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아라 기자] ’30년 베테랑 공무원이 떴다’
수원시가 확 달라지고 있다. 시민들의 민원 해결사를 자처한 ‘베테랑 공무원’이 활약하면서다. 30년 가까운 경력의 팀장 이상급 공무원 8명으로 구성된 이들은 전국 최초 유일무이한 ‘민원 친화적인 소통 서비스’로 평가받는다.
바로 이재준 수원시장의 주요 공약 중 하나인 ‘시민 중심의 혁신행정’이 빛을 발하고 있는 것이다.
베테랑 공무원들은 이재준 시장이 차별화된 민원 서비스 공간을 기획하면서 ‘새빛민원실’에서 뭉쳐 시민들의 민원 현장 곳곳을 직접 누비고 있다.
더욱이 이들은 경력만큼이나 뛰어난 역량과 경험을 갖춘 민원 전문가들로 꾸려 눈길을 끈다.
시민들은 벌써부터 ‘베테랑 공무원’ 활약에 대만족을 나타내고 있다. 이들은 시민들의 민원을 경청하고, 공감하고 또 해결까지 해준다. 나아가 사후 만족까지 확인하면서 ‘민원 해결사’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
새빛민원실에서 활약하고 있는 김중현 팀장과 변영호 팀장은 “민원인을 내 가족이라 생각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두 팀장은 “새빛민원실을 찾아오는 분들은 어디서도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많이 속상해하신다”면서 “그 답답한 마음을 잘 들어주고 공감하면, 비록 민원이 해결되지 못하더라도 속시원하다고 말씀하시는 경우도 있었다”고 회상했다.
수원시 혁신민원과에는 8명 공무원이 근무하고 있다. 이들은 경력 20년 이상 팀장급 직원으로 이른바 ‘베테랑 공무원’이라 부른다.
사회복지직, 환경직, 토목직, 건축직, 행정직 등 5개 직렬로 구성된 공무원들이 민원을 처리하고 있다.
김중현 팀장은 가장 기억에 남는 민원으로 부모님 생각이 많이 나는 경로당 개소 지연문제를 떠올렸다.
김 팀장은 “지난 5월 할아버지 한 분이 아파트 경로당 개소가 지연되고 있어서 동네 어르신들이 갈 곳이 없다며 ‘새빛민원실’에 도움을 요청하셨다”고 말했다.
이어 “어르신은 작년 7월 아파트에 입주하면서 여름과 겨울을 보냈죠. 무더웠던 5월에는 시원한 경로당에 모여 이웃들과 보내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어 속상하다고 하셨어요. 어르신의 이야기를 들으니 부모님 생각이 많이 나서 마음이 짠했다”고 밝혔다.
김 팀장은 즉각 주택건설 기준을 찾았다. 그 결과 공동주택이 100세대 이상일 경우, 경로당이 의무시설로 반드시 들어가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수원시 담당부서를 통해 아파트의 세대수를 고려했을 때 경로당 설치가 의무였다. 하지만 경로당의 개소나 운영에 관한 사항은 강제 규정이 아니었다.
그는 “무엇보다 그 아파트가 재개발 지역에 있는 조합아파트라서 운영 주체가 중간에 변경되어 문제점이 많았다”면서 “입주한 지 1년이 지나도록 기자재 구비 등을 이유로 경로당 개소일이 미뤄지고 있었다”고 했다.
김 팀장은 베테랑 직원들과 관리소장을 만나 어르신들의 애로사항을 전했다. 마침내 6월 2개 경로당이 개관하는 성과를 얻었다.
변영호 팀장은 당연하지만 공무원으로 큰 보람을 느꼈던 경증치매를 앓으셨던 할머니 사연을 기억 속에서 꺼냈다.
변 팀장은 “지난 6월 충북 음성에 거주하는 할머니 한 분이 병원 진료 때문에 수원에 잠시 머물고 있었다”면서 지방세 납부 방법과 수령 장소 변경을 위해 새빛민원실을 방문했었다고 했다.
그는 “치매를 앓는 분 이셨는데 혼자 외출을 하셨었다. 상담 도중 자녀에게 전화를 받아 어머니 안부를 걱정할 가족을 위해 상담을 잘 진행하고 안심시켰다”고 말했다.
변 팀장은 “당시 할머니와 1시간 정도 상담 후, 영통구청에서 확인된 지방세 6건 259만원을 납부할 수 있도록 도와드렸다”고 회상했다.
이들은 ‘베테랑 공무원’ 활약에는 나이와 많은 경력을 노하우로 꼽았다. 담당 부서와 협업해 민원을 빠르고 정확하게 해결하는데 좋은 조건이라는 것이다.
새빛민원실에는 하루에 80건 이상 민원이 접수된다.
일반적인 민원 관련해서는 해당 부서 공무원이 직접 상담하고, 베테랑 공무원은 여러 가지 부서가 연결돼 있는 복합 민원을 해결한다.
다만 한 건 한 건 처리하는 시간이 1시간 이상 걸리는 경우가 많다. 상담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건수 보다는 질적으로 만족도를 높이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들은 30년 경력의 행정 경험이 제일 큰 자산이라고 입을 모은다. “민원인의 이야기를 잘 경청하고 시간과 마음을 내서 방법을 함께 찾는 것이 베테랑 공무원의 강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아가 “혹시나 대화 방향이 바뀔 때는 요점 정리 후 확인시켜주고, 불만에 대해서는 신속하게 처리하고 요구대로 안 되는 부분은 차분히 설명한다”고 덧붙였다.
새빛민원실은 민원 현장을 방문하기도 하고, 여러 부서의 협의가 필요하면 ‘실무 협의반’을 구성해서 회의도 개최한다. 원스톱 서비스를 통해 시민의 부담을 덜고 더 효율적으로 민원을 처리하기 위해서다.
두 팀장은 수원시만의 ‘특별한’서비스를 새빛민원실에서 누릴 수 있다고 했다. 딱딱한 분위기의 관공서가 아닌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곳이라 평가했다.
실제로 새빛민원실 문을 열면 잔잔한 음악과 커피를 마실 수 있는 공간이 눈 앞에 펼쳐져 식물원 같은 카페 분위기가 난다.
시민들 만족도 조사에서도 99.9%로 높게 나왔다. 또 올해 하반기 ‘적극 행정’ 우수사례로도 꼽혔다.
이들은 “우리 수원시에만 있는 특별한 민원실 ‘새빛민원실’에는 특별한 민원 해결사 베테랑 공무원이 시민분들의 이야기를 언제든 경청하고자 준비하고 있다”면서 “편안함이 느낄 수 있도록 정성을 다하겠다”고 웃었다.
수원시 베테랑 공무원들은 이 시간에도 일에 대한 자부심과 전문성, 시민을 향한 애정을 갖고 ‘내 일 처럼’ 수원시민 삶을 위해 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