번지수를 잘못 짚은 것”이라며 “당대표와 맞서지 말고 윤석열 정권과 맞서야 될 야당의 중진들이 자꾸 이렇게 당대표와 맞서는 것은 잘못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먼저 본인들이 그런 희생을 했으면 좋겠다. 남에게 요구하기 전에”라며 “그렇지 않고 상대가 받지 못할 요구를 하는 것은 바보가 아닌 이상 어떤 의도가 있지 않겠나”며 비명계가 먼저 험지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안 의원은 ‘비명계가 먼저 험지로 가면 친명 핵심 의원들과 이 대표도 험지 출마에 나설 건가’라는 사회자의 질문에 “그런 조건을 내면 안 된다”며 “중진으로서 총선을 위해서, 당을 위해서 희생하고 헌신하겠다 스스로가 결단하고 그것을 실행을 하면 되는 것”이라고 했다.
이같은 비명계의 날선 반응은 이 대표의 안동 출마 가능성은 거의 ‘제로’에 가깝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 의원 역시 이날 오전 KBS ‘특집 1라디오 오늘’ 에 출연해 “(실현 가능성) 별로 없어 보인다”며 “민주당에서도 이제 그런 결단의 모습들이 필요하지 않냐”고 했다.
그러면서 “제가 (안동 출마를) 제일 처음에 말씀드린 건 아니고, 경북도당 위원장인 임미애 위원장이 앞으로 우리 대구, 경북의 희망의 정치를 만들기 위해서는 이 대표가 먼저 그런 솔선수범한 모습을 보여드려야 하지 않느냐는 이야기를 했다”며 “그분은 이른바 친명이라고 불리는 분인데도 불구하고 그런 요구를 했다”고 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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