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 대만 총통 선거를 두 달 앞두고 대만의 제1, 2 야당이 후보 단일화에 전격 합의했다. 단일화에 성공할 경우 현재 여론조사 1위인 집권 민주진보당의 라이칭더 후보를 이길 가능성이 커져 선거 판세를 뒤흔들 것으로 예상된다.
16일 대만 중앙통신사 등에 따르면 대만 제1야당 국민당과 제2야당 민중당은 전날 총통 선거에서 단일화를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단일 후보는 이달 7~17일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와 내부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결정해 18일 발표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양당은 선거에서 단일 후보가 당선될 경우 연합 정부를 구성하기로 합의했다.
이날 양당 간 회의는 커원저 후보와 허우유이 후보 등 두 후보와 함께 국민당의 주리룬 주석과 마잉주 전 총통이 참석한 가운데 2시간 동안 진행됐다. 마 전 총통은 이날 단일화 합의 후 기자들에게 “양측이 협력에 합의하면서 대만 정치사에 새로운 기록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앞서 인터넷 매체인 ‘CNEWS후이류신문망’은 지난 10~11일 실시한 선거 여론조사에서 민진당 라이 후보가 지지율 30.8%로 커 후보(26.0%), 허우 후보(18.0%), 무소속 궈타이밍 후보(9.3%)를 앞질렀다고 보도했다.
다만 국민당과 민중당이 총통 후보 단일화에 성공하면 두 사람 중 누가 후보가 되더라도 독립 성향 민진당 소속인 라이 후보를 이기는 것으로 조사됐다.
차기 총통 선거는 내년 1월 13일 입법위원 선거와 함께 치러지며 차기 총통은 내년 5월 20일 차이잉원 현 총통의 뒤를 이어 임기를 시작한다. 중국에 대립각을 세웠던 민진당과 달리 친중 성향의 제1야당 국민당과 중립 성향의 2야당인 민주당이 연합해 승기를 잡을 경우 대만의 대중 정책 방향이 크게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라이 후보와 민진당 정부를 겨냥해 노골적인 비난을 쏟아내 온 중국은 두 후보의 단일화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주펑롄 중국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 대변인은 전날 양당의 협상 중에 진행된 정례 브리핑에서 ‘남백 단일화(상징색이 파란색인 국민당과 흰색 민중당이 힘을 합친다는 의미)’에 대한 의견을 묻는 말에 “평화·발전·교류·협력을 원하는 것이 대만의 주류 민의”라고 답했다.
주 대변인은 “양안 동포는 응당 손을 잡고 역사적 대세에 따라 1992년 합의(92공식·’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그 표현은 중국과 대만이 각자 편의대로 하자는 합의)를 견지하고, 대만 독립에 반대해야 한다”면서 “양안 관계가 평화 발전의 정확한 궤도로 돌아가게 추동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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