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드브리지(Land bridge)’는 해상과 육상을 더한 운송 방식으로 육지를 다리처럼 이용해 수송하는 방식을 말한다. 좁은 의미로는 ‘육로 운송 구간’만을 지칭하는 단어다.
불규칙한 모양으로 지형이 서로 다른 육지를 피해 물류를 이동해야 하는 해상운송은 이리저리 돌아가야 하므로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든다. 그러나 랜드브리지를 활용해 운송로 중간의 육지를 가로지르면 시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복합운송의 주요 경로에 따라 아메리칸 랜드브리지, 캐네디언 랜드브리지, 시베리아 랜드브리지 등이 널리 알려져 있다. ‘아메리칸 랜드브리지(American Land Bridge·ALB)’는 극동에서 미국 서해안까지 해상운송하고, 철도로 미국 대륙을 횡단한 후 다시 유럽에 보내는 경로다.
‘캐네디언 랜드브리지(Canadian Land Bridge·CLB)’는 극동 아시아에서 캐나다의 밴쿠버까지 해상운송하고, 캐나다 대륙횡단철도로 몬트리올까지 철도운송 후 유럽까지 다시 해상운송하는 경로다. ‘시베리아 랜드브리지(Siberian Land Bridge·SLB)는 ?부산이나 일본 등지에서 러시아의 나홋카나 보스토치니까지 해상운송하고, 시베리아횡단철도로 유럽 및 중동 지역으로 운송하는 경로다.
또 한국의 서해에서 중국까지 해상운송 후 중국횡단철도와 시베리아횡단철도를 이용해 유럽으로 운송하는 ‘차이나 랜드브리지(China Land Bridge·TCR, 캐네디언 랜드브리지(CLB)와 혼동을 피하기 위해 TCR·Trans China Railroad로 표기), ?동아시아에서 해상운송으로 미국 서해안에서 대륙횡단 후 대서양 연안으로 운송하는 ‘미니 랜드브리지((Mini Land Bridge·MLB)’가 있다. 이 경로는 극동에서 뉴욕까지를 기준으로 파나마를 경유하는 것보다 약 1주일 정도 운송 시간이 단축된다.
그 외 동아시아에서 미국 서해안 1개의 항구로 해상운송 후 철도나 트럭으로 미국 내륙지역으로 육상운송하는 방식인 ‘마이크로 랜드브리지(Micro Land Bridge)’가 있다. 미니랜드브리지가 대륙횡단철도를 이용해 항구에서 항구로(port to port) 화물을 운송하는 반면, 마이크로 랜드브리지는 항구에서 주요 도시로(port to point) 화물을 운송한다는 점이 차이다. 그래서 IPI(Interior Point Intermodel) 또는 MBS(Micro Bridge Service)라고 불리기도 한다.
15일 태국 현지 매체 네이션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태국 정부는 말레이반도의 잘록한 부분인 타이만의 춤폰과 벵골만 안다만해의 라농을 잇는 랜드브리지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태국 정부가 추진 중인 이 프로젝트는 현재 말레이반도와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 사이의 믈라카해협을 거쳐 가는 경로보다 운송 시간을 대폭 단축하는 사업이다.
태국은 2030년까지 춤폰과 안다만에 항구를 건설하고, 약 100㎞ 구간을 고속도로와 철도 등으로 연결할 계획이다. 예상 사업비는 1조밧(36조6000억원) 규모이며, 최대 1조4000억밧(51조3000억원)에 달할 수 있다는 추정치도 있다.
과거 여러 정권에서 해당 구간에 운하를 건설하는 계획이 검토됐다. 하지만 사업성이나 환경, 안보 등과 관련된 논란으로 번번이 무산됐었다. 지난 9월 출범한 세타 타위신을 총리로 한 새 내각은 운하 대신 육로 연결을 택하고 특별법을 만드는 등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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