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부채 리스크를 덜려면 중앙정부의 지출부담을 늘려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지금의 재정 배분방식을 고수하면 부채문제를 풀기 어려울 거라는 전망도 담겼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16일 ‘세계경제포커스’를 발표하고 “(중국 부채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중앙·지방의) 조세배분율 조정, 중앙 지출부담 확대 등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의 중앙·지방 정부 간 재정분배 구조에 대해서는 “지방정부 리스크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 중국의 지방정부는 코로나19와 경기둔화에 대응하면서 만성적인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올해 지방채 규모는 40조위안으로 추정된다. 국내총생산(GDP)의 32%에 달하는 규모로 국채(23%)보다 크다. 특히 장부에 잡히지 않아 음성부채로 불리는 지방정부융자플랫폼(LGFV) 부채가 올해 66조위안(GDP 대비 53%)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LGFV 규모가 늘어나면서 연체 우려도 커졌다. 올해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만기 도래가 예정된 LGFV 채권은 사상 최대 규모인 5조5400만위안에 달한다. 디폴트가 현실화하면 부채를 조정할 수밖에 없는데, 스탠다드앤푸어스(S&P)는 이 과정에서 지역은행이 2조2000억위안의 자본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중국 중앙정부는 지방정부의 자체 해결 노력을 강조하면서도 리스크 관리를 위한 대응조치를 펼치고 있다. 2021년 중앙정부가 지방정부에 보내준 돈은 2021년 8조2000억위안, 지난해 9조7000억위안, 올해 10조6000억위안으로 늘어났다. 지난달 24일에는 중앙정부가 원리금을 부담하는 1조위안의 특별국채를 발행해 지방정부 재해복구와 인프라 사업에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음성부채는 저금리 공식부채인 ‘특수재융자채권’으로 바꾸고 있다. 일부 채권은 만기가 30년에 달하는 만큼 디폴트 우려가 낮아진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에 지난 10월 6일 네이멍구를 시작으로 총 24개 지방정부가 특수재융자채권 1조435억위안을 발행하기도 했다.
하지만 KIEP는 일련의 대응조치가 단기적으로 효과가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해결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했다. 음성부채 리스크가 일시적으로 완화됐을 뿐 결국 부채 총량은 줄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 중국의 경우 지방정부가 조세수입의 50%만을 가져가지만, 지출의 80%를 부담하는 만큼 시간이 지나면 다시 디폴트가 발생할 가능성이 여전히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세종=송승섭 기자 tmdtjq850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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