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급발진 의심 사고로 12살 손자를 잃은 60대 할머니는 다행히도, ‘혐의없음’ 처분을 받았다. 국과수는 ‘차량 제동장치에서 제동 불능을 유발할 만한 기계적 결함은 없는 것으로 판단되고, 차량 운전자가 가속 페달을 밟아 사고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감정 결과를 내놓았으나, 경찰은 해당 감정 결과가 실제 엔진을 구동해 검사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증거가 불충분하다고 보았다.
이번 사안에 대해, “할머니는 무죄라는 확신을 갖고 있다” “제가 무죄 판결을 가져오겠다”라고 수차례 단언했던 교통사고 전문 변호사 한문철은 14일 JTBC ‘한문철의 블랙박스 리뷰’에서 해당 처분과 관련해 “좋긴 좋은 소식인데 무거운 소식”이라고 짚었다. “열달 동안 수사했지만 할머니 잘못은 찾을 수 없었다는 것”이라고 풀이한 한문철은 “한편으로는 마음이 편안해졌지만 이 결정문이 차량의 급발진을 인정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보다 본질적인 문제를 짚었다.
그는 이어, “운전자의 문제가 아니라면 차량의 문제여야 하는데, 차량의 문제임을 피해자가 입증해야 한다”라며 피해자가 아닌 자동차 제조업체 등이 차량에 결함이 없었다는 것을 입증하도록 한 제조물 책임법 개정안이 논의 중이지만 “(자동차 회사의 반발로) 개정안 통과가 쉽지는 않다. 하지만 급발진이라는 단어가 사라질 수 있도록 계속해서 노력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올해 3월 YTN 뉴스FM ‘슬기로운 라디오생활’과의 인터뷰에서 재발을 막을 수 있는 대안으로 ‘페달 블랙박스’를 제안한 바 있다. “자동차 회사가 (차량 결함이 아니라는) 자신이 있다면 페달 블랙박스 장착을 의무화시키는 법안도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 페달 블랙박스를 달면 내 발이 브레이크 페달을 밟았는지, 가속 페달을 밟았는지 보여줄 수 있지 않나”라는 얘기다.
곽상아 에디터 / sanga.kwak@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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