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대 전국은행연합회 회장 후보로 민간 출신인 조용병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단독 추천됐다.
은행연합회는 16일 오전 서울 중구의 한 호텔에서 회장후보추천위원회 제3차 회의와 이사회를 열어 조 전 회장을 차기 회장 후보로 단독 추천했다. 회추위에선 전체 잠정 후보군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으며, 이어진 이사회에선 조 전 회장을 차기 회장 후보로 선정하고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은행연합회는 조 후보자 추천과 관련 “금융산업에 대한 폭넓은 이해와 탁월한 통찰력을 바탕으로 은행산업이 당면한 현안을 해결하고 대내외 불확실성에 직면한 은행산업의 발전에 기여할 적임자로 평가된다”고 전했다.
앞서 회추위는 지난주 회의를 통해 6명의 잠정 후보군을 선정한 바 있다. 관료 출신으로는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 제2차관 등을 역임한 임영록 전 KB금융지주 회장, 민간 출신으로는 조 후보자와 함께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손병환 전 NH농협금융지주 회장, 조준희 전 중소기업은행장, 박진회 전 한국씨티은행장이 이름을 올렸으나 윤 회장은 중도 하차, 5파전의 구도가 형성됐다.
회추위원들은 이날 3차 회의에서 5명의 잠정 후보자 중 민간 출신인 조 후보자를 최종 후보로 낙점했다. 경남 함안군 출신인 조 후보자는 대전고등학교와 고려대학교(법과대학)를 졸업한 뒤 1984년 신한은행에 입행, 뉴욕지점장, 부행장,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현 신한자산운용 대표, 은행장 등을 거쳐 2017년엔 신한금융지주 회장에 오른 정통 ‘신한맨’이다.
지난해 말엔 신한금융지주 회장직 3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전망을 뒤엎고 전격 용퇴를 선언한 바 있다. 조 후보자의 용퇴는 금융지주회사 최고경영자(CEO) 물갈이의 신호탄이 됐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당시 조 후보자의 용퇴를 두고 “리더로서 개인적으로 존경스럽다”고 밝히기도 했다.
금융권에선 조 후보자가 은행권 수장으로서 마주할 현실이 녹록지 않다고 우려한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고금리 시기 은행권이 올린 이자 이익과 관련해 상생 금융 확대 요구가 높아지고 있는 시점이어서다. 최근엔 윤석열 대통령까지 나서 이른바 ‘종노릇’ 발언으로 경고장을 보냈고, 야당을 중심으로는 횡재세 도입 논의까지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김광수 은행연합회장은 이날 회추위 직후 취재진과 만나 “지금까지 은행권도 금융소비자 보호나 상생 금융에 신경을 많이 썼지만, 사회적으로 잘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는 현실을 생각하면 마음이 무겁다”면서 “(조 후보자가) 경륜이 많고 리더십도 있기 때문에 이런 상황을 잘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은행연합회는 오는 27일 사원총회를 열어 조 후보자를 차기 회장으로 최종 선출할 계획이다. 이후 조 후보자는 다음달 1일부터 3년의 임기를 시작한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부애리 기자 aeri34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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