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특정 품목(원료 가격)이 올랐다고 해서 이를 많이 쓰지도 않으면서 가격 올리는 행위에 대해 냉철하게 들여다보고 필요하면 관련 업계에 (가격 인하를) 강력하게 요청하겠다”고 16일 밝혔다.
정 장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통해 “가격이 한 번 오르면 내리지 않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식품·외식 업계에 다시 한번 가격 인상 자제를 당부한 것이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기상재해 등으로 농축산물 물가 상승률은 8월 2.3%, 9월 3.7%, 10월 8.0%로 상승 폭이 확대되고 있다.
이에 농식품부는 차관을 물가안정책임관으로 지정하고 28개 품목에 대한 중점 관리에 나서고 있다. 특히 ‘가공식품 물가관리 태스크포스(TF)’ 내에 빵과 우유, 아이스크림, 커피, 과자, 라면, 설탕, 식용유, 밀가루 등 9개 가공식품 전담자를 지정해 물가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정 장관은 “품목별 담당자 주도로 현장 소통을 강화해 품목별 동향을 수시 파악하고 기업 원가부담 요인 등 현장 애로를 발굴·해소할 것”이라며 “현재 42개 품목에 대해 할당관세를 적용하고 있는데, 업계가 원하면 (할당관세 신설·연장 등에) 최대한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격을 올리는 대신 용량을 줄이는 ‘슈링크플레이션’에 대해선 ‘꼼수’라고 지적하며 “소비자 단체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가령 기존에는 100g이었는데 90g으로 줄이고 슬그머니 표기만 바꾸는 것은 꼼수”라며 “법적으로 문제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정부 기관에서 논의하겠지만 소비자 단체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처음으로 국내에 발생한 소 럼피스킨에 대해선 ” 대처를 비교적 잘했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정 장관은 “작년에 주변국 발생 많아서 미리 54만두 분량의 백신을 지난해 말 확보했고 발생 이후엔 빠르게 추가 백신을 들여와 접종을 지난 10일 완료했다”며 “유입 차단과 방역을 철저히 하겠지만 아직은 (내년에 발생하지 않는다고) 확신할 수 없기 때문에 내년에도 백신 접종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가축방역관을 확충하겠다고 했다. 정 장관은 “반려동물이 아닌 가축형 수의사가 1000명 정도 밖에 안돼 검역관련 수의사의 여러 자리가 비어 있다”며 “처우 개선을 위해 행정안전부와 수당 인상 등과 외부에서 특별채용하는 요건 완화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개 식용 문제에 대해선 조만간 발표하겠다고 했다. 그는 “국무조정실장 주관하에 7개 차관 협의체를 가동하고 있고 구체적인 안은 농식품부가 만들고 있다”며 “안이 나오는 데로 당정 협의를 거쳐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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