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권용삼 기자] 미·중 갈등으로 인해 일명 ‘아이폰 금지령’까지 내려진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화웨이가 ‘애국 소비’ 열풍을 통해 수혜를 톡톡히 누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화웨이는 지난달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판매량이 전년 대비 83% 증가했다. 중국 내 스마트폰 판매는 10월 전년 대비 11% 늘어났는데,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화웨이가 이 성장을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같은 기간 샤오미는 전년 대비 33%, 아너는 10% 증가했다.
화웨이는 지난 8월 스마트폰 신제품인 ‘메이트 60’ 시리즈를 선보였다. ‘메이트 60’ 시리즈는 화웨이가 설계하고 중국 반도체 위탁생산업체 SMIC가 제조한 7나노(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급 칩이 탑재됐다. 이 칩은 다운로드 속도는 초당 500Mb 수준으로, LTE 서비스의 최소 요구사항인 초당 100Mb를 5배 이상 상회하는 등 성능을 갖춘 것으로 알려진다.
아치 장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중국 애널리스트는 “10월 가장 눈에 띈 것은 단연 화웨이’라며 “메이트 60 시리즈에 힘입어 상황을 바꿔놨고 성장이 눈부셨다”고 평가했다.
업계에 따르면 중국 스마트폰 시장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쌓인 재고에 따른 공급 과잉으로 장기간 위축됐으나, 최근 재고 조정이 마무리되면서 주문이 다시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화웨이가 일정 부분 생산 문제를 겪으면서 병목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의 보도에 따르면 화웨이는 지난주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메이트 60 프로’를 90일 이내에 배송해주는 예약 주문 서비스를 개시했다. 고객당 주문 수량은 1개로 한정되며 배송은 90일 기한 내 무작위로 이뤄진다.
이에 대해 SCMP는 “이미 출시한 제품에 대한 이례적인 행보”라며 “화웨이가 인기를 끌고 있는 메이트 60 5G 스마트폰을 둘러싸고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큰 문제에 봉착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 메이트 60 프로의 주문 대기 시간은 3개월까지 이른다”며 “화웨이가 생산을 늘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