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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연설한 세븐틴 “쾌활한 목소리에 집중하며 믿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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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세븐틴(에스쿱스·정한·조슈아·준·호시·원우·우지·디에잇·민규·도겸·승관·버논·디노)이 케이팝(K-pop) 아이돌 가수 최초로 유네스코 본부 연단에 올라 희망과 연대의 메시지를 전했다.

세븐틴은 15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유네스코 본부에서 열린 제13회 유네스코 청년포럼에서 스페셜 세션 연설과 공연을 선보였다.

이들은 ‘청년 간의 연대와 교육이 청년과 지구의 미래를 바꾼다’를 주제로 연설했다. 배정된 세션은 1시간으로, 케이팝 가수가 유네스코 총회 기간 행사에서 하나의 세션을 배정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부상으로 활동을 중단하고 재활치료 중인 에스쿱스를 제외하고 12명 멤버가 참석했다. 이 중 승관, 준, 우지, 민규, 조슈아, 버논을 비롯한 6인이 대표로 발언했다.

승관은 자신의 고향인 제주도를 언급하며 “아름다운 섬, 그러나 수도 서울에서는 아주 멀리 떨어진 섬에서 저만의 꿈을 키웠다. 유네스코가 지정해주신 세계자연 문화유산이라는 섬에서 미래를 꿈꾸던 작은 소년은 오늘 이렇게 유네스코 본부에 섰다”고 말했다.

세븐틴은 2015년 데뷔해 다수의 곡에서 긍정의 메시지를 전해왔다. 우지는 “세븐틴은 데뷔 9년 차에도 팬이 늘고 성장하는 그룹”이라며 “처음부터 성공을 기대할 수 있었던 건 아니었다”고 했다. 그는 “우리가 실패할 거라는 곱지 않은 시선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 데뷔했을 때 멤버가 너무 많다는 지적이 있었다. 멤버들 평균 나이가 17살로 너무 어리다 보니 ‘멤버 간 잘 못 지낼 거다’, ‘그들만의 음악 세계를 구축하긴 어려울 거다’라는 의심도 많았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우린 좌절하지 않았다. 좌절하기엔 우린 너무 젊었다. 보컬, 퍼포먼스, 힙합 등 서로 다른 능력과 감정을 갖고 있던 멤버들이 서로 배우고 어울리면서 팀의 색깔이 나오기 시작했다. 유쾌하게 서로 가르치고 배우는 세븐틴만의 교육법이 곧 우리의 성장법이었다”고 말했다.

우지는 “우리 연습실은 늘 ‘파이팅’ ‘조금만 더’라는 긍정적인 말이 넘쳐난다. 외부의 부정적인 말보다 멤버들의 쾌활한 목소리에 집중하면서 함께라면 잘 될 거라는 믿음이 확신처럼 굳어졌다”고 했다. 이어 “앨범 작업할 때 정기적으로 단체 회의를 열어 멤버 모두의 이야기를 담는다. 멤버 수가 많아 의견을 모으는 게 쉽진 않지만, 오히려 그 과정들이 우릴 하나로 만들어줬다”고 강조했다.

중국 출신인 준은 중국어로 “처음에는 한국어를 전혀 할 줄 몰랐기에 언어의 장벽도 큰 고민이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우리는 서로에게 선생님이다. 함께 창작하고 연습하며 더 나은 자신이 됐다. 13명이 서로 도와주며 여기까지 왔고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준은 또 “비록 현재에 많은 문제와 미래의 많은 불확실성이 있더라도, 함께라면 반드시 이겨낼 수 있다고 믿는다”고 힘주어 말했다.

민규는 세븐틴의 사회 나눔 활동을 소개했다. 데뷔 이듬해인 2016년 처음 정산을 받아 데뷔 기념일에 맞춰 아프리카 탄자니아 어린이들을 위해 멤버들 이름의 염소 13마리를 기부했다고 밝혔다. 이후 탄자니아 아이로부터 염소와 찍은 사진과 함께 편지를 받았다면서 편지에 ‘꿈을 위해 염소를 잘 키울게요’라는 문구가 적혀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그 글귀가 저희의 눈을 오랫동안 붙잡았다. 꿈을 위해 달려온 과정이 생각났다”고 떠올렸다. 이어 “데뷔하고 6개월 뒤 연 첫 단독 공연에 관객이 800명도 되지 않았다. 데뷔 앨범은 발매 당시 1400장밖에 팔리지 않았다. 그러나 저희는 탄자니아 어린이가 그랬듯 꿈을 위해 함께 가르치고 배우고 성장하며 달려왔고, 올해 1500만장 이상의 앨범을 판매하는 그룹으로 성장했다”고 말했다.

특히 민규는 “꿈의 나눔은 곧 긍정의 나눔이자 희망의 나눔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조슈아는 세븐틴의 나눔을 글로벌 차원으로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영어로 “제3세계에 교육 인프라 구축을 위해 학교를 짓고, 교육을 위한 토론의 장이 지속해서 운영되도록 지원하겠다”고 했다. 또 “교육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유네스코 앰배서더로 적극적으로 활동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세븐틴은 연대를 통한 서로 간의 배움 속에 꿈을 이루는 길이 있다는 걸 경험했다. 배움은 세븐틴이 그랬듯이 한 사람을 바꾸고, 그 사람의 꿈을 확장하며 나아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세븐틴은 연설에 이어 공연 무대도 선보였다. ‘월드’ ‘달링’ 헤드라이터’ ‘음악의 신’ ‘같이 가요’까지 5곡을 선보여 환호를 이끌었다.

메인홀 좌석 1220석은 173개국 청년 대표와 추첨으로 선정된 팬 550명, 각국 관계자 등으로 꽉 찼다. 현장에는 AFP통신, 일본 NHK 등 해외 매체 21곳이 취재에 나섰다.

유네스코 관계자는 “유네스코 본부 메인홀 객석이 꽉 찬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세븐틴의 연설과 무대를 향한 관객 반응이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소속사 플레디스 엔터테인먼트는 “현장 분위기가 폭발적이었다. 관객들은 무대마다 기립해 환호하며 세븐틴의 노래를 함께 즐겼다. 특히 ‘음악의 신’ 무대 때는 멤버 전원이 객석으로 내려와 관객들과 가까운 거리에서 뜨겁게 호흡했다”고 전했다.

이이슬 기자 ssmoly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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