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의 인공지능(AI) 연구 자회사인 ‘딥마인드’가 AI를 이용, 기존 기상청의 날씨 예측 모델을 압도하는 결과를 내놔 주목 받고 있다.
구글 딥마인드는 14일(현지시간) 미 과학 저널 ‘사이언스저널’에 자체 개발 날씨 예측 모델인 ‘그래프캐스트AI’ 보고서를 게재했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딥마인드의 AI는 유럽중기예보센터(ECMWF)의 날씨 예측 모델보다 훨씬 성능이 뛰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그래프캐스트AI는 온도, 압력, 풍속 및 방향, 습도 등 1380개 측정 항목 중 무려 90%에서 기존 예측 모델을 상회하는 정확도를 보였다. 이를 두고 영국 금융 전문 매체 파이낸셜타임스(FT)는 “기상 예측의 전환점”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ECMWF 또한 자체 통합 예측 시스템과 함께 딥마인드의 AI 모델을 이용해 날씨 예측을 실행했고, 그 결과 정확성 측면에서 그래프캐스트AI의 우위를 인정하게 됐다고 한다.
매튜 챈트리 ECMWF 머신러닝 코디네이터는 FT에 “구글 딥마인드의 모델은 2년 전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바르고 인상적으로 발전했다”라며 “화웨이의 판구웨더, 엔비디아의 포캐스트넷보다 더 나았을 뿐만 아니라 우리의 자체 예측 시스템보다도 정확했다”라고 시인했다.
그래프캐스트 AI는 ECMWF가 제공한 지난 40년간의 누적 데이터를 학습했다. 기상 관측센터가 약 6시간 전의 대기 상태와 현재 대기 상태를 제공하면, AI는 단 1분 만에 앞으로 10일간의 기상 예측 결괏값을 도출한다.
그래프캐스트 AI가 기존 날씨 예측 모델과 차별화된 점은 ‘블랙박스식’ 접근법이라는 데 있다. 즉, 신경망 AI에 데이터를 입력하면 AI가 직접 연산을 통해 결과를 도출하는 방식이다. 기존 모델은 전 세계 기상청이 각자의 방정식 수치를 대입해 날씨를 예측해 왔다.
챈트리는 딥마인드의 예측 방식에 대해 “데이터 학습 훈련을 받고 나면 그래프캐스트의 운영 비용은 급격히 저렴해진다”라며 “기존 방정식 계산법은 상당히 에너지 집약적인데, 그래프캐스트는 에너지 소비 측면에서 약 1000배 저렴하다”라고 설명했다.
이미 그래프캐스트는 현실 기상 관측에도 쓰이고 있다. 올해 9월 북대서양 해상에서 발생한 ‘허리케인 리’가 캐나다에 상륙할 것을 9일 전에 예측했다. 기존 기상청 예측 모델은 상륙 6일 전에야 이를 예측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글 딥마인드 덕분에 허리케인 대비 시간을 3일 더 번 셈이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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