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가 16일부터 다시 올랐다. 6개월마다 금리가 바뀌는 변동금리로 대출을 받았던 영끌족(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의 통장 형편은 연말에 더 나빠지게 됐다. 주담대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연중 최고치로 오른 영향 탓이다.
전날 전국은행연합회는 10월 기준 코픽스(신규취급액 기준)가 3.97%로 전월 대비 0.15%포인트 올랐다고 밝혔다. 은행 예·적금 금리와 은행채 금리가 올라 자금조달 비용이 늘어나자 코픽스도 오른 것이다.
영끌족의 원리금 부담은 얼마나 커질까. 한 시중은행의 작년 5월에 주담대 변동금리로 5억원을 빌린 차주의 원리금 추이를 모의실험 해본 결과 올해 11월 기준 월 부담금이 70만원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변동금리는 코픽스에 따라 같은 방향과 폭으로 움직인다. 대출 시점부터 작년 11월, 2023년 5월과 11월에 대출금리가 세 번 바뀔 동안, 코픽스는 1.84%에서 3.97%까지 올랐고, 대출금리는 4.05%에서 6.18%로 상승했다. 이자가 늘어나면서 월 납입금은 210만5268원에서 280만6724원으로 껑충 뛰었다.
국민은행과 우리은행, NH농협은행의 16일 주담대 변동금리는 4.73~6.66%다. 전날보다 0.1~0.15%포인트 상승했다. 주담대 고정금리는 4.03~6.23%로 변동금리보다 낮다. 금융당국도 변동금리가 금리인상기에 영끌족에 부담이 된다는 점을 감안해 고정금리를 선택하는 차주들의 비중을 늘리려 하고 있다.
금융위원회가 올해 안에 적용하겠다고 한 ‘변동금리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도 이런 의도를 반영한 정책이다. 대출한도를 계산할 때, 미래의 금리 변동 위험을 미리 반영하는 게 핵심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1년 후 금리가 현재 금리 수준과 다를 수 있기 때문에 DSR을 산정할 때 미리 반영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연 소득 5000만원 차주가 연 4.5% 변동금리로 대출받는 경우(50년 만기) 지금은 4억원까지 빌릴 수 있다. 그러나 가산금리를 1%포인트 적용하면 대출 한도는 3억4000만원으로 줄어들게 된다. 변동금리를 고를 때 대출 한도가 축소되기 때문에 고정금리를 선택할 가능성이 커진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신규 주담대 중 75.2%가 고정금리, 24.8%가 변동금리로 나갔다. 하지만 잔액 기준으로는 여전히 변동금리 비중(58.6%)이 고정금리(41.4%)보다 높은 편이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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