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지제역 역세권 이어 오산·용인에도 반도체 배후도시
구리토평은 한강 조망 특화 주거단지로
비수도권서 청주분평2·제주화북2 신규택지 지정
(세종=연합뉴스) 박초롱 기자 = 경기 오산·용인·구리 등 5개 지구에 8만호 규모의 신규 택지가 조성된다.
오산과 용인 신규 택지는 화성∼용인∼평택으로 이어지는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의 배후 도시로 키운다.
서울 바로 옆에 붙어 있는 구리 신규 택지는 한강변을 따라 주거 단지를 배치하는 수변도시(waterfront city)로 만든다.
◇ 尹정부 세 번째 공공택지 발표…총 16만5천호
국토교통부는 15일 수도권 3곳, 비수도권 2곳 등 8만호 규모의 신규 택지 후보지를 발표했다.
지난해 11월 김포한강2(4만6천호), 올해 6월 평택지제역 역세권(3만3천호)·진주 문산(6천호)에 이은 윤석열 정부의 세 번째 신규 공공택지 발표다.
수도권 신규 택지는 오산세교3(3만1천호), 용인이동(1만6천호), 구리토평2(1만8천500호)로, 총 6만5천500호를 공급한다.
비수도권에서는 일자리와 인구가 증가세인 충북 청주분평2(9천호)와 오랫동안 공공주택 공급이 적었던 제주화북2(5천500호)에 1만4천500호를 공급한다.
국토부는 ▲ 주택 수요가 충분한 곳 ▲ 광역교통 대책을 구축할 수 있는 곳
▲ 난개발을 방지하면서 주변 지역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곳 ▲ 지방자치단체장들이 적극적으로 찬성하는 곳 등 4개 기준을 두고 신규 택지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 오산세교3·용인이동, 반도체 배후 도시
오산세교3은 이번에 발표한 신규 택지 중 규모가 가장 크다.
오산시 가수동, 가장동, 궐동 등 433만㎡(131만평) 일대에 조성한다.
이곳은 화성∼용인∼평택 반도체 클러스터의 중심부다.
인접한 오산세교1(3만호)·오산세교2(2만호)와 묶으면 8만호 규모의 신도시가 된다.
1호선 오산역에 수원발 KTX(2025년 개통 예정)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C 연결이 추진되고 있어 철도 접근성이 좋아지는 곳이다.
정부는 이런 입지 특성을 고려해 연구·개발(R&D) 업무 등 반도체산업 지원 기능을 강화하고, 1·2지구 거주자까지 이용할 수 있는 복합커뮤니티시설을 만들어 자족형 도시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용인이동은 정부가 앞서 발표한 평택지제역 역세권 신규 택지와 같은 ‘반도체 신도시’다.
용인시 처인구 이동읍 덕성리, 천리, 묵리, 시미리 일대 228만㎡(69만평)에 조성된다.
지구 남쪽에 올해 3월 발표된 용인 첨단반도체 국가산업단지가, 동쪽에는 용인테크노밸리가 붙어 있다.
정부는 용인이동 지구를 IT 인재들을 위한 생활 인프라를 갖춘 반도체 배후도시 조성이 필요한 곳으로 봤다.
스포츠, 낚시, 레저 등 여가특화단지를 만들고 상업·문화·교육기능을 강화해 청년들이 ‘직주근접’을 누리며 여가도 즐길 수 있는 ‘직·주·락(Work·Live·Play) 도시’로 조성하기로 했다.
◇ 한강변 구리토평, 한강 조망으로 주거단지 특화
구리토평은 사실상 서울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서울과 가까운 곳이다. 구리 교문동, 수택동, 아천동, 토평동 일대 292만㎡(88만평)에 조성된다.
아차산을 사이에 두고 서쪽으로 서울 광진구, 중랑구와 붙어있고 한강 너머는 강동구다. 별내선 장자호수공원역(내년 개통 예정)이 지구 북측으로 350m 거리에 있다.
정부는 이 지구가 한강변이라는 장점을 활용해 주거단지는 한강 조망으로 특화하고, 수변 여가, 레저 공간도 조성한다. 한강변 지역은 조망·도시디자인 특화 구역으로 설정해 세계적 수준의 도시 경관을 연출하겠다고 밝혔다.
청주분평2는 청주시 서원구 분평동, 장성동, 장암동 일대 130만㎡(39만평)에 조성된다.
청주역, 오송역을 중심으로 신규 산업단지가 계속해서 들어서고 있으며, SK하이닉스의 반도체 공장 증설로 주거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곳이다.
제주화북2 지구는 제주시 도련일동, 화북이동, 영평동 일대 92만㎡(28만평)다. 인근에 삼화지구와 화북공업지역이 있다.
국토부는 개발이 활발한 제주 서부권과 비교할 때 동부권은 도시 활력을 높이기 위한 계획적 개발이 필요하며, 늘어나는 인구에 비해 공공주택 공급도 부족한 곳이라고 밝혔다.
◇ 2027년 상반기 최초 사전청약 목표
국토부는 모든 신규 택지 지구를 기존 도심, 택지지구, 산업단지와 연계해 개발하기로 했다.
출퇴근 교통 불편이 없도록 KTX, GTX 등 철도역으로 연결되는 대중교통은 입주 시점에 맞춰 개통할 계획이다.
김오진 국토부 1차관은 “입지 여건에 따라 도로, 대중교통 노선 등을 신설·확장해 교통 여건을 대폭 개선하겠다”며 “특히 선(先) 교통, 후(後) 입주 실현을 위해 신규 택지 발표 직후 광역교통 개선대책 수립에 착수해 지구 지정 후 1년 내 확정하겠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2025년 상반기까지 신규 택지의 지구 지정을 완료하고, 2026년 하반기 지구계획 승인을 거친 뒤 2027년 상반기에는 최초 사전청약과 주택 사업계획 승인을 추진할 계획이다.
각종 행정 절차와 토지 수용에 걸리는 기간을 고려하면 입주는 2030년 이후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 신규택지, 내년 추가발표…전문가들 “발표보다 ‘실행’이 중요”
윤석열 정부가 발표한 누적 신규 택지는 16만5천호로, 당초 밝힌 계획보다 1만5천호 많다.
전문가들은 신규 택지를 통한 주택 공급이 계획대로 실현되는 게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실장은 “현재 3기 신도시도 계획대로 추진되지 않고 있다”며 “한국토지주택공사(LH), 경기주택도시공사(GH) 등 사업 주체가 결정되면 제대로 추진될 수 있게끔 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내년 입주 물량 급감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중단에 따라 팽배해진 시장 참여자의 공급 부족 불안 심리를 해소하는 게 급선무”라며 “불안 심리가 진정될 수 있도록 신규 택지에서의 조속한 사업 진행과 사전 분양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내년에도 광역교통망이 양호한 지역에 신규 택지를 추가로 발표할 계획이다.
진현환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은 “발표 시기나 물량이 정해져 있지는 않으나, 가급적 내년 상반기 중 추가 신규 택지를 발표하려 한다”고 말했다.
cho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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