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배우 신은수가 ‘반짝이는 워터멜론’을 무사히 마무리 했다. 농인 캐릭터이기 때문에 연기하기 쉽지만은 않았을텐데도, 로맨스의 설렘과 성장의 감동을 동시에 안겨주며 뜻깊은 작품을 완성했다. 최현욱과 함께 ‘아기쀼’라 불렸던 신은수는 열렬한 사랑과 응원을 보내준 팬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동시에 함께 한 배우들에게도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지난 14일 종영된 tvN 월화드라마 ‘반짝이는 워터멜론'(극본 진수완, 연출 손정현/이하 ‘워터멜론’)은 음악에 천부적인 재능을 타고난 코다(CODA) 소년 하은결(려운 분)이 1995년으로 타임슬립해 어린 시절의 아빠 하이찬(최현욱 분)과 함께 밴드를 하며 펼쳐지는 판타지 청춘 드라마다.
신은수는 1995년의 엄마인 18살 윤청아를 연기하며 려운, 최현욱, 설인아 등과 연기 호흡을 맞췄다. 피아노 제조회사를 운영하는 아버지와 성악을 전공했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청아는 농인으로, 프리다 칼로가 그린 ‘Viva la vida'(인생이여 만세)를 가장 좋아한다. 어렸을 때부터 억압과 학대 속에 살아야 했던 청아는 이찬과 은결, 그리고 은유(설인아 분)를 만나 웃음을 되찾고 성장하게 된다. 신은수는 이런 윤청아를 맑고 사랑스럽게 연기해내 시청자들의 호평을 얻었다. 특히 최현욱과 완성한 풋풋하면서도 귀여운 로맨스는 방송 내내 열렬한 지지와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다.
시간여행이 종료된 후 은결과 은유로 인해 이찬, 청아의 인생이 바뀌는 결말로 종영된 ‘워터멜론’은 마지막 회에서 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기준 전국 4.5%, 수도권 4.5%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이에 신은수는 지난 15일 조이뉴스24와의 인터뷰에서 ‘워터멜론’ 속 청아를 완성하기까지의 과정, 최현욱과의 연기 호흡 등을 전하며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듬뿍 드러냈다.
– 마지막 회를 배우들 다 같이 봤다고 들었는데 어땠나?
“저는 일정이 있어서 따로 봤는데 다른 배우들은 같이 본 것 같다. 저는 눈물을 꾹 참으면서 봤다.”
– 결말에 대한 만족도는 어떤가?
“은결이가 타임슬립을 해서 미래가 바뀌었지만, 이찬이와 천아가 결혼하고 가정을 꾸리고 밴드맨이 함께 하는 이야기가 참 좋았다.”
– 대사 없이 수어로 연기를 해야 했는데 어렵지는 않았나? 얼마만큼 연습했는지 궁금하다.
“8부 전까지는 수어도 안 하고 표정 연기와 내레이션만 했다. 그때도 대사가 없으니까 감정을 어려움 없이 잘 전달할 수 있도록 연구를 많이 했다. 수어를 쓰기까진 시간이 걸리긴 했지만 자신의 의사를 직접적으로 표현한다. 그러다 보니 오히려 연기하는 데 도움이 됐다. 수어는 드라마 촬영 전부터 배우고 촬영하는 내내 계속 배웠다. 영상을 찍으면서 연습을 했는데, 보이는 것과 영상으로 보는 것이 다르더라. 더 디테일하게 잡을 수 있어서 꾸준히 연습했던 것 같다.”
– 내레이션을 제외하고 대사가 없다 보니 연기할 때 답답한 마음이 생기지는 않았나?
“상대 말이 안 들려야 하는데 자꾸 들리니까 저도 모르게 반응이 나올 때가 있다. 무의식적인 것을 조절하는 것이 살짝 힘들었다. 하지만 나중에는 안 들린다고 생각하고 따로 준비해가기도 했다. 대사를 하는 대신 상대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입 모양, 눈에 집중하게 되더라.”
– 사전에 영상을 많이 보기도 했다고 했는데 어떤 작품을 봤나?
“‘코다’, ‘아들에게 가는 길’을 추천받아서 봤다. ‘반짝이는 박수 소리’는 영화, 책 둘 다 봤다. ‘나는 귀머거리다’라는 웹툰은 농인에 대한 설명이 많이 되어있어서 잘 읽었다. 그렇게 농인들에 대해 조금씩 알아갔다.”
– 대본을 처음 봤을 때 끌렸던 이유는 무엇인가?
“대본 받고 정말 빨리 읽었다. 인물 설정이 시놉시스부터 굉장히 촘촘하게 세밀하다. 관계성도 탄탄하다. 코다라는 소재가 낯설 수 있는데 그걸 잘 풀어냈다고 생각했고 뒷이야기가 궁금해졌다. 그래서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 ‘이찬청아’ 커플을 예뻐하는 팬들이 정말 많았다. 실감한 부분이 있나?
