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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착륙 VS 경기침체’…美 경제전망 갸우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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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미국 경제가 연착륙에 들어갈지 경기침체에 직면할지를 두고 전문가들의 의견이 갈리고 있다. 한쪽에서는 물가와 소비가 둔화되고 있다는 점을 두고 미국 경제가 완만한 둔화세를 그릴 것으로 전망했지만 다른 쪽에서는 미국의 민간 소비가 좀처럼 회복되지 못해 경기가 침체 국면에 빠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소비·물가 꺾이는데 경제성장률 선방…경기 연착륙 전망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5일(현지시간) 미국 경제의 향후 전망을 두고 갈리는 전문가들의 전망에 대해 소개했다. 먼저 영국의 경제분석회사인 옥스퍼드이코노믹스의 낸시 반덴호텐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내년 미국 경제가 상당히 약화될 것으로 예상되나, GDP 성장률이 완전히 위축되는 현상은 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물가 하락과 소비 둔화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10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3.2% 상승하며 전월(3.7%)보다 상승 폭이 둔화됐으며 시장의 전망치(3.3%)도 밑돌았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도 4.0%를 기록하며 전월(4.1%) 대비 상승 폭이 줄었다. 지난 5개월간 근원 CPI의 변동을 연율 기준으로 환산한 수치도 2.8%를 기록하며 연초 5개월간 연율(5.1%)대비 저조한 수준을 기록했다.

인력 부족으로 치솟던 임금 상승세가 꺾이면서 CPI가 둔화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근로자들의 평균 시간당 임금은 전년 대비 4.1% 증가했는데, 이는 2021년 6월 이래로 가장 작은 폭의 증가세다.

반면 경제성장률 하락 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 예상했다. 그를 비롯한 전문가들은 미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올 성장을 기록한 뒤 내년에는 1.7%로 성장 폭이 줄어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는 종전 예상치보다 0.3~0.4%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미국의 경제가 물가 둔화 추세에도 탄탄한 흐름을 이어나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WSJ는 “사실상 (이 같은 지표는) 미국 경제가 경기침체나 큰 경제적 약점 없이 물가가 코로나19 이전의 상태로 회귀하는 이른바 연착륙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개인 소비 회복 어려울듯…경기침체 가능성 높아

반면 전문가 집단 중 다른 한 쪽에서는 내년 미국 경제가 침체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 경고하고 있다. 미국 GDP의 70%를 차지하는 개인소비가 회복될 가능성이 작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지난달 미국의 소매 판매는 전년 대비 2.48% 오르며 5월 이래 5개월 만에 하락세를 기록했다.

이에 소매업계는 연말 대목에도 불구하고 악성 재고가 급증하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의 공급망 컨설턴트인 TMX 트랜스폼의 제프 보르니노 북미 사업부 사장은 “현재 미 소매업체들은 매장 진열대를 차지하는 제품의 15~20%를 폐기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실업률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도 우려하고 있다. 미국의 지난달 실업률은 3.9%를 기록하며 지난해 1월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높아지는 실업률은 경기침체의 전조 증상으로 꼽힌다. 경기침체를 식별할 수 있는 샴 리세션 지표 상 실업률이 지난 12개월간 최저치보다 0.5%포인트 넘게 높아지면 경기가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한다. 현재 해당 지표는 0.33%포인트를 기록했다. 이 같은 추세를 볼 때 경제학자들은 지난달 3.9%였던 실업률이 이달 4.0% 다음 달 4.1%로 오르면 경기가 침체 국면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미 미국 경제가 산업 전반에 걸쳐 물가와 경기가 모두 둔화되는 디플레이션이 진행 중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돈나무 언니’로 불리는 캐시 우드 아크인베스트매니지먼트 대표는 미국의 CPI가 “내년 어느 시점에 마이너스로 바뀔 수 있다”며 최근 원자재에서 시작된 디플레이션 추세가 항공, 자동차 등까지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지은 기자 jelee04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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