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문영수 기자] “‘로스트아크’의 지스타 2014 출품은 예정에 없던 일이었습니다. 9년 전 지스타에서 여러분들의 환호가 없었다면 그때 로스트아크는 끝났을 지도 모르죠.”
금강선 스마일게이트RPG 최고운영책임자(COO)겸 총괄 디렉터가 지스타 2023 개막일인 16일 부산 벡스코에서 진행된 지콘(G-CON)에서 로스트아크의 개발 비화를 소개했다.
올해 출시 5주년을 맞이한 로스트아크는 한국은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 흥행에 성공한 MMORPG다. 금 CCO에 따르면 로스트아크는 매일 글로벌 이용자(DAU)가 123만명에 이를 정도로 성황리에 서비스되고 있다. 이러한 인기를 자랑하듯 강연이 진행된 부산 벡스코 컨벤션은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많은 청중이 몰렸다.
이날 금 COO는 로스트아크의 탄생과 고난, 게이머와의 소통 등을 폭넓은 화두를 꺼내 이목을 끌었다. 스마일게이트RPG에서 로스트아크의 개발이 시작된 시점은 2011년이다 금 CCO는 “고티(GOTY)를 받거나 매출을 대박내겠다고 시작한 건 아니었다”며 “한 사람이라도 좋으니 인생 게임이 되자는 마음으로 출발했다”고 회고했다.
2011년 9월 프로젝트 승인을 받아 ‘프로젝트T’로 본격 개발을 시작한 로스트아크가 마냥 순조롭지는 않았다. 특히 개발 3년차에 접어들면서 금강선 COO는 이른바 ‘레임 덕’을 겪기도 했다. 쿼터뷰 게임에 어울리지 않는 과도한 카메라 뷰와 폴리곤 등에 의구심을 보인 개발진이 늘어난 탓이다.
리더십이 흔들리면 디렉터가 교체되는 건 물론 자칫 게임이 나올 수 없는 최악의 상황이 벌어질수도 있는 상황에서 금 COO가 당시 선택한 도박은 다름아닌 지스타 출품이었다. 개발팀은 장장 4개월간 로스트아크 개발을 멈추고 지스타 출품을 준비했다.
그는 “지스타 2014 출품은 예정에 없었다. 제 스스로도 로스트아크의 콘셉트가 맞는지 확인할 기회였고 리더십을 회복하고자 도박을 택했다”며 “급하게 20분짜리 트레일러를 만들어서 냈다. 9년 전 지스타에서 여러분들의 환호가 없었다면 그때 로스트아크는 끝났다”고 말했다.
지스타에서의 성공은 로스트아크 개발 촉진 효과로 이어졌다. 레임 덕은 사라졌고 개발 속도가 탄력이 붙어서였다. 마침내 2018년 11월 대망의 공개테스트(OBT)를 시작한 로스트아크는 동시접속자 35만명의 신기록을 세웠다. 당시 개최된 월드컵도 밀어내고 구글 검색어 순위 1위를 할 정도로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기쁨은 잠시였다. 한달만에 이용자 지표가 급락하면서 적신호가 들어온 것. 금 COO는 “추락하는 건 날개가 없었다 대기열과 공산주의식 성장, 엔드콘텐츠 등의 부재로 로스트아크의 지표가 급락했다”며 “오픈 3개월도 안된 시점이었지만 실패를 인정했고 반성하며 시즌2 엔드 콘텐츠인 군단장 레이드를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군단장 레이드는 로스트아크만의 ‘아이코닉한 콘텐츠’로 거듭나며 로스트아크의 화려한 재기를 이끌었다. 그는 “중요한 건 실패를 인정하는 것”이라며 “실패를 너무 크게 받아들여 염세주의가 될 필요까진 없고 그간 쌓아올린 가치까지 부정해서도 안된다”며 조언하기도 했다.
금 CCO는 장기인 이용자와의 ‘소통’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스마일게이트RPG는 매년 ‘로아온’과 ‘감사제’ 등을 통해 지속해서 이용자와 만나는 게임사로 유명하다. 금 CCO는 “결국 이용자와의 대화밖에는 답이 없다. 친구와 싸우더라도 대화를 하면 풀릴 때가 많은데, 대화를 하지 않으면 부정적 감정이 올라온다”며 “개발자와 이용자도 똑같다. 대화를 하지 않으면 오해가 커진다. 이용자와 자주 만나 대화하면 동기부여 차원에서도 좋다”고 조언했다.
한편 스마일게이트RPG는 지스타 2023에 로스트아크 IP를 기반으로 한 ‘로스트아크 모바일’을 출품했다. 원작 로스트아크의 재미를 모바일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즐길 수 있게 개발 중이다. 현장을 찾은 관람객은 직접 로스크아크 모바일을 시연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