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양국이 15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을 하루 앞두고 기후위기 공동 대응 강화를 약속하는 성명을 내놨다.
미·중은 지난 4∼7일 캘리포니아주 서니랜드에서 존 케리 미 대통령 기후 문제 특사와 셰전화 중국 기후변화 특사 간 회담 결과를 정리한 기후위기 대응 협력 강화에 관한 서니랜드 성명을 이날 공개했다. 양국은 화석연료의 단계적 퇴출 등 일부 현안에 대해서는 이견을 냈지만, 양자 간 기후 실무그룹을 구성하는 데는 합의했다.
미·중은 성명을 통해 “양국은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과 파리협정을 이행하고, ‘공평과 공동의 차별화된 책임, 각국의 능력(에 입각한 부담)’이라는 원칙을 구현하며, 상이한 국가별 상황을 고려해 파리협정 제2조에 따라 지구 평균 기온 상승 섭씨 2도 이내 통제와 섭씨 1.5도 이내 제한 노력, 섭씨 1.5도 유지의 실현 노력으로 협정의 목적 달성에 힘쓴다”고 강조했다.
이어 “재생에너지 용량을 2030년까지 현재의 3배 수준으로 늘리기로 한 주요 20개국(G20)의 공동선언을 지지한다”며 “석탄, 석유, 천연가스 등 화석연료 발전량을 대체할 수 있을 만큼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충분히 높은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양국 기후 특사가 공동으로 주재하고 양국 관계 부처가 참여하는 ‘2020년대 기후 행동 강화 워킹그룹’도 가동키로 했다.
워킹그룹은 에너지 전환, 메탄, 순환 경제, 효율적인 자원 이용, 삼림 훼손 등 주요 협력 분야에 초점을 맞추게 된다. 배출 통제·절감 정책과 조치, 기술에 관한 정보 교류와 경험 공유, 협력 영역 식별과 시행, 공동성명·공동선언과 이번 성명 이행 상황 평가도 맡을 예정이다.
양국은 에너지 정책·전략 대화를 재개하고, 합의 의제에 관한 교류 진행과 민간 활동 등 실무적 협력도 강화하기로 했다. 또 산업, 건축, 교통, 설비 등 중점 영역의 에너지 절약과 탄소 감축 정책 교류를 심화하기 위한 양국 에너지 효율 포럼을 다시 여는 것에도 뜻을 같이했다.
외신들은 지난해 8월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이후 양국 관계가 극도로 경색되면서 차단됐던 양국 간 기후 대화·협력 채널이 정상화됐음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중국은 이산화탄소뿐만 아니라 메탄, 아산화질소 등 지구온난화 유발 물질에 대한 배출량을 줄이는 데 처음으로 합의했다는데 의미가 있다”고 평했다. 앞서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주도로 전 세계 150개국은 2030년까지 메탄 배출량을 30% 줄이는 ‘글로벌 메탄 서약’을 맺었지만, 중국은 참여하지 않았다.
이번 합의는 15일 미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릴 예정인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 간 미·중 정상회담 직전에 발표됐다.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는 이달 30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개막한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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