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차선 변경 차들만을 노려 그대로 돌진해 보험금 수령을 노린 속칭 ‘보험빵(보험사기 지칭 은어)’사기 범죄를 저지른 일당 45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고전적인 범죄 수법이기도 한 이같은 보험사기는 최근 ‘고액 알바’라는 구인글을 통해 20대 사이에서 급증하고 있는 범죄다.
부산경찰청은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위반 혐의로 A씨 등 6명과 B씨 등 45명을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고 16일 밝혔다. 피의자 대부분 20대다.
A씨 등 6명은 지인 사이로 2018년부터 올해 5월까지 95차례에 걸쳐 부산 주요 교차로에서 진로를 변경하거나 직진차로에서 좌회전하는 차량만을 골라 일부러 들이받았다. 이들은 이런 수법을 통해 총 7억원의 보험금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A씨 등은 우연히 일어난 사고인 것처럼 행세하면서 교통법규 위반 등을 이유로 상대에게 합의금·치료비·오토바이 수리비 등을 요구했다. 이들은 보험금을 사치품 구매나 인터넷 도박자금으로 탕진한 뒤 돈이 떨어지면 다시 범행을 저질렀다.
B씨 등 나머지 피의자는 올해 1월부터 3개월간 27차례에 걸쳐 부산, 서울, 인천 등지에서 교통법규 위반 차량을 고의로 들이받고 보험금 3억원을 받은 혐의다.
이들은 광고 글을 통해 함께 범행을 저지를 사람을 모집했다. 인터넷에 게시한 ‘고액 알바’ 광고 글을 보고 찾아온 이들을 승용차에 태워 고의사고를 낸 것이다. 이후 합의금을 포함한 보험금을 받으면 운전자에게 100만∼120만원, 동승자에게 30만∼50만원을 준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한편 코로나 이후 자산 빈부격차 심화에 따른 상대적 박탈감, 장기적인 경기침체, 디지털 플랫폼 활용 등으로 국내 보험사기가 급증하는 추세다.
이에 보험사 SIU(보험범죄특수조사팀)도 ‘자동차 고의사고’ 등을 추려내는 데 집중하고 있다. 조사대상자들을 선별해 개별 사고 내역을 일일이 확인하고 연계성도 분석한다. 각 역할과 공모 관계까지 파악하면서 드디어 조직 규모를 특정하는 식이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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