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동구(구청장 정원오)의 ‘성동형 스마트쉼터’는 국내는 물론 해외에까지 화제가 된 버스정류장이다. 주민 아이디어에서 출발해 60명이 넘는 주민참여단을 구성해 여러 차례 현장조사와 의견반영을 통해 미래형 버스정류장이 탄생했다. 3년 전 처음 운영을 시작해 지금은 성동구내 53곳의 버스정류장은 물론 다른 지역에까지 퍼져나갔다.
6.2~14.4㎡ 크기의 통유리 버스정류장 덕분에 버스를 기다리는 승객들은 폭염과 한파, 미세먼지, 매연 등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게 됐다. 냉난방, 공기정화 장치에 UV 살균기능, 폐쇄회로(CC)TV, 비상벨, 와이파이, 유무선 충전기 등 웬만한 시설은 다 갖췄다. 올해는 청각 약자를 위한 히어링 루프(Hearing Loop)와 자동심장충격기까지 설치했다. 다른 지방자치단체의 벤치마킹이 잇따른 것은 물론, 이후 성동구 내에서도 2탄, 3탄의 공간혁신이 탄생하게 된 원조인 셈이다.
성동구가 이달부터 본격적으로 운영을 시작한 후속작은 ‘성동형 스마트흡연부스’다. 성동구는 밀폐형 음압설비를 갖춘 스마트흡연부스를 매달 수십 건의 흡연 관련 민원이 있던 곳에 시범 설치했는데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SM엔터테인먼트 사옥이 있는 성수동1가 아크로서울포레스트 오피스 빌딩 앞과 지하철 수인분당선 서울숲역 출구 사이는 흡연으로 인한 잦은 민원 발생 지역이었다. 성동구는 이곳에 가로 6m, 세로 3m 규모의 흡연부스를 설치했는데 이후 민원 발생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장달덕 성동구 스마트도시과 스마트정책팀장은 “병원의 음압장치 원리를 이용해 담배연기가 외부로 유출하는 것을 차단하면서도 내부 연기를 빠르게 제거해 비흡연자와 흡연자 모두에게 쾌적한 환경을 제공할 수 있는 게 특징”이라며 “연말까지 성수동과 성동구청 등 2곳에 추가 설치하고, 내년에는 흡연민원다발구역에 확대 설치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성동구는 서울숲역 출구 인근에 지난해 11월 설치해 1년여간 시범운영을 했는데 평일 하루 평균 1200~1500명이 이용했다고 밝혔다. 서울시와 일부 자치구, 강원도 원주시 등에서 도입을 검토 중이다.
이용자가 뜸해 활용하지 않던 공원 내 자투리땅을 공유모임 장소나 회의실로 활용하는 아이디어도 후속으로 나왔다. 한양대병원 사거리 인근 한양광장 내에 설치된 공유회의실 겸 모임방 용도의 ‘모두의공간’은 이달 정식 운영을 시작했다.
전체 31.5㎡ 규모의 임시가설물 형태의 공간은 4인실(11.2㎡)과 8인실(17.5㎡)로 구성돼 있고, 필요하면 두 공간을 터서 하나로 사용할 수도 있다. 휴일 없이 매일 일과시간 중 무인으로 운영하는데 이용료도 시간당 1000~2000원으로 싸다. 8인실에는 컴퓨터와 빔프로젝터, 음향장비 등도 갖췄다. 앱을 통해 예약한 후 QR코드로 태그해 출입할 수 있는데 시스템은 스터디카페나 공유오피스, 음악연습실 등 공간 대여 관련 운영 플랫폼을 개발하는 중소기업에서 구축했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이들은 모두 주민 아이디어나 주민 제안에서 시작해 직원들의 고민과 노력 끝에 탄생했다”며 “스마트쉼터는 내년에도 추가설치와 전수점검, 기능 업그레이드를 하고 우리 구의 우수 조성사례인 스마트쉼터에 착안해 더 많은 주민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열린 공간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김민진 기자 ent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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