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자연주의 화장품 브랜드 더바디샵이 유럽계 사모펀드 아우렐리우스에 매각됐다. 매각가는 2억700만파운드(약 3400억원)로, 2017년 인수가격 10억유로(8억7000만파운드)의 3분의 1 수준이다.
14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고강도 구조조정을 벌이고 있는 브라질 화장품 기업 나투라가 자회사 더바디샵을 아우렐리우스 그룹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나투라는 지난 4월 자회사 이솝을 프랑스 로레알에 25억3000만달러에 매각하고, 지난 8월에는 수익 악화로 고전하고 있는 더바디샵의 매각을 포함한 전략적 대안을 모색하기로 이사회 결의했다.
아우렐리우스는 기업 지분 인수 후 경영 지원으로 기업가치를 높여 되파는 ‘바이아웃’ 분야에 특화된 사모펀드 운용사로 알려졌다. 아우렐리우스의 트리스탄 나글러 파트너는 “이번 거래는 더바디샵이 온라인 뷰티시장에서 새로운 입지를 구축할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나투라는 100개 이상의 국가에 진출한 브라질 최대 화장품 기업이다. 2013년 호주의 고급 스킨·바디케어 브랜드인 이솝을 사들이고 2017년엔 로레알로부터 더바디샵을 인수하며 매출 기준 글로벌 4위 화장품 그룹으로 급성장했지만, 이후 경영 악화로 실적 부진이 이어졌다.
나투라의 올해 3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0.5% 감소한 75억1700만레알을 기록했다. 다만 이솝 매각에 따른 자금 유입으로 70억2400레알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5억6000만레알) 대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영국 한 외신은 “이번 매각은 글로벌 뷰티산업을 향한 나투라의 야망이 후퇴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평했다.
더바디샵은 자연주의를 표방한 영국 화장품 브랜드로, 스킨케어와 바디케어·향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다. 더바디샵은 팬데믹을 계기로 한 화장품 유통시장의 판로 변화와 유사 브랜드 출현에 따른 경쟁 격화로 매출 급감이 이어졌다. 올해 3분기 매출은 8억3000만레알로 전년 동기 대비 13.2% 감소했다.
파비오 바르보사 나투라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더바디샵 매각으로 차입금을 줄이고 에이본 등 다른 사업의 성장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상파울루 증시에 상장된 나투라의 주가는 이날 전장 대비 2.88% 상승한 14.30레알에 거래를 마쳤다. 나투라 시가총액은 이날 종가 기준 197억레알(약 5조3000억원) 규모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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