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태헌 기자] 대외적 경제 불확실성 속에 소비자들이 주머니를 굳게 닫으면서, 치킨 브랜드들이 애견·가정간편식(HMR)·라면 사업 등으로 외도를 시작했다. 최근 배달비 증가와 함께 다양한 신규 브랜드들의 등장으로 더 이상 시장을 확대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16일 치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프랜차이즈 치킨 브랜드인 교촌·BBQ·BHC가 최근 치킨 사업 외에도 가정간편식과 펫사업 등을 통해 사업 다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먼저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는 커머스·신사업부문을 통해 라면과 주먹밥, 수제맥주와 막걸리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또 이들 메뉴를 판매하는 프리미엄 매장인 교촌필방을 열고 마케팅에도 한창이다.
교촌치킨은 해외 사업에도 속도를 붙였다. 미국과 중국에 직영 매장을 운영 중에 있으며, 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 태국, 중동 등에는 마스터 프랜차이즈(MF) 형태로 진출해 로열티를 받는다. 교촌치킨은 7개국, 68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하지만 여전히 교촌치킨의 사업 구조는 국내 프랜차이즈가 전체의 92.9%, 글로벌 사업에서의 메뉴·부자재·로열티 사업 4.1%, 가정간편식과 수제맥주 등 신사업은 3% 수준이다.
비비큐(BBQ)치킨을 운영하는 제너시스BBQ는 최근 펫사업 전문가를 채용한 데 이어 서울 논현동에 애견카페 오픈을 앞두고 있다. 치킨 뿐만 아니라 동물사업을 통해 영역을 확장하겠다는 전략이다.
올해 중순 비비큐치킨은 조이피아와 더왈츠 등을 상표권으로 등록하면서 애완동물 미용 등을 사업목적으로 명시했다. 이 때문에 향후 비비큐치킨이 동물 미용관련 프랜차이즈 사업에 나설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미 비비큐치킨은 지난해부터 동물사업에 뛰어들어 동물간식과 간편식 등을 판매 중이다.
비비큐치킨은 이 외에도 자체몰인 비비큐몰에서 닭가슴살과 소시지, 바베큐 등 관련 제품 30여 종을 판매 중에 있다. 비비큐도 교촌치킨과 비슷한 매출 구조를 가져 전체 매출의 90%를 프랜차이즈 사업으로 올리고 있으며, 제품 매출은 7% 수준에 불과하다.
다만 비비큐치킨은 경쟁사들보다 해외 진출에 적극적이다. 국내에서는 제품가격 인상에 부담이 있지만, 글로벌 시장에서는 국내보다 2배 가량 높은 가격에 치킨을 판매할 수 있고 이를 통한 영업이익을 극대화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비비큐치킨은 미국과 캐나다 등 전 세계 700여개 매장을 운영 중에 있으며 오는 2030년까지 글로벌 매장 3만 개를 달성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비에이치씨(BHC)치킨은 개별 사업보다 사모펀드가 경영을 맡으면서 M&A에 집중하고 있다. 큰맘할매순대국, 창고43, 아웃백 등을 인수하면서 몸집을 키웠다. 지난해에는 슈퍼두퍼를 국내에 들여와 1년만에 3호점까지 매장을 늘리기도 했다.
비에이치씨치킨은 글로벌 사업에서는 경쟁사들보다 늦어 지난 2018년 첫 해외진출을 시작했고, 현재 4개국에서 6개 점포를 운영 중에 있다. 하지만 인수한 사업들의 매출과 실적을 통해 지난해 매출 5000억원을 돌파하며 치킨업계 1위 자리를 차지한 상태다.
치킨업계 관계자는 “국내 치킨 시장은 브랜드만 60개 가까이 된다”면서 “제품가 인상도 어렵고 경쟁도 심화돼 글로벌 진출을 비롯, 실적을 개선할 수 있는 다양한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