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정부가 내년부터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전투용 무인기(드론) 사용법과 제식, 무기사용법 등 교련훈련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젊은 남성들의 대규모 해외 도피로 병력 모집에 어려움이 생기면서 예비 병력자원인 남자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미리 군사훈련을 실시하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16일(현지시간) 러시아 일간 이즈베스티야 등 현지매체에 따르면 러시아 정부는 새 학기가 시작되는 내년 9월부터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조국 안보·방어의 기본’ 교과목을 통해 교련수업을 실시할 예정이다. 해당 수업에서는 전투용 드론 사용법과 군사규정, 제식, 군사기술, 소형무기 취급을 위한 안전교육 등을 포함한 기초 군사지식을 배우게 된다.
이와함께 학생들은 부상자 응급처치 및 군사적 긴급상황 등에서의 행동 방법, 현대적 방식의 제병협동 전투법 등도 함께 배울 예정이다. 제병협동은 육군과 공군, 해군 등 서로 다른 유형의 2개 이상 군대가 함께 공동 작전을 실시하는 전투방법을 뜻한다.
러시아 교육부는 정부 공식 법률 포털에 게시한 문서를 통해 “학생들은 현대 세계 속에서의 러시아 역할을 이해하고 군사적 위협 및 국가 방어를 담보하기 위한 러시아군의 역할에 대해 알아야한다”며 교련 교육 실시 필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러시아 정부가 고등학생들에게까지 군사훈련을 실시하는 것은 보다 안정적인 병력자원 확보를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러시아에서는 우크라이나 전쟁 개전 이후 병역기피를 위해 100만명 이상의 성인 남성이 국외로 대거 도피하면서 병력 징집이 크게 어려워진 상황이다. 러시아 정부는 내년부터 병역법을 개정해 징집 대상 연령을 기존 18~27세에서 18~30세까지 끌어올리기도 했다.
한편 러시아 지방정부들은 교육부의 군사훈련 방침에 따라 각급 학교에 전달할 교육기관용 드론 구입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6월 세르게이 크라브초프 러시아 교육부 장관은 조국 안보·방어의 기본 과목 수업을 통해 학생들이 평화로운 사회·경제적 발전을 위한 국가 방위의 역할과 러시아군의 현재 모습 등을 배울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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