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가 자국 기술로 만든 최신예 스마트폰을 통해 중국 시장에서 부활하고 있다. 지난달 스마트폰 판매량이 급증하면서 중국 내 시장 점유율도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14일(현지시간)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달 첫 4주 동안 중국산 스마트폰 판매량은 전년 대비 11% 증가했다. 판매량 증가의 공적은 화웨이에 돌아갔다. 지난달 화웨이의 스마트폰 판매량은 전년 대비 무려 83% 증가했다.
같은 기간 샤오미의 스마트폰 판매량도 33% 증가하긴 했지만, 화웨이의 선전이 가장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소속 아치 장 중국 애널리스트는 “10월 가장 눈에 띈 것은 단연 화웨이”라며 “메이트 60 시리즈에 힘입어 상황을 바꿔놨고, 성장이 눈부셨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수요는 계속 두 자릿수를 기록하고 있다. 다른 모델들도 후광 효과로 좋은 성적을 거두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메이트 60 프로는 미 정부의 블랙리스트에 오른 화웨이가 해외 업체의 도움을 받지 않고 자체 기술만을 이용해 제작한 첫 스마트폰이다. 지난 8월 말 화웨이는 메이트 60 시리즈를 깜짝 발표하며 전 세계를 놀라게 한 바 있다.
특히 메이트 60 프로에는 화웨이가 설계하고 중국 반도체 위탁생산업체 SMIC가 제조한 7나노미터(nm)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가 탑재됐으며, 최첨단 5G 칩도 중국 기술만으로 제작했다.
이에 따라 스마트폰 내부의 중국산 부품 비율도 이전 제품과 비교해 더욱 증가했다. 닛케이아시아가 최근 전자기기 분해·조사 업체 ‘포멀하우트 테크노솔루션즈’와 메이트 60을 분석한 결과, 기기에 사용된 중국산 부품 비율은 29%에서 47%로 18%포인트(p) 증가했다.
메이트 60 시리즈는 미국의 혹독한 기술 제재를 중국이 돌파했다는 ‘상징’으로 자리 잡으면서 중국 내 ‘애국 소비’의 수혜를 입기도 했다.
다만 화웨이가 중국 시장을 넘어 전 세계를 대상으로도 선전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현재 메이트 60 시리즈는 중국 내 수요를 감당하는 것도 벅찬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화웨이의 생산 능력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최대 3개월의 주문 대기 시간이 발생 중”이라며 “화웨이의 스마트폰 산업 재건을 위해선 넘어야 할 산이 많다”라고 지적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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