“처음엔 몰랐는데 주변에서 짤을 보여주시더라. 팬분들이 큰 사랑을 주는구나, 싶어서 감사한 마음이 컸다. 저희를 ‘아기쀼'(아기부부)라고 부르시는데 너무 귀엽다. 그렇게 귀여운 별명을 만들어주신 것이 정말 감사하다. ‘아기쀼’를 사랑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 혹시 ‘은결은유’ 커플과 경쟁 구도가 있지는 않았나? 서로 더 예쁘게, 혹은 귀엽게 나와야 한다는 식의?
“그런 건 없었는데 저는 ‘은결은유’ 커플이 너무 귀엽다. 물론 저희도 풋풋해서(웃음) 다른 매력이 있는 것 같다. 인아 언니가 귀엽게 나오면 ‘언니는 그냥 은유야’라고 하곤 했다. 꽁냥꽁냥거리는 것이 귀여워서 즐겁게 바라봤다.”
– 팩스로 썸타는 ‘이찬청아’가 정말 귀여웠다. 두 사람의 감정선을 따라갈 때 신경을 쓴 부분은?
“대본을 보면 작가님이 세세하게 다 써놓으셨다. 그걸 따라가면 다 나올 정도로 정말 잘 써주셨다. 연기할 땐 현욱이와 이런 건 어떨까 얘기를 많이 나눴다. 에너지가 정말 좋은 친구다.”
– 최현욱 배우와 얘기 나누며 만들어낸 장면이 있다면?
“스케치북으로 고백하는 장면인데 그림을 넘기다가 이찬이 그림을 발견하게 된다. 그때 ‘자연스럽게 으악 할까?’라며 얘기를 많이 했다. 현욱이가 뒤로 넘어갈 땐 웃음 참기가 힘들었다. 초반에 청아 앞에서 혼자 말하는데 너무 웃겼다. 그래서 ‘제발 웃지 않게 해줘’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 키스신도 어떻게 찍었는지 궁금하다.
“키스신을 찍을 때 감독님께서 너희를 정말 예쁘게 찍어주겠다고 하셨다. 공들여서 찍어주겠다는 마음이 세팅할 때부터 느껴져서 재미있었다.”
– 입을 맞추기 전 청아가 이찬이에게 수어로 응원을 해주고 걱정 안 해도 된다고 말하는데, 그때 이찬이가 다시 한번 청아에게 반해서 입을 맞춘 것이 아닌가 할 정도로 그 바탕에 깔린 서사가 정말 좋았다.
“자연스러웠던 것 같다. 청아는 이찬이에게 솔직하고 직선적이다. 자기 마음을 늘 표현해왔는데 그걸 수어로 하니 좋았다. ‘나 혼자 있어도 괜찮다’라고 하는데 청아가 친구들을 만나서 참 단단해졌다는 것이 느껴졌다. 그런 서사가 떠올라서 청아로 몰입을 하다 보니 연기도 자연스럽게 나왔던 것 같다.”
– ‘마법의 성’ 장면도 감동이었는데 어땠나?
“제 바스트를 나중에 찍었다. 풀샷 찍고 이찬이를 찍는데 눈물이 나더라. 감동이었다. 청아였다면 정말 행복했을 것 같았다. 저를 찍는 것도 아닌데 긍정의 눈물이 났던 것 같다. 안 울 수가 없다는 얘기를 현욱이에게도 했다.”
– 최현욱 배우가 고백을 받고 뒤로 넘어가는 식의 만화 같은 연기도 굉장히 잘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같이 연기해보니 어땠나?
“동갑을 만난 건 처음이라 현욱이와 빨리 친해졌다. 현욱이는 본능적으로 연기하는데 그게 재미있다. 연기하는 사람도, 보는 사람도 재미있는 연기 스타일이다. 현욱이와 연기하면서 좋았던 건 감정신에서 제 감정이 올라올 때까지 기다려주고 끌어내려 하는 게 보였다. 12부에서 수어로 모진 말을 할 때도 기다려주는 것이 느껴졌다. ‘일부러 천천히 했지?’라고 묻기도 했는데, 상대 배우까지 생각해주는 배우라 고마움을 많이 느꼈다. 현욱이는 애드리브도 많고, 유하게 잘 움직인다. 그 상황 상황마다 느끼고 표현하는 것이 달라지는 것 같아서 그 점이 부럽고 멋있다고 느꼈다. 쉽지 않다 싶은 대사도 생각하던 이찬이처럼 잘해줬다.”
– 실제 하이찬 같은 남자가 남자친구라면 어떨 것 같나?
“저는 이찬이와 닮은 사람을 좋아한 적은 없는 것 같다. 제가 I라 기가 빨릴 것 같다.(웃음) 이찬이만 놓고 보면 아닌 것 같고, 오히려 다정하게 대해주는 은결이 스타일이 좋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